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FTX 유동성 위기
바이낸스, FTX 인수 철회 발표
비트코인 가격 2년 만에 최저치 기록
지난 2021년 비트코인은 최고 가격이 개당 8,000만 원 가까이 치솟으면서 꺼져가던 암호화폐 시장에 불을 지폈고 투자자들 사이에는 ‘비트코인 1억‘설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연말부터 가격이 하락하면서 2022년에는 가격이 5,000만 원대부터 시작했는데 이 역시 폭락의 서막에 불과했다. 올해 지속되는 금리 인상과 세계적인 경기 불안정으로 암호화폐 시장 역시 직격타를 맞은 것이다.
이에 2분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더욱 내려와 3,000만 원대까지 떨어졌는데, 최근에는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더욱 큰 타격을 주었다.
지난 9일 세계 2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FTX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소식에 이어, 최대 가상 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며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 자산 가치가 일제히 하락했다.
그 배경을 보다 상세히 살펴보자면 앞서 FTX의 경우 관계회사의 재정상태 부실 우려로 유동성 위기가 닥치면서 자그마치 60억 달러(8조 2,000억 원) 규모의 자금이 날아가는 ‘뱅크런’ 현상이 발생했다.
하지만 바이낸스에서는 FTX의 파산으로 가상화폐 시장이 패닉 상태에 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FTX의 인수 작업에 나서며 지난 8일에는 투자의향서까지 작성했었다.
하지만 바이낸스에서 FTX 기업 실사에 나선 결과 이들이 떠안고 있는 부실은 생각보다 규모가 매우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바이낸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FTX의 부채를 60억 달러 수준으로 파악했다.
여기에 더하여 미국 당국에서도 FTX 자금 관리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겠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바이낸스는 투자의향서 작성 하루 만에 마음을 바꿨고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바이낸스 관계자는 “기업 실사 및 고객 자금에 대한 잘못된 관리와 미국 규제당국이 조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FTX에 대한 인수 작업을 중단하겠다”라고 밝혔다.
즉 바이낸스와 FTX가 작성했던 투자의향서는 기본적으로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바이낸스가 손을 떼도 방어할 수 있는 조치가 없는 상황인데, FTX에 건넨 동아줄이 사라지자마자 가상화폐 시장은 더욱 빠른 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바이낸스의 FTX 인수 철회 소식이 들려온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1만 7,000달러 선까지 무너지면서 2년 전인 2020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11월 10일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1만 6,573달러로 한화로 환산할 경우 2,277만 원 수준이다.
패스트레이딩 파트너스의 밥 이아치노는 “이 사건은 또 다른 촉매가 될 수 있다”라며 “지금으로서는 비트코인이 9,000달러까지 내려간다 해도 이상할 게 없다. 시장에서 빠져나와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진입 시기를 노려보는 것이 낫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