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계 똥군기 재조명
모자‧반바지 착용 금지
허경환 “물도 편히 못 마셔”
유재석도 놀란 똥군기
지난해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드라마가 있다. 바로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디피)’다. 탈영한 군인들의 이야기면서 그들이 탈영하게 된 군대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 화제를 모았다.
디피는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아직도 몸과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상처를 후벼팠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로 작품 내에서 나오는 군기 때문이다. 군기는 군대의 기강을 말하는 말인데, 디피에서는 구타와 가혹행위, 인격 모독적 행위 등이 적나라하게 나온다.
대학가에서도 얼마 전까지 일명 ‘똥군기’라 불리는 군기 문화가 만연해 있었다. ‘신입생 머리에 막걸리 뒤집어씌우기’, ‘신입 동아리생들에게 얼차려 주기’ 등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행하는 광경이었다.
몇 년 먼저 학교에 들어왔다는 이유로 후배에게 깍듯한 대접을 바라거나, 특정 호칭을 강요하는 것을 물론, 폭언을 쏟아내기도 해 사회적인 질타를 받았다.
일부 대학에서는 이런 행위들로 신입생들이 사망까지 이르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 때문에 대학가에서는 잘못된 똥군기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어느 정도 완화된 모양새다.
그러나 이보다 문제가 심했다는 직업이 있어 주목된다. 바로 개그맨이다.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그맨 똥군기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재조명되고 있다.
과거 KBS2 ‘해피투게더3’에서는 많은 개그맨이 출연, 개그맨 선후배 사이의 똥군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출연진들은 “모자 같은 거는 후배들이 쓰면 안 됐다”, “반바지도 입으면 안 됐다”, “여의도 내에서는 흡연 금지였다”, “전화도 하면 안 됐다” 등의 폭로를 이어갔다.
이에 유재석은 “아 그래요?”라며 놀랐다. 유세윤은 “희극인실 안에서의 금지 행동이 있었다. 막내들은 건방져 보일 수 있으니까 신문을 보면 안 되고, 다리를 꼬아도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희극인실 안에서만 있는 용어가 있다. ‘냉둥(차가운 둥굴레 차)’, ‘냉커(냉커피)’, ‘뜨녹(뜨거운 녹차)’ 등이다. 한 선배가 막내에게 ‘야 뜨둥 하나 타와’라고 했는데 못 알아들었다. 이 사건 때문에 전체가 집합했다. 선배는 ‘너네 뜨둥 안 가르쳤냐?’라고 말했다”고 했다.
허경환은 “난 신인 개그맨 시절에 물도 마음 편히 못 마셨다. 눈치를 많이 줬다”며 종이컵을 들고 몰래 물을 먹는 방법을 선보였다.
유재석은 놀라며 “저희 때보다 더 심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박미선도 “왜 물을 못 마시게 했냐”고 했다.
유재석은 선배 쪽에 속하는 김준호에게 “이런 상황을 알고 있었냐”라고 물었고, 김준호는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아마) 김병만, 한민관…”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 “병만이는 후배지만 무섭다”라고 고백했다.
허경환은 최근 다른 방송에서도 자신이 겪은 똥군기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저는 단체 생활을 많이 안 해봤다. 다 같이 밥을 먹으러 갔는데, 저도 모르게 다리를 꼬았다. 절대 해선 안 되는 행동이었다. 첫날엔 군대처럼 서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분이 군기반장이었는데 난리가 났다. ‘네가 다리를 꼬아? 밥 먹는데 다리를 꼬아?’라며 난리를 쳤다”며 “알지 않느냐. 초반에 찍히면 답도 없다. 내가 개그계 생활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