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한 베트남 관광객들, 종적 감춰
1,600명 가운데 100명 이상
불법 체류 목적인 듯
최근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국내에 들어온 베트남 관광객 100여 명이 사라졌다. 지난달 중순에 들어온 관광객 들인데 아직도 연락이 끊긴 상태라고 한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이들은 무사증(무비자) 입국 제도가 시행 중인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온 베트남인들이다. 양양국제공항 무비자 입국 제도는 지역 경제와 공항을 살리는 데 필요하다는 강원도의 요청에 따라 지난 6월부터 내년 5월까지 1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최근 이 공항을 통해 베트남인 1,600여 명이 들어왔는데, 이 중 100명이 넘는 인원이 종적을 감춘 것이다.
양양 공항을 모항으로 하는 항공사, 플라이 강원이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 노선을 신규 취항한 지 일주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무비자 입국 제도를 악용해 불법 체류할 목적이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5인 이상 단체 관광객에게만 허용되는 제도인데, 이들은 쇼핑몰, 놀이공원 등에서 사라진 뒤 연락을 끊었다.
결국 양양에서 베트남을 오가는 하늘길은 열린지 2주 만에 다시 닫히게 됐다. 탑승 수속 창구의 불은 꺼졌고, 항공편 정보를 알리는 전광판은 텅 비었다.
베트남 관광객이 사라지는 일이 계속해서 벌어지자 항공사가 항공편을 결항시킨 것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현지 여행사에 관광객) 이탈 방지 대책을 세워보라고 하면서 우리가 선제적으로 비운항 처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원도청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이제 한국 양양 공항으로 입국하는 게 이제 안되는 거다. 한국 쪽 국내 전담 여행사하고 베트남 쪽에 전담 여행사에서 모객을 못 한다. 법무부 제재가 들어가서다”라고 밝혔다.
종적을 감추는 인원은 지금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택시나 자가용을 이용해서 브로커들이 데리러 온다. 우리가 그걸 포착하고 출입국사무소에 신고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법무부는 국내와 베트남 현지에 있는 여행사를 상대로 관광객 모집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또 사라진 사람들을 쫓고 있다.
경찰도 불법체류 전문 브로커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선 상태다.
현지에서부터 무단 이탈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