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로 일컬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약 15조 원을 주식시장에 쏟아부으며 ‘코스피 3000시대’를 열었는데요. 하지만, 풍부한 유동성에 주식 열풍이 거셌던 지난해와는 달리 요즘 증시 분위기는 긴장감이 맴돌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비롯해 외국인들의 ‘팔자’ 행렬에 국내 증시는 계속해서 파란불이 꺼질 줄 모르고 있는 것인데요.

주식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두리란 기대가 어려운 와중, 오히려 ‘위기가 기회’라며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더불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주가가 향후 회복할 것을 대비해 추가 매수에 나선 이들도 많은데요. 이처럼 동학 개미들의 근심이 점점 더해져 만 가는 요즘 전문가들은 현재 증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사진출처_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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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회사원 박모 씨는 최근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목적으로 지난해 9월 개설했던 마이너스 통장에서 3천만 원을 빼내 올해 1월 주식계좌에 넣었습니다. 상승장에 올라타려는 이른바 ‘불타기’에 주변의 만류가 적지 않았으나, 박 씨는 부동산 투자보단 주식 투자가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는데요. 이후 주당 9만 4천 원에 삼성전자 주식을 산 박 씨는 일부를 팔아 지금껏 50만 원가량의 수익을 냈다고 하죠. 하지만 남은 주식은 이후 7만 원 대로 떨어져 손해가 막심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박 씨는 ‘손절매’보다는 ‘물타기’로 버티고 있습니다. 물타기는 투자한 종목의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추는 방법 중 하나로 추후 주가가 반등할 때 한꺼번에 손해를 만회하려는 이들이 주로 택하는 방법인데요. 물타기는 향후 주가가 상승할 거란 전제로 행하는 것이기에 만일 주가가 하락할 시 손해 폭이 더 커질 수 있기에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직장인 서모 씨 역시 이번 달 초 마이너스 통장에서 1천만 원을 찾아 물타기를 했습니다. 서 씨는 “주가가 바닥인 줄 알고 더는 내려가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바닥 밑에 지하가 있더라”라며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버텨야 할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발을 빼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토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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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코스피가 지난 6일에는 2908.31로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우는 등 최저 수준에서 머무르면서 동학개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주식 커뮤니티에는 ‘빚투 했는데 큰일’이라거나 ‘외국인과 기관이 원망스럽다’는 등의 걱정이 담긴 게시글들이 빗발치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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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및 기관투자가들의 팔자 매물을 동학개미들이 받아내며 어떻게든 버텨보려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모양새입니다. 이는 반대매매가 2011년 이후 역대 두 번째 기록을 달성할 정도로 규모가 큰 것으로 미뤄 짐작할 수 있는데요.

반대매매 개념을 이해하려면 우선 위탁매매 미수금에 대해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증거금 비율에 따라 가진 현금보다 더 많은 주식을 사들인 주식 매수 대금을 말하는데요. 예컨대 증거금 비율이 50%인 종목의 경우 100만 원만 있어도 200만 어치의 주식을 살 수 있으되, 나머지 금액 100만 원은 3거래일 안에만 주식 계좌에 채워 넣으면 됩니다. 이때 돈을 넣지 않으면 증권사는 4거래일 째 주식을 강제처분하게 되는데요. 바로 이를 반대매매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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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번 달 1일부터 8일까지 반대매매금액은 1219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일 평균 305억 원의 반대매매가 나온 것으로 지난달 평균 171억 원보다 크게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금융 업계에서는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 등에서 돈을 빌리는 신용 거래를 포함하면 실제 반대매매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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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주식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어떻게 들여다보고 있을까요? 물타기를 하려는 이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될지 모른다’라며 경고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일시적인 조정에 불과하다는 의견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국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신흥 공업국들의 백신 접종률이 40%를 밑도는 만큼 병목현상이 풀리려면 꽤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라며 “주가 역시 단기에 반등하기보단 현 지수대에서 변동성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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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소속의 연구위원은 “최근의 주가 하락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훼손에 기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적이 탄탄한 업종이나 변동성이 적은 종목을 위주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라며 “자동차 업종, 2차 전지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꿔 버텨야 한다”라고 개인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시각을 드러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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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이 당장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과도한 빚투, 물타기는 지양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읍니다. 국내 서울 소재의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부채협상 기한 유예로 일부 위험은 줄었다고 볼 수 있지만, 헝다그룹 상태 등 중국발 리스크를 비롯한 금리 인상 이슈 등은 해소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는데요.

또한 “주가가 저점이라고 판단하고 물타기를 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을 텐데 아직 어디까지 떨어질 것인지 가늠할 수 없는 만큼 이럴 때일수록 무리한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지금까지 3000이 무너질 만큼 하락한 현 주식 상황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각종 리스크가 해소돼 언제쯤 동학 개미들이 주색 매매 앱을 보며 한숨 쉬지 않아도 될는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