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할 땐 상대방의 장점으로 여겼던 점이 결혼하고 나니 단점으로 보일 때가 있는데요. 예를 들어 비싼 밥과 선물 등 나에게 물질적으로 아낌없이 주는 상대방의 행위가 연애시절 땐 좋아 보였다면 결혼 이후엔 씀씀이가 헤프다고 여겨지는 식이죠. 요즘은 결혼하면 한쪽이 직장을 그만둔다는 건 고릿적에나 일어났을 법한 일로 여겨지는데요.

제로금리에 머물러 있는 현 상황에서 부부가 모두 돈을 번다고 하더라도 노후를 대비해 충분한 자금을 모으기란 여긴 힘든 일이 아니죠.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철저한 관리를 통해 일찍이 제대로 된 재테크 습관을 들여놓아야 된다고 입을 모읍니다. 그렇다면 자산관리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신혼부부들의 재테크 방법은 무엇일까요?

결혼한 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혼부부 김 모 씨는 요즘 돈 관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김 씨는 신혼 2개월 차에 접어들 무렵 경제권을 누가 가지느냐를 두고 남편과 상의하던 도중 언성이 높아진 이후로부터 돈 얘기는 지금껏 일절 하지 않았다는데요.

결혼 당시 김 씨네 부부의 자금 상황을 보면, 김 씨는 결혼 전 적금을 통해 돈을 모은 반면 남편은 주식투자를 했으나 손실이 커 모아둔 돈이 많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남편은 여전히 주식 투자를 해야만 단기간에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상태라는데요.

현재 김 씨네 부부는 각자의 월급 통장에서 공동생활비로 쓸 금액을 한 통장에 모아서 함께 사용 중입니다. 이렇다 보니 김 씨는 부부가 서로의 자금 상황을 투명하게 알지 못해 아이는 언제 낳고, 집은 언제쯤 사면 좋을지 등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해 고민이지만 돈 관리 얘기를 꺼내면 또다시 다툼이 일어날까 언급을 망설이고 있다는데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 씨네 사례처럼 재무관리에 합이 안 맞는 부부들을 상당수 찾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돈을 불리기 위해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기보단, 막연히 투자를 할지 혹은 저금에만 집중할지 등을 고민하다 결국 ‘상대방이 소비를 더 줄여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이 귀결되는 식인데요.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신혼부부가 재테크를 할 때 ‘단순화’에 가장 주안점을 두라고 조언합니다. 우선 서로의 재무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해 혹여 부채가 있을 시 이를 먼저 청산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맞벌이 19개월 만에 1억을 모아 화제가 된 <갓 결혼한 여자의 재테크>를 써낸 구채희 작가는 부부는 되도록 서로의 자산을 털어놓고 얘기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결혼한 지 얼마 안 됐음에도 1억에 달하는 자산을 모을 수 있었던 비결로 서로의 통장을 공유한, 일명 ‘통장 결혼’을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구 작가는 남편과 통장 결혼을 통해 결혼 전 남편이 졌던 예상치 못한 채무를 청산하고서야 두 사람의 소득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공동의 재테크 목표를 세우고 함께 노력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물론 결혼을 했다 하더라도 자신의 자산상황을 상대방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요. 구 작가는 “최근엔 서로 재산을 각자 관리하는 부부도 많지만 부부끼리 자산을 합쳐 같이 의논하는 편이 종잣돈을 더 빨리 크게 굴릴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렇다면 서로의 자산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한 이후, 공동의 재테크 목표는 어떻게 설정하면 좋을까요? 금감원은 이를 위해 재무상태표와 현금흐름표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현금흐름표는 저축, 생활비 등 지출 항목과, 연간 기타소득 등 월 소득 항목으로 구성되는데요. 재무상태표는 자산과 부채로 나뉩니다. 이를 바탕으로 소비 흐름이 한눈에 보이게 정리가 됐다면 이후엔 가계 구성원들의 인생 설계에 따라 시점에 따라 필요한 돈과 자금조달 계획을 세우는 식이죠.

이 밖에 부부의 급여계좌를 하나로 통일하는 것 역시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방법인데요. 금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 개의 통장으로 부동산 공공 명의, 가족카드 등 소득과 지출을 통일하면 절세에도 도움 될 뿐만 아니라 둘 중 벌이가 더 많은 쪽으로 지출을 몰아서 관리할 시 세액 공제 혜택도 더 두텁게 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전·월세살이를 하는 모든 신혼부부들의 꿈인 ‘내 집 마련’을 위해선 어떤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을까요?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맞벌이 부부라면 주택청약통장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등에 매월 적립식으로 꾸준히 이체를 하는 것이 내 집 마련을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의 경우 민영주택 청약 예치 기준금액에 도달했을 시 민간주택 청약도 가능한데요. 은행 관계자는 “세제혜택이 있는 상품을 여럿 가입해 각 상품에 자산을 배분함으로써 자산 가격 상승에 힘을 보태야 한다”라며 “하지만 목돈 마련을 위해선 지출 통제가 우선시돼야 하기에 지나친 여행과 외식, 차량 관련 비용은 줄여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지금까지 전문가들이 신혼부부에게 건네는 재테크 조언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혹시 지금껏 서로의 재산 상황을 공유하지 않은 부부가 있다면 오늘 저녁 서로 마주 앉아 서로 ‘통장 결혼’을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