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가을은 봄과 여름에 가꾼 곡식과 과일들이 수확을 거두게 되는 시기인데요. 추석은 이를 축하하는 의미로 음식을 가족, 이웃과 나누어 먹고 조상들께 감사의 마음으로 차례를 지내는 명절입니다.

잠시 하던 일을 내려놓고 온 가족이 모여 즐거운 추석이지만, 이를 앞두고 서민들의 골치를 아프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차례 준비인데요, 특히 올해는 물가가 껑충 뛰어 차례를 준비하는 소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추석 차례상 예상 비용은 얼마이며, 이유는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예상 비용은 전통시장에서는 27만 4500원, 대형마트에서는 38만 3820원입니다. 이는 각각 지난해 보다 1.5%, 2.4% 오른 수준인데요. 특히 배, 사과의 가격이 작년에 비해 각각 41.2%, 54.3%나 오르며 상승세가 두드러졌습니다. 달걀, 돼지고기도 각각 24.8%, 15.7%씩 오르며 무시할 수 없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과일들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해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 등 기상 악재로 재고 물량이 감소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차례상에 자주 올라가는 배와 사과는 보통 지난가을에 수확했다가 1년 뒤 출하하는데, 지난해 기상 악화로 올해 출하할 재고가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장마가 물러가고 햇과일을 출하하면 상승세를 완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올해도 늦게 찾아온 가을장마로 과일 가격은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 같다는 전망입니다.

축산물의 경우 코로나19 여파에 수입 감소와 작업량 부족이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달걀의 경우 작년 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유행하며 몇 개월간 농가에 많은 피해를 입혔는데요. 2017년에도 고병원성 AI가 전국을 뒤덮으면서 계란 가격이 크게 올랐던 점을 생각하면 AI의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4월부터 2%대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특히 농축수산물 가격이 10%대 안팎으로 오르면서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국민 재난지원금의 영향으로 보고 있는데요. 국민지원금이 지급되기 시작한 지난해 5월을 기점으로 고기류의 가격은 지금도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정부가 1인당 25만 원씩 국민지원금을 9월 말까지 추가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하여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말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습니다. 16대 성수품 공급을 평시 대비 1.4배로 풀어 농수산물의 공급을 확대한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물량이 모자란 배, 사과 등의 농산물은 최대 2.4배까지 늘릴 것을 약속했습니다.

다른 공급 부족 품목인 축산물과 달걀의 경우 수입량을 늘림으로써 해결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전국 세관에서는 추석 명절 수출입통관을 차질 없이 지원하기 위해 공휴일과 야간을 포함해 오는 6일부터 24일까지 ‘24시간 특별통관지원팀’을 운영합니다. 임시개청(업무시간 외 업무 집행) 신청을 임시로 허용해 식품·제수용품 등의 원활한 수급을 지원하고 추석 선물용 등으로 반입되는 해외 직구 물품의 신속 통관을 위해 비상대기조도 편성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에 명절을 앞두고 수요가 늘고 있어 대책의 실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들도 많습니다.

늘 꾸준히 오르던 물가지만, 이번 추석 물가 상승세는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연구원은 “가을장마로 인해 과일, 채소, 곡식류 등의 수확이 늦어지는 만큼 좋은 품질의 재료를 구하려면 평소보다 늦게 구매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이에 ‘알뜰 주부’들은 햇과일이 출하될 때까지 기다리는 방식으로 현명한 소비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상다리 휘어지는 차례상이 ‘과시욕’의 산물일 뿐이라는 주장도 있죠. 박광영 성균관 의례 부장은 “차례(茶禮)라는 단어 자체가 간단하게 음식을 준비하라는 뜻을 내포한다”라며 현대 차례상을 비판했습니다. 가정간편식으로 차례상을 차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요. 이에 최근 CJ제일제당은 남도 떡갈비와 김치 왕 교자, 도톰 동그랑땡, 소고기 볶음밥, 잔칫집 모둠 잡채 등으로 구성된 ‘비비고 한상차림’ 간편식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르는 물가에 무리하지 말고 일정과 형편에 맞게 차례상을 지내는 것이 필요할 때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