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파는 에르메스 애플 워치
최첨단 IT 기기와 전통의 만남
시곗줄 60~70만 원, 본품 150만 원대

‘다른 부분에서 절약하더라도 이것만은 과감히 투자한다’는 제품군, 혹시 있으신가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집가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품목으로는 자동차, 파인 주얼리, 와인 등을 꼽아볼 수 있는데요. 물론 시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위블로, 브레게 등 묵직한 스위스 시계 전문 브랜드를 선호하는 사람들부터 실용성과 트렌디한 디자인을 최우선에 두는 이들까지 다양한 시계 마니아들이 존재하죠. 물론 명품 브랜드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기능성·실용성을 고루 갖춘 제품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오늘 소개할 에르메스와 협업한 애플워치가 그 대표적인 경우일 텐데요. 지금부터 애플워치 에르메스의 탄생과 가격, 인기 요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손목 위의 스마트폰, 애플워치

2015년 4월 첫 선을 보인 애플워치는 출시 이후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폰을 꺼내지 않고도 손목에 찬 시계로 메시지나 이메일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바쁜 현대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죠. 애플워치로 알림을 받고, 당장 해결해야 할 중요한 일들만 아이폰을 꺼내 처리할 수 있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평도 많습니다. 처음에는 “굳이 같은 기능의 물건을 두 개나 구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과 함께 속도가 느리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꾸준한 업그레이드로 시리즈 3부터는 그 효율성을 인정받기 시작했죠.


항상 몸에 지니는 데다,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는 손목에 찬다는 점은 애플워치의 건강관리 기능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습니다. 일정 심박수를 지나치면 알림을 해주는 기능과 심전도 측정 기능은 물론, 현재는 시계를 차고 있는 사람이 넘어졌다고 판단되면 119 신고 화면을 띄우는 등의 보다 섬세한 기능도 추가되었죠.

◎ 18K 애플워치 에디션의 판매 부진

애플워치는 2015년 6월 26일 국내에 출시되었습니다. 다른 애플 제품들처럼 애플 온라인 스토어, 애플 리테일 스토어, 일부 애플 공인 대리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청담동 ‘분더샵’이라는 의외의 장소가 추가되었죠. 분더샵은 트렌디한 명품 패션 브랜드 제품을 모아둔 편집매장입니다. 애플워치가 IT 세련된 패션 소품으로 인식되기를 바라는 애플의 의도가 드러나는 대목인데요. 서울 분더샵 뿐만 아니라 파리의 갤러리 라파예트, 도쿄의 이세탄 백화점에도 애플워치가 진열되었죠.

패션계 인사들이 주로 드나드는 편집숍, 백화점들 중 일부 매장에서는 1,800만 원에 달하는 ‘애플 워치 에디션’도 판매되었습니다. 18K 금으로 만들어진 이 한정판 시계는 비욘세, 카니예 웨스트 등 해외 셀럽들이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면서 화제를 모았는데요.

아무리 그래도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일까요? 갤러리 라파예트에 개설했던 애플워치 에디션 매장은 판매 부진으로 2017년 1월 철수되었고, 2세대부터는 애플워치 에디션이 더 이상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천만 원이 넘는 명품 시계라면 대대로 물려줄 수 있어야 하는데, IT 기기인 애플워치의 특성상 한 해만 지나도 구식이 된다는 점이 저조한 판매 실적의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 우아한 스트랩 디자인의 애플워치 에르메스

실패한 애플워치 에디션과 달리 꾸준히 사랑받는 고가 라인도 존재합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에르메스 애플 워치죠. 에르메스의 가죽 장인들이 만든 스트랩에 맞춤형 워치 페이스를 장착해 우아함을 뽐내는 이 제품은 첫 협업 이후로 지금까지 출시되고 있는데요. 손목을 두 번 감는 더블 투어(155만 9천 원)와 한 번만 감는 싱글투어(143만 9천 원), 에르메스의 운전자용 가죽 장갑에 착안한 싱글 투어 랠리(155만 9천 원), 손목에 꼭 맞게 조정이 가능한 싱글 투어 디플로이먼트 버클(167만 9천 원) 중에서 선택이 가능합니다.

물론 밴드만 따로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밴드 역시 모델에 따라 가격이 상이한데요. 싱글 투어 디플로이먼트 버클 밴드는 68만 9천 원, 더블 투어는 62만 9천 원, 싱글 투어 랠리는 56만 9천 원, 일반 싱글투어 모델은 44만 9천 원에 판매되고 있죠.

◎ 브랜드 가치와 가격, 두 마리 토끼잡아

순금 에디션만큼은 아니지만 굉장히 비싼 시계인 것만은 분명한데, 애플워치 에르메스 제품은 그야말로 ‘없어서 못 파는’ 지경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밴드 모델이 품절 상태이며 밴드를 포함한 애플워치 본체도 일부 모델만 구입 가능 수량이 남아있죠.

업계 관계자들은 들은 우아함과 기능성, 그리고 에르메스의 브랜드 파워를 백오십만 원짜리 시계가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이유로 꼽습니다. 애플워치의 다른 모델, 특히 스포츠 밴드는 아무래도 포멀한 옷차림에는 어울리지 않죠. 에르메스 모델은 비즈니스 캐주얼부터 정장까지 어울리는 데다, 에르메스 특유의 고급스러움까지 더해준다는 겁니다.

가격적인 메리트도 있습니다. 애플워치 에르메스가 비싸다곤 하지만, 에르메스에서 나오는 다른 시계들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가격이죠. 현재 에르메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시계 스트랩은 425달러(한화 약 51만 4천 원)로 애플워치 에르메스 밴드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시계 본품 중 가장 저가의 모델은 2,650달러(약 320만 9천 원)으로 애플워치 에르메스 두 배 이상의 가격인데요. 다이아몬드가 촘촘히 장식된 최고가 모델은 45,600달러로, 한화 5,522만 원에 이릅니다.

지금까지 애플워치 에르메스 모델의 종류와 가격, 인기 요인 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애플워치 에르메스가 성공한 건 애플워치 자체의 매력이 아니라 에르메스라는 초고가 브랜드가 주는 이미지 덕분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죠. 이는 애플이 자사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가장 적절한 협업 파트너를 선택했다는 말로 해석할 수도 있을 텐데요. 최첨단 IT 기기와 182년 전통의 럭셔리 브랜드가 만나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