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경영권 다툼 없어
가족회의로 차기 회장 선정
4세들 경영 경쟁 주목
국내 대기업들의 승계 과정에서 형제간 혹은 친인척 간 경영권 다툼은 심심찮게 등장하는 이벤트다.
두산그룹 박두병 명예회장의 차남 박용오가 일으킨 ‘형제의 난’, 서로 의절한 롯데그룹 신격호 명예회장과 농심그룹 신춘호 회장, 대를 이어 형제끼리 싸운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SDJ코퍼레이션 신동주 회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GS그룹은 2004년 한 가족으로 지내던 LG와 계열분리 당시 다툼 없이 분리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경영권 분재 없이 가족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단 GS그룹은 LG그룹의 장자 승계 원칙이나 LG에서 분리된 LS그룹의 사촌경영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차기 후계자를 결정하고 있다. 정해진 법칙이 아닌 오너 가족회의를 통해 경영성과 등을 토대로 다음 회장을 고른다.
허창수 명예회장이 막냇동생 허태수 회장에게 총수 자리는 물려준 것도 이와 같은 회의로 이뤄졌다고 한다. 실제 허태수 회장은 GS홈쇼핑을 경영하며 탁월한 성과를 보여준 전례가 있다.
지분구조도 독특하다. 총수 1인 체제로 운영되는 다른 그룹과 달리 허씨(氏) 일가가 비슷한 규모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GS는 허창수 명예회장을 정점으로 50명에 달하는 허씨 일가가 비슷한 규모로 지분을 보유 중이다. 특정 가문이 독주할 수 없는 체제를 띠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어느 정도 차기 총수가 예상되는 곳들과 달리 GS그룹의 경우 후계 구도 예상이 쉽지 않다.
GS그룹 오너가 4세들은 이미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물밑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거론되는 인물로는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서홍 GS 부사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등 4명이다.
각자 지주사 또는 주력 계열사 경영권을 맡아 바이오 분야, 플랜트 모듈화 사업 등 GS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찾는 데 힘쓰고 있다. 그룹 총수 자리를 노리며 자신들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대가족이 함께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GS그룹의 구조가 4세대까지 평화롭게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는 “GS가 LG에서 나온 것처럼 이들도 다시 계열분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그룹의 주도권을 잡는 과정에서 형제간 보이지 않는 신경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한편, GS그룹은 국내 재계 서열 10위권 안에 드는 대기업이다. GS칼텍스의 정유산업, GS건설, GS네오텍, GS리테일, GS샵 등 주로 유통 서비스산업을 끌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