취업난 심화, “비정규직이라도 갈래요”
4년제 대학·석사 졸업생까지
비정규직·정규직 임금 격차 역대 최대

여느 때보다 심각한 경제 위기로 인해 청년들의 고통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올해 상반기 경제고통지수가 15세~29세의 청년층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조사에서 청년층의 체감경제고통지수는 25.1로 나타났으며, 그 뒤를 60대(16.1), 30대(14.4), 50대(13.3), 40대(12.5)가 이었다. 여기서 체감경제고통지수는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을 수치화하기 위해 연령별 체감 실업률물가 상승률을 합산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채용문을 대폭 좁힌 기업이 속출하면서 번듯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들의 어려움이 상당한데, 이 같은 취업난에 일부 구직자들은 비정규직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심각한 고용난으로 인해 구직자 10명 중 6명은 비정규직 일자리나 월급이 기대보다 낮은 회사라도 일단 취업을 희망한다고 대답했다.

구직자들은 설문조사 질문 중에서 ‘취업만 된다면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으로도 일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체의 58.7%가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최종 학력이 석사 이상인 고학력자들의 경우에도 과반수인 52.8%나 비정규직 입사를 희망한다고 밝힌 점이다. 4년제 대학 졸업자 중에서는 52.7%, 2~3년제 졸업자는 64.5%, 고졸은 71.8%가 비정규직도 괜찮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의 한 교수는 “요즘 학부생이나 대학원생들하고 얘기를 나눠보면 심지어 아르바이트도 구하기 어렵다고들 한다”라며 “현 경제 정책이 오히려 양질의 일자리를 축소시켜 많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아예 구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올해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월급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해진다.

이는 최저임금이 인상하면서 사업주가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기 위해 시간제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줄이는 등 조치를 취하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오히려 감소하면서 월급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사에 의하면 올해 6~8월 석 달 동안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월 평균 임금이 188만 1,000원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348만 원이었다.

즉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월급을 약 160만 원가량 덜 받고 있는 상태인데, 이 같은 임금 격차는 2003년 이후 역대 최대치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비정규직 중에서도 보다 월급이 적은 주 36시간 미만 근무 시간제 근로자의 비중이 급증한 것이 영향을 줬는데,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시간제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3년에는 6.5%였지만 올해 17.0%로 크게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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