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30년 사상 최초 만점자
서울대 물리학과 수석 입학
MIT 거쳐 하버드 연구원으로
매년 11월 둘째 주 목요일에 실시되는 대학 수학 능력 평가가 올해에도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수년간의 노력이 그날 하루에 성과를 발휘하게 되는데요. 이 결과를 통해 대학의 당락이 결정되기에 수많은 수험생들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오르고 있습니다. 시험이 끝나면 난이도와 등급컷 등 수능에 관련된 내용이 실시간 검색어 차트를 장악할 정도로 전 국민의 관심도 상당합니다.
2년 전 시행한 2017학년도 수능은 극상의 난이도를 자랑하여 불같이 어려웠다는 의미로 ‘불수능’이라 불리는데요. 그럼에도 만점자가 3명 등장해 모든 수험생들의 부러움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3명을 포함한 다수의 역대 수능 만점자 중 최초는 누구일까요? 바로 ‘오승은’입니다. 최초 만점자인 그녀가 수능 이후 어떤 길을 걷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H.O.T.가 뭐죠?
1999학년도 수능 만점자 오승은은 수능뿐 아니라 대입 시험 30년 사상 최고 만점자로 당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한성과학고등학교 출신인 그녀는 400점 만점에 400점을 맞는 기염을 토했으며,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유명한 어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중 H.O.T. 중 누굴 가장 좋아하냐는 질문에 “H.O.T. 가 뭐죠?”라는 답을 한 것인데요. 당시 정부에서도 그 그룹의 콘서트나 행사가 있는 날에는 정부에서도 각종 대비책을 세울 정도로 인기가 절정이었음에도 전혀 모르고 있던 것입니다. 이 대답에서 그녀가 얼마나 공부에 전념하고 열정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볼 수 있었죠.
그녀는 어떻게 만점을 맞았냐는 질문에는 “그냥 모르는 문제가 없었어요”라고 답해 수능 만점자로서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어린 시절부터 백과사전을 좋아했다는 그녀는 “인간의 본성에는 호기심이 들어 있는 것 같다. 무언가를 알게 되는 재미는 분명 중독성 있다”라며 공부를 즐기는 태도를 보여주었습니다.
◎ 서울대 물리학과 수석 입학
수능 이후 그녀가 선택한 곳은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부 물리학과로 만점자답게 99학번 수석으로 입학하였습니다. 그녀는 입학 후 대학 1학년으로는 최초로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장학생에 선발되어 놀라움을 주었는데요. 이렇듯 지적 능력을 보여준 그녀는 자신의 과목별 정리노트를 정리한 ‘오승은의 수능 노트’를 책으로 출판하였고, 이를 통한 수익금은 자신의 유학자금으로 적립하였습니다.
또한 평소 모차르트를 포함한 다양한 작곡가의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 그녀는 대학 재학 중 서울대 의대 조수철박사와 함께 클래식 음악 해설자로 무대에 섰는데요. 출연한 무대는 1999년 4월 9일 서울 시립 교향악단이 세종 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공연한 ‘모차르트 효과 체험하기’였습니다. 그녀는 이곳에서 관중들에게 모차르트 음악에 대한 소개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자신의 경험담을 전하였습니다.
대학교 재학 동안 계속해서 ‘수능 첫 만점자’라는 별명으로 불렸지만 싫지는 않았다는 그녀는 우리나라 최고 대학인 서울대에서 3년 6개월 만에 졸업하며 다시 한번 대단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공부는 재미와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던 자신의 말을 마치 증명해 보이듯 빠른 속도로 공부를 마친 것이죠.
◎ MIT 거쳐 하버드로
책 판매 수익금을 유학 자금으로 쓴다던 그녀는 실제로 대학 졸업 이후 세계적인 대학교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곳에서 2003년 생물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하버드 대학교 의과 대학 시스템생물학과의 박사 후 연구원이 되어 연구 활동 중입니다. 시스템 생물학 연구는 주류 생물학 대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참신한 생물학 연구를 할 수 있어 즐겁다는 것이 전공 선택 이유였죠.
그녀가 과학에 몰두하는 이유도 즐겁기 때문인데요. 지난 인터뷰 중에서는 과학을 통해 상상력, 호기심, 논리적 사고, 관찰을 통한 경외감을 얻을 수 있으며, 연구를 통해 자신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것을 찾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스스로를 감동시킬 수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영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죠. 또한 남들보다 잘해서나, 현재까지의 노력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재미와 가치가 공존하는 활동이기에 연구를 지속한다며, 여전히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고 있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지난 2013년에는 세계 3대 과학 저널인 ‘네이처’에 1저자로 논문이 게재되어 다시금 화제가 되었는데요. 이는 세포와 뼈 길이 사이의 관계를 밝힌 내용으로 주류 생물학 연구 방식이 아닌 물리학 방식으로 연골 세포 성장의 3단계를 효과적으로 규명해냈습니다. 왜 사람의 뼈 길이가 다 다른지에 대한 호기심에서 연구를 시작했다는 그녀는 후속 연구 차원으로 연골세포의 농도가 희석되는 기전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임을 밝혀 사람들의 기대를 자아냈습니다.
당시 화제의 중심이었던 H.O.T.도 모를 정도로 공부에 전념한 오승은의 열정은 정말 대단합니다. 국내 최고의 대학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 수석입학에서 그치지 않고, 세계적인 대학교 MIT와 하버드에서도 활약을 보이고 있는 그녀의 향후 행보도 궁금해지는데요.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 말을 와닿게 하는 그녀의 연구에 앞으로도 만족스러운 성과가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