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정육점 ‘정육각’
카이스트 출신 김재연 대표
500만 원으로 시작해 400억 매출

국내 이공계열 최상위 대학교 ‘카이스트’ 출신 인재는 대부분 우리나라 과학기술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곤 한다. 여기 김재연 씨도 카이스트 졸업생으로, 수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 유학길에 올랐으나 돌연 다시 한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그가 시작한 사업은 독특하게도 도축업이었다.

과거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의 ‘맛있는 녀석’ 특집에는 ‘정육각’ 김재연 대표가 출연한 바 있다. 그는 카이스트 출신으로, 정육점 온라인 매장 ‘정육각’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과학기술 인재가 돼지고기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2015년, 김 대표는 그해 12월 카이스트에서 학기를 마치고 이듬해 여름 미국 국무성 장학금을 받고 유학가기로 돼 있었다. 그는 “학창시절 수학 공부를 했고 유학 가려고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돼지고기가 비싸다고 하길래 가기 전에 많이 먹어 보고 가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김 대표는 우선 제주도에 들러 2주간 돼지고기만 먹었다. 그러다 문득 그가 찾고 싶던 기억이 생겼다고 한다. “어릴 때 경남 하동에서 몇 개월 자랐다. 그때 외삼촌이 결혼한다든가 좋은 날에는 지리산 흑돼지를 잡아 썰어서 바로 구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행복했다”라고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어릴 때 맛본 돼지고기를 찾아 도축장으로 향한 김재연 대표는 “도매업자에게 갓 도축한 돼지고기를 구매해 먹었더니 정말 맛있었다. 팔면 잘 팔릴 것 같아 2월 말부터 3개월만 판매하려고 망한 상권에서 3개월치 월세를 미리 주고 보증금 없이 판매해보려 했다. 2주 뒤부터 하루 종일 고기를 썰어도 주문량을 못 채울 정도로 주문이 너무 많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결국 김 대표는 학비 전액과 생활비, 가족 용돈까지 지원하는 유학 기회를 포기했다. 그리고 2016년 2월, 그는 친구랑 모은 단돈 500만 원으로 안양에 창업공간을 마련했다. ‘정육각’의 시작이었다. 그는 아침 6시에 도축 돼지고기가 들어오면 친구랑 둘이 풀타임으로 12시간씩 고기를 썰었다.

그러던 중 성장의 계기가 왔다. 네이버 농산물 직거래 카페에서 정육각이 “고기가 좋다”고 입소문이 난 것이다. 이후 빠르게 성장해 정육각은 작년에 창업 5년 만에 매출 400억 원을 달성했다. 작업장 역시 확대됐다. 정육각은 현재 공장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각 공장마다 100명, 총 200명이 일하고 있다.

한편 정육각은 최근 470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에는 산업은행, NH투자증권,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캡스톤파트너스, 스톤브릿지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최근 벤처 생태계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진행된 투자라 더욱 의미가 있다.

투자에 참여한 한 투자사의 관계자는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은 유망도가 높고,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시장”이라며 “성장하는 시장 속 정육각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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