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남산서울타워 시공
60년대 한국 건설업 견인
CJ그룹 임대 운영

서울 중심에 우뚝 솟아 50년 가까이 도시를 내려다보는 서울의 랜드마크가 있다. 바로 ‘남산서울타워’다. 방송전파 송수신 역할을 하지만 서울을 찾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거쳐가는 관광지로 사랑받고 있다. 이 타워를 만든 곳은 다름 아닌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사실상 모든 범현대그룹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회사다. 일명 ‘왕회장’으로 불린 고 정주영 회장 시절에는 현대그룹의 간판회사였다.

현대건설의 모체는 현대토건사와 현대자동차공업사다. 두 회사는 1950년 합병해 현재 현대건설이 됐다.

현대건설은 1950년에 발발한 6·25전쟁 당시 미군 숙소 등을 지으며 세를 확장했고 이후 한강 인도교, 경인고속도로, 소양감댐, 고리 원자력 발전소 등을 건설하며 성장했다.

특히 1965년에는 태국 고속도로 공사를 따내며 국내 최초로 해외 건설공사를 수주한 건설사 타이틀을 얻게 됐다.

국내외 수주로 경험을 쌓은 현대건설은 1969년 남산서울타워 시공을 맡았고, 1975년에 타워를 완성했다. 탑 자체 높이는 236.7m에 불과하지만 남산의 해발고도까지 합치면 479.7m에 이른다.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기 전까지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탑의 구조는 본관 5층 건물이 기단을 차지하고, 2층 높이의 광장과 콘크리트 탑신(135.7m), 이 탑신을 둘러싸고 있는 전망대와 철탑(101m)의 다섯 단계로 나눌 수 있다. 현대건설은 전망대를 제외한 전 공정을 맡았다가 이후 관광용 전망대도 건설했다.

남산서울타워의 주요 구조체인 탑신이 철근콘크리트로 이루어졌다. 아무리 현대건설이라 할지라도 1960~70년대 한국 중공업계는 철을 생산하거나 조립할 기술이 부족했다. 또한 철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완공 후엔 우정사업본부의 전신인 체신부에서 소유하고 있다가 체신공제조합으로 넘어갔다. 1999년, YTN이 소유권을 갖게 됐고 이후 CJ그룹에 리모델링을 의뢰해 2005년 일부 공간이 ‘N서울타워’로 재개장했다. 현대건설은 건립만 담당한 셈이다.

한편, 정주영 회장은 남산에 건물을 지으려다 되려 남산을 떠난 일화가 있다.

1977년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회장이 된 정 회장은 취임 기념으로 위상에 걸맞은 20층 회관을 지으려고 했다. 당시 전경련 회관은 남산 밑에 있었는데, 정 회장이 어떤 수를 써도 건축허가가 나지 않았다. 그 까닭은 20층 건물이 들어서면 남산 중턱에 자리 잡은 포대의 사계(射界)를 가린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남산의 포대는 수도 서울의 항공방위를 위한 중요한 군사시설이었기에 건축허가가 날 리 만무했다.

그러자 정주영은 “땅에 20층짜리 회관을 짓고, 포대는 20층 건물보다 더 높은 위치에 옮겨서 건설해주면 될 게 아닌가”라는 묘안을 떠올렸다. 이 기막힌 해결책은 정부도 환영해 정주영 회장에 20층 회관 건축 허가를 내렸고, 중턱에 있던 포대는 남산서울타워 인근으로 옮겨갔다.

정주영 회장의 묘책 덕에 1970년대 남산에 우뚝 섰던 전경련 회관은 이후 여의도로 이전했고, 2008년 전경련 회관의 재건축 및 여의도의 50층 마천루 건설을 목적으로 새로 신축해 2013년 12월 18일 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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