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대 신입생 중 100명 이상의 학생이 자퇴를 선택했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이 같은 신입생들의 자퇴 행렬은 연세대, 중앙대, 경희대 등 소위 명문대라고 불리는 대학교들에서도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어렵게 들어간 대학교를 박차고 나오는 학생들의 속사정은 과연 무엇일까요.

매일경제 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에서 스스로 학교를 떠난 신입생의 수는 전년 대비 30~50%가량 늘었다고 합니다. 서울대도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2020학년도 서울대학교 자퇴생은 신입생 총 3173명 중 126명으로, 4%를 넘겼다고 합니다. 원래 서울대는 자퇴생이 적기로 유명한 대학교인데요. 이 같은 자퇴생의 수치는 2019년 전년도와 비교하면 52%나 늘어난 숫자이며, 서울대 자퇴 신입생 수가 100명을 넘긴 것은 11년 만의 일입니다.

다른 서울 소재 대학의 자퇴 증가율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연세대에선 신입생 4042명 중 5.4%인 217명이 자퇴를 선택했다고 하는데요. 이는 2019년 대비 26% 늘어난 수치라고 합니다. 또 중앙대의 경우는 2019학년도 273명에서 2020학년도 414명으로, 경희대는 2019년 324명에서 476명으로 확인돼,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한 자퇴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밖에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등은 신입생 자퇴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위 학교들은 신입생 자퇴 현황을 법인의 경영·영업상 비밀정보에 부치거나, 따로 신입생 현황만 추출한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스스로 학교를 떠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와 같은 질문에 다수의 학생이, 취업에 유리한 계열이나 학과에 가기 위함이라고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학생들이 가장 많이 꼽는 방식은 ‘반수’였는데요. 최근 대학교 신입생 중엔 상위 대학에 재입학하거나 타 전공으로 옮기기 위해 입학하자마자 다시 대입 준비를 하는 학생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개강 시기가 미뤄지고, 학교 활동의 축소되면서 지난해 반수생의 수는 더욱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현재 대학생들은 강의의 대부분을 비대면 수업으로 받고 있는데요. 이에 학생들은 통학에 걸리는 시간이나, 수업 시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반수를 준비하는 신입생들에게는 오히려 공부할 시간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 것이죠.

특히 서울대의 자퇴 신입생이 본격적으로 늘어난 건 의대 모집인원이 증가한 시기부터인데요. 최근 대학들은 의전(의학전문대학원)의 입학 정원을 줄이고 다시 의대생을 뽑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의대 정원은 2977명으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약대 37개교도 전체 6년제 학부 전환을 확정하며 신입생 모집에 나서고 있죠. 이에 특히 이공계열 학생들의 전공 쏠림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공계열의 전공 쏠림에 대해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대학 비대면 수업, 약대 선발, 문·이과 통합형 수능 등은 반수를 희망하는 이공계 학생에게 ‘호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라며 “상위권 대학 모집 단위들부터 합격선이 연쇄적으로 내려갈 수 있다”라고 설명했는데요.

사실 명문대에 다니는 학생들이 특정 학과로만 쏠리고 있는 현상은 안타까운 측면이 있습니다. 과거 취업이 어렵지 않던 시절엔 대학교는 학문의 기능이 강했고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는 문화도 강했는데요. 요즘엔 대학에 나와도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 만큼 보다 취업에 유리한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타당해 보이는 거죠.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도 이 같은 자퇴생 증가 추세가 여전할 것이라 예상했는데요. 여기엔 학령인구의 감소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원서를 접수한 인원이 67만여 명인 데 비해, 지난해에는 49만여 명으로 줄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에 의대, 치대, 한의대, 수의대 등 인기 전공인 의학 계열 모집인원이 늘어났으니, 이에 도전하려는 학생들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