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아들들, 근무환경 좋은 곳으로
국방부‧각군 직할부대 근무 비율 높아
전투 병과 배치 비율 낮은 편

대한민국남자라면 특이한 경우가 아닌 이상 대부분 다녀오는 군대. 집안의 돈이 많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군대로 향하는 아들의 근무 환경이 달라진다면, 그렇지 않은 아들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실제로 고위공직자 아들들이 상대적으로 근무 환경이 좋은 곳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경향신문 데이터저널리즘팀 ‘다이브’가 정부 차관급 이상 주요 공직자, 광역‧기초단체장, 국회의원 등 634명과 그 아들 574명의 병역사항을 수집해 분석한 결과 이러한 내용이 드러났다.

국방부와 각군 직할부대는 상대적으로 근무 환경이 좋아 병사들이 선호하는 근무처다. 고위공직자 아들들은 전체 장병보다 국방부 및 각군 직할부대 근무 비율이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 소속 배진교 정의당 의원실이 각군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직할부대 배치 병사는 전체 병사 중 13%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고위공직자 아들들의 배치 비율은 25.8%였다.

가장 많이 배치된 부대는 어디일까. 우선 미8군 한국군지원단(카투사)이 11명, 국방부 및 각군 본부 10명, 국군안보지원부사령부 8명, 공군교육사령부 5명, 777사령부 5명 등이었다.

심지어 이들의 전투 병과 비율도 낮은 편이었다고. 보병, 기갑, 포병, 함정, 방공 등 각군의 전투 병과로 분류되는 비율이 54.7%에 불과했다.

지난 2016년 김중로 당시 국민의당 의원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육군을 기준으로 전투 병과의 비율은 67% 정도였다. 이보다 훨씬 낮은 수치인 셈이다.

또 4명 중의 1명은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 광주 등 6대 도시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근무한 사례도 있었다. 고위공직자 A씨의 자녀는 2006년 1월부터 2008년 3월까지 시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했다. 해당 기간은 A씨가 시장으로 재임했던 기간에 포함돼 있었다.

A씨 측은 “병무청에서 무작위로 배정한 것이며, 차남은 시청사 외부의 관리소에서 근무했는데 그곳은 힘든 복무지로 꼽힌다”며 복무 관리에 대해서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A씨와 비슷한 사례가 2건 정도 더 있었다고.

이러한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러는데 누가 군대 가고 싶겠냐”, “사령부 내 당번병, 전화병 등은 거의 능력 있는 부모의 자식들이다”, “조선시대나 현재나 공직자들이 제일 문제가 많다”, “아직도 이런 게 많구나…”, “그래도 군대 편해지니까 예전처럼 면제는 안 하고 가긴 가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경향신문 측은 “공개된 자료를 통해 확인한 결과, 고위공직자 아들들의 현역 판정 비율이 전체 국민들보다는 다소 낮은 것만은 사실이다. 통계 오차가 있을 수 있고, 실제 일반인 복무를 전수로 확인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유의미한 차이로는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배치가 곧바로 위법과 편법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아들들의 학력이나 특기, 본인의 노력에 따라 배치됐을 수도 있다. 고위공직자들에게 요구되는 높은 사회적 기준을 감안한다면 앞으로도 불공정의 소지가 없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관계기관 역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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