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명절 고민 ‘부모님 용돈’
“조금도 좋다” vs “이왕이면 넉넉하게”
각자 수준에 맞게 드리라는 의견
직장인들은 새해를 맞을 때마다 설과 추석 연휴 날짜를 확인한다. 며칠 내리 쉴 수 있는 단비 같은 명절이기에 항상 손꼽아 기다리지만, 막상 코앞에 닥치면 고민이 깊다. 금전적인 문제 때문이다. 명절에 부모님께 용돈을 도대체 얼마나 드려야할까?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이런 고민을 가진 글들이 수도 없이 올라왔다.
10만 원은 성의없어 보이는지, 현금 말고 식품은 어떨지, 아니면 상품권이 나은지 등 조언을 구하고 있었다. 질문은 간단했지만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대다수 이용자는 “뭘 그렇게 고민하나”, “얼마를 드리는지보단 드리고 안 드리고의 문제” 등 각자 수준에 맞게 해드리면 금액 상관없이 부모님은 좋아하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반면 “그렇다고 5만 원을 드릴 순 없지 않나”, “적게 드리면 부모님도 실망할 테고, 자식 된 입장으로도 맘이 편하지 않다” 등 액수가 중요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와 관련, 한 준대기업이 계열사 임직원 1,1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명절 예상 경비는 평균 77만 1,000원이었다. 이중 가장 부담되는 항목으로 가장 많은 직장인이 ‘부모님 용돈‘(41.0%)을 꼽았다.
부모님에게 조금이라도 더 드리고 싶은 자식들의 고민이 어쩌다 보니 부담으로 바뀐 듯하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더 다양한 생각을 내비쳤다.
“부모님이 나보다 돈 더 잘 벌어서 안 드림”, “명절에 드릴 용돈 모아서 생신날 한꺼번에 드리는 게 낫다”, “명절 받고 어버이날까지 있으니 나도 따로 안 드린다” 등 부모님께 용돈을 안 드린다는 누리꾼도 제법 많았다. 아예 부모님과 용돈 액수를 합의하기도 한다고.
또, 한 누리꾼은 최근 취업에 성공했다며 “취업 준비와 코로나19로 부모님을 1년 넘게 못 봤다. 이번에 처음 용돈을 드릴 계획이라 액수도 두둑이 준비하고 예쁜 봉투도 샀다”고 말했다.
이처럼 명절이란 기회를 통해 부모님을 금전적으로 지원하려는 자녀들의 마음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편, 명절 부모님 용돈과 관련해 보안업계 관계자는 용돈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했다. 명절에는 가족에게 줄 용돈을 챙기기 위해 다량의 현금을 인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노리고 현금인출기 주변에 도둑들이 잠복해 있다가 돈 가방을 낚아채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고액 현금을 한꺼번에 인출 시에는 이동에 특별히 신경 쓰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