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부동산 관련 기사를 주의 깊게 보신 분들이라면 ‘어쩌다 부동산이 돈을 벌어다 주는 시대가 됐나’라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셨을 텐데요. 지난 7월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 관계 부처 합동브리핑 자리에서 “불안감에 의한 추격매수보다는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할 때”라며 현재 집값 수준이 고점에 다다랐음을 경고한 바 있죠.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매수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는데요. 이러한 분위기 속 한시라도 빨리 내집마련을 하려는 이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만한 사례가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주변의 우려 섞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수년 전 수천만 원의 빚을 내 내집마련에 성공한 이의 현재 근황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부동산 전문가인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고준석TV’에는 지난 29일 7년 전 대출을 끼고 강남의 아파트를 샀다 파혼당한 한 남성의 사례가 공개돼 눈길을 끌었는데요. 2014년 당시 20대 직장인 씨는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 마련 걱정에 골몰하고 있었습니다.

신혼집을 전세로 시작할지 빚을 내서라도 내 집 마련을 할지가 주된 고민이었는데요졸업과 동시에 직장을 구했던 씨는 대부분의 수입을 차곡차곡 저축해왔기에 2억 5천만 원가량의 자금을 모아논 상태였습니다.

우선 씨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잠원동 신반포16차 아파트를 알아보기 시작했는데요이 아파트는 396가구로 작은 편이고역세권이라고 보기도 어려웠지만한강이 보이는 탁 트인 입지를 자랑하는데다 전용면적도 53제곱 미터로 방 2개를 갖추고 있어 신혼집으로 시작하기에는 제격이라고 씨는 생각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주택담보대출비율이 60%까지 가능했기에 그는 1억 5천만 원가량의 대출을 동원하면 집을 살 수 있었는데요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의하면 당시 해당 아파트의 매매가는 4억 원 후반대에서 5억 원 후반대를 기록했습니다그렇게 씨는 일단 급하게 신반포16차의 매물을 계약하게 되죠.

문제는 이 이후에 벌어졌는데요. A 씨는 생에 첫 집을 장만한 만큼 예비신부가 함께 기뻐해 주길 바랐으나 정작 그녀의 반응은 씨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습니다예비신부는 친정과 가까운 노원구 일대에 집을 구하고 싶었다며 그에게 서운함을 토로했고예비 친정마저 사윗감이 빚을 쉽게 내는 사람이라 실망이라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이 이후 두 사람은 결혼 준비 과정에서 극도로 마찰이 잦아졌고 결국 파혼까지 이르게 됩니다. A 씨는 파혼한 뒤 중도금과 잔금을 치르고 갈등을 일으킨 원인인 강남 아파트를 매수했는데요이후 다른 여성과 결혼해 신반포16차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고 하죠.

해당 사례를 언급하며 고준석 교수는 “A 씨가 구매한 아파트는 7년이 지난 현재 무려 18억 원에 달한다라며 내집마련을 위해서라면 대출의 힘을 잘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는데요이어 최근 씨와 통화를 했다고 밝힌 고 교수는 “A 씨가 당시 예비신부 말대로 강북에서 전세로 시작했으면 영영 내집마련은 꿈도 못 꿀 뻔했다고 하더라라며 현재 부인이 대출을 이해해 주고 함께 갚아나가 대출을 빨리 상환할 수 있었다고 한다라고 전했습니다.

해당 사례를 접한 네티즌들은 “이런 마당에 정치인들이 집 사지 말고 기다리라고 하니 와닿지가 않는다”, “2014년에 미혼 청년이 반포 아파트의 가치를 알아본 게 너무 부럽다”, “이런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빚내서 일찍 집 산 사람이 승자” 등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최근 공개된 부동산 관련 통계자료들은 지난 4년간 정부가 단행해온 25차례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집값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데요대형 평수 아파트뿐만 아닌 청년·신혼부부 등 1,2인 가구주들이 선호하는 전용면적 40제곱 미터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 가격마저 큰 폭으로 뛰어올라 주거취약계층의 내집마련 꿈을 포기하게 만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난 29일 부동산정보 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의 규모별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분석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전용면적 39제곱미터의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은빛2단지는 지난해 8월경 3억 1천만 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같은 달 4억 9500만 원에 팔렸는데요약 1년간 1억 8천만 원 가까이 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이외 서울시 도봉구 창동 주공17단지’, 구로구 신도림동의 미성은 각각 1년 새 1억 7400만 원, 2억 2500만 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처럼 소형 아파트의 집값이 큰 폭으로 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용면적 41∼60제곱 미터 규모의 중소형 아파트 매입 비중은 늘고 있습니다지난 2018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서울에 위치한 전용면적 41∼60제곱 미터 규모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29.6%에 그쳤으나 올해 상반기엔 34.7%로 불어난 것인데요.

이러한 결과와 관련해 부동산 업계에서는 급등한 아파트값, 대출 규제 이슈 등으로 규모를 줄여 소형 아파트라도 매수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경제만랩 관계자는 아파트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 데 반해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있다 보니 소형 아파트 중심으로 눈을 돌리는 실수요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는데요.

문제는 전문가들조차 한동안 집값이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대한건설정책연구원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 아파트값은 한동안 계속 오를 것으로 예측되기에 매입 여력이 부족한 사람은 작은 아파트라도 사야 주거 안정을 이룰 수 있다라며 “이로 인해 소형 아파트로의 수요 쏠림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지금까지 7년 전 강남 아파트에 투자했다 파혼이라는 아픔을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13억의 차익을 낸 한 남성의 일화를 비롯해 값이 계속 오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형 아파트로의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알아봤는데요한시라도 빨리 사는 게 이득이라는 주장과 집값이 고점에 다다랐으니 일단 기다려야 한다는 서로 상반된 주장 사이 여러분들은 어느 주장이 더 일리 있다고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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