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원대 무너진 은마아파트
2020년 말 실거래가 수준
“거래 늘어날 줄 알았는데…”

최근 19년 만에 서울시 정비계획안 심의를 통과하며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졌던 서울 강남 은마아파트가격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가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지난달 19억 9,000만 원(2층)매매됐다. 20억 원 선 아래로 내려온 것이다.

지난해 최고가는 26억 3,500만 원(11층)으로 이와 비교하면 1년 만에 6억 4,500만 원이 하락한 셈이다.

물론 서울시 정비계획안 심의 통과 발표 전에 계약이 이뤄졌으나, 2년 만에 20억 원이 붕괴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9억 원대는 2020년 말 실거래가 수준이다.

은마아파트는 서울 강남의 대표 재건축 단지다. 1979년 준공된 4,424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재건축 문을 여러 차례 두드렸으나, 정부의 규제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지난 2002년부터 안전진단에서 3번이나 떨어지고, 2010년 조건부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 판정을 받기도 했다.

안전진단 통과 후에도 재건축 추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고. 지난 2017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35층으로 층고를 제한하면서 49층으로 지으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또 지난 2006년 도입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재건축 절차가 지지부진해지면서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주민들 사이에서 말이다. 주민들은 ‘35층 이하로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측과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측으로 나뉘어 대립했다.

이후 주민들을 대표하는 비대위가 여러 개로 쪼개지기도 했다. 소송전도 이어졌다. 결국 지난해 9월 주민 총회에서 지도부 전체가 해임당하는 초유의 사태를 빚기도.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35층 규제를 폐지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집행부가 새롭게 결성되면서 재건축 사업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추진위는 35층 층고 제한이 풀리기 전 지난 2월 35층으로 조성한다는 정비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서울시는 최근 도시계획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경관심의안을 수정·가결했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기존 28개 동(14층), 4,424가구인 은마아파트는 33개 동(최고 35층), 5,578가구(공공주택 678가구)로 탈바꿈한다. 건폐율 50% 이하, 상한 용적률은 250% 이하가 적용된다고.

높아진 재건축 기대감과는 다르게 은마아파트 가격은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도계위를 통과하고 며칠 동안은 전화가 쏟아졌다. 거래가 늘어날 줄 알았는데, 그렇진 않았다. 가격이 더 내려가길 기다리는 수요자만 많다”고 밝혔다.

언론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매물 130여 건 가운데, 약 50건이 호가 20억 원 아래로 나와 있다고 한다. 호가가 최근 거래가보다 9,000만 원 낮은 19억 원인 매물도 10여 건에 달한다고. 19억 원 매물은 대부분 1·2층이지만, 중층과 고층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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