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 해도 갭투자 열풍
최근 전셋값 낙폭 최대
손해 감수하는 급매 증가

최근까지만 해도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집값이 끝을 모르고 치솟았다. 요즘 모든 언론 매체에서 ‘낙폭 최대’, ‘급락’, ‘부동산 빙하기’라는 말이 반복되며 언급됨에 따라 집값 상승은 옛말처럼 느껴지지만, 집값 폭등은 불과 지난해까지 계속됐다.

이에 투자를 하지 않고서는 부자가 못될 뿐 아니라, 현재의 자산 상태 수준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야기됐다. 이에 따라 집을 매입할 자산 수준이 되지 않지만, 대출 혹은 전세금을 통해 무리하게 집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는 집값 상승기에서 당장 집을 구입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집을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사람들의 불안감으로부터 기인했다. 그 결과 당시 소위 ‘벼락 거지’를 면하기 위해, 영끌투자 혹은 갭투자 등이 성행했으나 현재는 되려 역풍을 맞이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현재 전세 시세가 폭락하면서, 갭투자자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7월, 영끌 투자가 유행할 때 ‘전세를 끼고 적은 비용만을 내고 집을 산 갭투자자’ 가운데, 서울 아파트 갭투자 비중은 43.5%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아파트 구매자 반절 이상이 전세를 통해 집을 매입한 것이다.

갭투자의 경우 전셋값이 커질수록, 주택 매입자의 부담이 줄어든다. 그렇기에 성공적인 갭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전세 시세가 상승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전세 시세가 폭락함에 따라 갭투자자들은 울상 짓고 있다.

왜냐면 전반적인 전세 시세가 하락함에 따라, 기존 보증금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데 그럴 여력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또 신규세입자를 구하는 일 또한 쉽지 않다. 최근 전셋값의 낙폭 수준을 확인해보면, 작년 12월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약 3억 1,952만 원이었으나 올해는 약 3억 664만 원을 기록하며 약 1,000만 원 이상 하락했다.

최근 전셋값은 10개월 연속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그 폭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6월의 전국 전세 가격 지수 변동률은 –0.08%이었으나, 지난 10월에는 –1.36%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12월 –1.50%를 기록했던 것 이후 최대 하락치에 해당한다.

갭투자자들의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한 갭투자 A씨는 2020년 강서구 소재의 아파트를 약 4억 원 후반의 전세를 끼고, 6억 원 초반에 매입했다. 이후 아파트는 약 9억 원까지 집값이 상승하며 성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올해 초에 들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급변하게 되며 역풍을 맞게 됐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세입자는 전세 계약을 연장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퇴거를 선언했다. 재계약 시즌이 다가왔을 때, 전세 시세가 급락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년 전 계약을 할 당시보다, 전세 시세는 무려 1억 원이나 떨어져 있었다.

전세 시세가 폭락하며 기존의 전셋값으로 계약하기 어려워진 A씨. 앞으로 전세가가 더 떨어질 경우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기에, 기존 세입자의 마음을 돌려야만 했다. 이에 세입자가 시세에 따라 재계약 시 기존 전세금의 8,000만 원을 돌려주라고 부탁하자, A씨는 이에 응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셋값이 계속해서 하락하자, 세입자는 결과적으로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이렇게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지고, 전셋값이 계속해서 떨어져 자신이 내야 하는 자금 부담이 늘어나자 결국 A씨는 아파트를 매도하기로 했다. 전셋값이 더 떨어질 경우, 자금 마련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에 전셋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아파트를 매도해야겠다고 결심한 A씨는, 기존 시세보다 2억 원 싼 값에 집을 내놨다.

현재 전셋값 하락으로 인해 대부분의 갭투자가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찍 집을 매입한 경우 그래도 어느 정도의 시세차익은 남길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가 심각한 것은 늦게 투자에 합류한 사람들이다. 한 강북 아파트 갭투자자는 지난 2021년 비교적 늦게 21억 원에 아파트를 매입했으나, 지난 10월 18억 원에 매도하며 큰 손해를 봤다. 매도의 이유에는 전셋값 폭락뿐 아니라,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자금 부담도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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