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아파트 벽 뜯어보니
인테리어 폐기물 5t 발견
“능력이 아닌 양심의 문제”
성남시의 한 아파트에서 내부 인테리어 공사 중 매립된 생활 폐기물이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인테리어 시공을 맡은 업체의 제보로 알려졌다.
업체에 따르면, 해당 세대를 사들인 주민이 이사 오기 전, 사전 공사 과정에서 단열상태를 점검하고자 벽 일부를 뜯었다. 정상적이라면 비어있어야 할 공간에 각종 인테리어 폐기물이 가득했다. 집 안의 다른 공간도 살펴봐야겠다고 생각한 업체 대표가 동료와 함께 2층 내벽도 뜯어보니 빈 공간을 가득 채운 폐기물 포대 자루를 추가로 발견했다.
발견된 포대 자루에는 조명등 껍데기, 뜯은 벽지, 스티로폼, 석고보드, 나뭇조각 등 사실상 폐기물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이 나왔다. 뜯는 순간 ‘공사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냄새가 났다고. 발견된 폐기물을 치우는데 3.5t 트럭 한 대 이상이 필요했다. 약 5t의 폐기물이었다.
폐기물이 나온 공간은 일반적으로 상하수도관이 지나는 구간으로 텅 비어있는 것이 정상적이다. 이전 세대 인테리어 공사를 맡았던 업체가 작업을 하며 폐기물을 버리지 않고 매립한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시공 당시에는 감리를 시행하기 때문에 건설사가 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는 게 업체 대표의 설명이다.
업체 대표는 언론을 통해 “어떤 분이 공사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폐기물이 나온 사실을 집주인에게도 알렸다”고 말했다. 입주 예정자는 대표에게 “벽을 뜯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냐”며 “쓰레기랑 살 뻔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 예정자는 대표에게 감사 인사를 한 것 외에 추가 조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매년 날림공사나 부실 공사 후 잠적하는 인테리어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4년간 인테리어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총 1,752건이었다. 연도별로 2018년 356건, 2019년 426건, 2020년 412건, 2021년 568건으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했다.
인테리어 중 견적서보다 많은 추가 비용을 요구하고 거절하면 잠적하거나 날림 공사를 하는 식이다. 피해자들이 SNS를 통해 인테리어 사기꾼을 공유하는 모임·카페를 만드는 등 피해 게시글이 수백 건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사업자 등록증과 인테리어 관련 면허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