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 업종에서 곡소리가 끊이지 않을 때 나 홀로 상승세를 제대로 탄 시장이 있는데요. 가격 오름세가 식을 줄 모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그렇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부동산 값이 올라있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보니 건물주들의 웃음은 끊이지 않을 것 같지만 막상 이들도 걱정이 있다는데요. 바로 공실률입니다.

건물이 비어있으면 임대수익이 나지 않아 입주자를 찾아보려 건물주가 직접 발로 뛰는 경우도 있지만 쉽지 않다는데요. 이런 때 이들의 구원투수로 나선 이가 있습니다. 빈 건물에 이것만 들어서면 빌딩 매입가도 큰 폭으로 뛰어오르고 있다는데요. 건물 몸값 올리는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이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배우 소지섭은 지난 2019년 10월 즈음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소재한 빌딩을 317억 원에 매각했는데요. 해당 건물은 그가 2018년 6월 경 단독 명의로 293억 원가량을 들여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 씨가 매각한 건물은 지하 3층 지상 15층 규모의 건물로 학원 등이 입점해 있었다고 하는데요. 지하철 2호선 역삼역이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데다 테헤란로와 성수대교를 지나 언주로 교차점에 위치해 있어 입지 조건도 우수했던 이 건물을 그가 매각한 이유로는 공실률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을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언론에 따르면, 소 씨는 해당 건물을 매입할 당시 210억 원을 대출받았기에 취득세, 등록세 및 대출 이자까지 합치면 이 건물을 매각함으로써 그가 올린 시세차익은 거의 미미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를 두고 “원가에 건물을 넘긴 것이나 마찬가지니 결과적으로 실패한 투자라고 밖에 볼 수 없다”라는 평을 남겼습니다.

연예계에서 부동산 큰손으로 알려진 소지섭조차 손을 털고 나간 빌딩이 최근엔 투자자들이 눈독 들이는 빌딩으로 거듭났다고 하는데요. 몇 년 새 이 건물의 가치를 높인 1등 공신은 바로 공유 오피스였습니다. 부동산 업계는 공유 오피스 업체 ‘패스트 파이브’가 해당 건물에 입주한 이후 64%에 달했던 공실률이 현재 3%로 크게 줄어듦에 따라 100억 원의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요.

또 다른 중소형 빌딩 건물주도 공유 오피스 덕에 시름을 덜 수 있었습니다. 올해 초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꼬마빌딩을 사들인 A 씨는 8개 층 가운데 2개 층이 통째로 몇 달간 비워져 있어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요.

이후 A 씨는 이 건물에 공유 오피스 업체인 ‘스파크 플러스’를 들이면서 공실률 걱정을 깨끗이 지우게 됐습니다. A 씨는 업체와 함께 2층에서 8층까지 공유 오피스로 리모델링 후 운영까지 아예 맡겼는데요. 그는 “최근 빌딩을 매입했을 당시보다 50억 원 이상 주고 사겠다는 문의도 들어왔다”라며 “임대수익 역시 20% 정도 늘었다”라고 전했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텅 빈 건물 공간이 공유 오피스가 꿰차면서 건물 몸값을 뛰게 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요. 기존에는 대로변 대형 빌딩에 들어선 공유 오피스가 입주를 원하는 스타트업, 벤처 기업에 재임대를 방식으로 운영이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공유 오피스 업체가 직접 건물 리모델링을 비롯한 임대 및 관리까지 도맡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건물에 대한 관리 전반을 도맡아 건물주에게 고정 임대료를 내지 않는 대신 공유 오피스를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정 부분을 건물주와 나누는데요.

이러한 방식은 국내 공유 오피스 가운데 지점 수 기준 1위를 차지하는 패스트 파이브가 지난해 2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건물에 처음 도입한 방식입니다. 기존에 통째로 비어있던 건물은 패스트 파이브가 공유 오피스로 전체 리모델링한 후 입주자를 모집한 끝에 2개월 만에 공실률 0%를 기록할 수 있었는데요.

건물주들이 공유 오피스와 흔쾌히 손을 맞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수치로도 증명됩니다. 우선 코로나19 이후로 공실 리스크는 그 어느 때보다 위험에 다다른 수준인데요. 서울시가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올해 1분기 서울 상가 점포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880개 줄어들었는데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요 상권의 공실률은 20%를 육박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지난 2분기 명동의 공실률은 43.3%에 달했는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실률 걱정을 덜어주고 건물 매매가도 올려주는 공유 오피스는 건물주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이죠. 국내 한 공유 오피스 관계자는 “수년 전 10억 원대에 매입한 건물을 공유 오피스가 들어선 뒤 70억 원대에 매각한 건물주도 있었다”라며 “최근엔 건물주들이 먼저 입주 제의를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국내 공유 오피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유 오피스가 언제까지고 공실률을 줄여주는 보증수표로 작용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데요. 실제로 지난해 공유 오피스의 원조 격인 위워크는 공실률이 높아진 서울 강북 지점을 다른 공유 오피스 업체에 승계하거나 아예 문을 닫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빠르게 영향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공유 오피스가 국내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국내 오피스 투자시장의 역사가 그래 되지 않은 만큼 지금의 상승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에 대해선 좀 더 의심의 눈초리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