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값이 올라있다고 할 정도로 부동산 가격의 오름세는 그칠 줄을 모르고 있는데요. 아파트 분양권은 실거주 목적보단 웃돈을 주고 되팔아 큰 폭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때 부영주택과 서울시가 한 부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하는데요. 서울시가 무려 2600억 원이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금액을 제시했지만 부영주택은 이에 꿈쩍도 않고 있다고 합니다. 대체 이들이 눈독 들이는 부지의 정체가 무엇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부영주택은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약 1200억 원을 들여 용산구 한남근린공원부지를 매입했는데요. 이 부지는 1940년 한국 최초로 근린공원으로 지정된 곳이었으나 태평양전쟁, 한국 전쟁 등 다사다난했던 지난날의 국내 정치, 경제적 혼란으로 인해 지금까지 공원으로 조성되지 못했습니다.

80년 가까이 사실상 방치된 탓에 한남근린공원은 지난해 7월까지 사업 진척이 없으면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공원 부지에서 해제될 처지였는데요. 도시공원 일몰제란 정부가 공원 설립을 목적으로 부지를 도시계획 시설로 결정한지 20년이 넘도록 해당 사업을 진행하지 않으면 소유자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공원 용도에서 자동으로 해제하도록 만든 제도입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부지가 일명 금싸라기 땅으로 통하는데요. 2만 8319제곱 미터 규모의 한남공원 부지는 종로 도심과 강남을 잇는 길목에 위치해 있는데요. 또한, 남산과 한강과 모두 가까워 입주민들이 선호도가 높은 ‘숲세권’임과 동시에 ‘강세권’입니다. 이외 경부고속도로 및 한남대교에 바로 진입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까지 갖춰 강북 최고의 입지를 갖췄다는 평도 오가는데요. 해당 부지 인근에는 한남더힐, 나인 원한남 등 국내 최고급 주택가가 인접해 있기도 합니다.

갖춰진 조건이 이렇다 보니 부영주택은 본래 이 부지에 고급 주택을 지으려 했었는데요. 그러나 서울시가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공원 일몰제 시행을 일주일 앞둔 지난해 6월경 한남공원 실시 계획 인가를 고시함에 따라 부영주택은 본래 계획을 철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울시가 부영주택 소유의 땅에 공원을 조성하기로 한 대가로 제시한 금액은 약 3600억 원으로 추정되는데요. 부영주택 입장에서는 본래 매입한 원가의 3배에 달하는 금액을 서울시에서 제시했으나, 해당 부지에 고급 주택을 지어 공급하면 이보다 더 큰 이득을 거머쥘 수 있기에 순순히 소유권을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부영주택은 이미 지난해 8월 서울시의 도시계획인가 처분에 불복해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한 바 있는데요.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재 양측은 2차 변론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서울시는 소송에서 이긴다고 하더라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데요. 감당해야 할 토지 보상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지난달 서울시가 시의회에 보고한 자료에 의하면 한 남자 근린공원 사업 관련 조성비는 총 3889억여 만 원으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3850억 원이 보상비로 쓰일 예정인데요. 문제는 소송이 장기화될수록 보상금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시 소속 한 공무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보통 부동산 시세는 공시지가의 2~3배 수준에서 책정되는데 최근엔 상승률이 더 높아진 측면이 있어 소송이 장기화하면 서울시가 소송에서 이긴다 하더라도 보상금이 현재 추정치보다 더 큰 폭으로 늘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도 현재 서울시의 재정 여력상 막대한 보상금을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데요. 실제로 서울시는 앞서 대한항공이 보유한 종로구 송현도 부지를 공원 조성을 위해 매입하면서도 조달 예산이 부족해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대한항공에 매입 비용을 내신 내준 바 있습니다. 이 대가로 서울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사유지인 강남구 삼성도 서울의료원 부지 일부를 제공하기로 했죠.

한편, 막대한 보상금을 부담해야 함에도 서울시가 공원 조성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한 남근린공원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를 근거로 들 수 있겠는데요. 서울시는 지난해 초 한남근린공원 조성을 위한 실시 계획을 공개하며 “해방 이후 시민에게 한 번도 개방되지 못한 공간을 공원으로 만들어 시민에게 되돌려준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외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는 시민단체도 단단히 버티고 있는데요. 지난해 서울시가 보상 방안을 두고 좀처럼 해법을 찾고 있지 못하던 때 인근 주민과 한남근린공원지키미 시민모임은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부지는 주택 밀집 내역에 입지한 만큼 여가, 휴식 공간으로 활용돼야 한다“라며 ”서울시가 책임지고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나저러나 부영주택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라고 입을 모으는데요. 앞서 언급했듯 서울시가 선 제시한 보상금액도 매입 당시 가격의 3배에 달하는 데다 부영주택이 승소할 시 본래 계획대로 고급 주택을 공급해 더 큰 이득을 거머쥘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국내 한 부동산 개발업체 관계자는 ”부영으로선 손해 볼 것 없는 일“이라며 ”서울시가 재원을 마련하기까지 3년은 족히 걸릴 것으로 본다“라고 진단했습니다. 지금까지 한 부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서울시와 부영주택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최고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이 부지가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