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상 남우주연상 받은 이정재
여우주연상 후보 엘 패닝에 축하받아
국내에 다코타 패닝 동생으로 알려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 시상식 ‘제74회 에미상’에서 2관왕을 차지한 가운데 주연배우 이정재의 남우주연상 호명 순간 기쁨을 감추지 못한 미국 여배우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은 황동혁 감독의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 이정재의 남우주연상으로 2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주요 부문에 오른 ‘오징어 게임’은 수상까지 이뤄내며 한국 드라마 역사상 유례없는 성과를 거둬 또 한 번의 기록을 세웠다.
이날 아시아 국적 배우 최초로 에미상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정재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환한 웃음을 지었고 나란히 앉아 있던 배우 오영수, 박해수, 정호연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이정재는 가장 먼저 연인인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과 손을 잡은 뒤 동료 배우들과 기쁨을 나눴다.
이어 무대로 향하는 길 앞쪽 자리에 앉아 있던 한 여배우와 반갑게 양손을 맞잡은 이정재의 모습은 외신 카메라에 포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여배우는 드라마 ‘더 그레이트’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미국 배우 엘 패닝으로 국내에는 언니인 다코타 패닝의 동생으로 익히 알려진 배우다.
엘 패닝은 오징어게임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져 있으며 출연진에 대한 애정과 팬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LA 카운티 미술관에서 열린 ‘LACMA(라크마·LA카운티 뮤지엄) 아트+필름 갈라’ 파티에서 이정재, 박해수, 정호연 등과 만나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적도 있다.
엘 패닝은 미국 ABC 방송 간판 토크쇼인 ‘지미 키멜 쇼’에 출연해 “내 목표는 오징어게임 출연자들과 셀피를 찍는 것이었다. 너무 팬이라 흥분했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할리우드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이정재의 ‘투샷’ 비하인드를 직접 공개한 인물이기도 하다.
엘 패닝은 디카프리오만 점잖게 앉아 있어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오징어게임 출연자들이 왔잖아’라고 했더니 그가 ‘여기?’하고는 갑자기 흥분하더라. 그리고는 ‘어디 있어?’라고 놀라 두리번댔다”고 전해 화제를 모았다.
한편 언니 다코타 패닝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아이 앰 샘’에서 아역을 맡았던 엘 패닝은 유명한 배우의 가족으로만 그쳤던 유년 시절을 겪으며 묵묵히 커리어를 쌓아 자신만의 연기 색을 만들어낸 영향력 있는 배우다.
10대 시절 키가 무섭게 성장하며 언니 다코타 패닝을 넘어서 175cm까지 자란 엘 패닝은 패션모델로도 활동하며 유명 브랜드의 앰버서더로 발탁되기도 했다.
엘 패닝은 ‘오징어 게임’ 외에도 역대 최연소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2019 칸 영화제에서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에게 달려가 진심으로 축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