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에 진정한 VIP는 목돈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연금을 가진 사람이다” 이 말은 연금 박사라는 별명이 있는 재무상담사 이영주 씨가 한 말인데요.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이라는 고정급여가 사라지면 노후에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겁니다. 이럴 때 그나마 기댈 수 있는 존재는 바로 국민연금일 텐데요. 그러나 누구는 겨우 수십만 원을 또 다른 누구는 직장인 월급과 맞먹는 연금을 수령한다는데 그렇다면 이 차이의 비결은 어디 있을까요? 노후에 다른 이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을 정도의 연금을 받기 위해선 어떤 전략을 짜야 할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매달 손에 드는 월급명세서를 받아들 때면 도대체 왜 이렇게 세금을 많이 떼가 나 싶지만, 노후에 다시 내게 돌아올 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괜찮아질 때가 많은데요. 노후에 대한 대비책으로 국민연금만 한 게 없다는 인식이 정착되면서 이는 실제 수치로도 증명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에 스스로 가입하는 임의 가입자가 해가 갈수록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인데요. 2015년 말 24만 명에 머물렀던 국민연금 임의가입자 수는 2020년 말에 이르러서 36만 2천 명으로 5년 새 50% 증가했습니다.

다수의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공적연금은 무조건 남는 장사’라고 입을 모으는데요. 그 이유는 내가 부은 돈보다 받게 될 돈이 더 많은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만 40세 가정주부 김 모 씨가 국민연금에 가입해 매달 9만 원씩 총 20년간 납부했다고 가정했을 때, 김 씨는 노령연금 수급 연령인 60세에 이르러 사망에 이르기까지 매달 36만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 씨가 평균 수명 85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김 씨가 생전에 수령하는 국민연금은 총 8640만 원으로 지난 20년간 국민연금에 납부한 2160만 원보다 무려 6480만 원을 더 받게 되는 것인데요.

국민연금 제도를 잘 활용함에 있어 가장 기본 중에 기본은 최소 가입 기간인 10년을 채우는 것입니다. 만일 10년을 채우지 못하면 만 65세에 이르러 이제껏 연금에 부어온 금액에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이자율로 환산해 더한 금액을 일시금으로 지급받게 되는데요. 장기간 이어져오고 있는 제로금리 시대에 최소 가입 기간을 채우지 못해 평생 지급받을 수 있는 연금 수급권 대신 일시금을 받는 것은 노후 준비에 큰 타격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입니다.

국내 금융컨설팅 회사의 대표이자 ‘부의 진리’라는 책을 써낸 이영주 씨는 최근 경제 관련 유튜브에 출연해 “국민연금을 많이 받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가입 기간을 늘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이는 국민연금수령액은 전체 가입자의 평균 소득, 개별 수령자의 소득 상황, 가입 기간 등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 가운데서 가입 기간의 영향력이 가장 크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A 씨는 10년간 월 18만 원씩, B 씨는 20년간 월 9만 원씩을 국민연금에 부어왔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경우 이들이 낸 금액은 총 2160만 원으로 동일하지만, 이들이 수급 연령 시점에 이르러 월마다 받게 될 금액은 A 씨는 36만 10원, B 씨는 23만 4930원으로 10만 원 넘게 차이 납니다. 10만 원의 차이는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들이 85세까지 20년간 받는 연금 수령액을 비교해보면 3천만 원 가까이 차이가 나 이는 결코 가벼운 차이로 다가오지 않는데요.


그렇다면 이쯤에서 병환, 퇴직, 결혼, 출산 등으로 직장을 그만둬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10년에 못 미치는 분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들을 위한 대안이 존재하는데요. 바로 추후납부 제도 일명 ‘추납’입니다. 추납은 국민연금을 내지 못했던 기간의 보험료를 한꺼번에 납부하면 이를 가입 기간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인데요.

예를 들어 출산으로 6년간 다닌 직장을 그만둬 경력에 공백이 생긴 여성이 추납제도를 활용해 4년간의 보험료를 일시금으로 납부하면, 최소 가입 기간 10년을 채워 연금수령 자격을 갖게 되는 식입니다. 만일 금액이 크다면 가상 계좌 납부, ATM, 인터넷 등을 활용해 월 단위 최대 60회까지 나눠 납부할 수도 있는데요. 추납 신청은 거주지 인근에 있는 국민연금 지사에서 제적등본 등 몇 가지의 서류만 있으면 상담 및 신청이 가능합니다.

현재 추납 신청자는 매해 늘고 있는 추세인데요.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추납 신청자는 6만 3천여 명으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56.3% 늘어났습니다. 추납 제도를 잘 활용한 덕에 월 수령 연금액이 3배 이상 늘어난 이도 있는데요.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50대 여성은 과거 1990년에 국민연금에 가입한 다음 8개월만 보험료를 납부했는데요. 이후 추납제도를 활용해 무려 241개월치 보험료인 1억 150만 원을 한꺼번에 납부함에 따라 월 35만 원 수준이던 연금액이 월 118만 원으로 237% 증가했습니다.

다만, 이와 같은 사례가 알려지자 추납이 고정 수입이 갑자기 끊기는 등 생계 어려움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이들을 위해 마련된 제도라는 본래 취지에 맞지 않게 부자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는데요. 부유한 이들은 오로지 추납제도 만으로 한순간에 연금 수급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되니 성실하게 국민연금을 납부하던 이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습니다.

당시 언론에서는 강남 아줌마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추납이 활용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죠. 국내와 마찬가지로 연급 추납제도를 시행 중인 독일, 벨기에 등은 추납이 부자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추납 사유를 학업이나 양육 기간 등으로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지난해부터 정부는 한꺼번에 낼 수 있는 보험 액수를 10년 치로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김강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성실하게 보험료를 납부해온 이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온 추납제도를 손질하기 위해 납부 가능 기간을 10년으로 줄이고, 올해 안에 해당 법안을 처리토록 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간 추납 기간이 10년이 넘는 사례는 단 10%에 불과했기에 추납이 부자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되는 걸 성공적으로 막았다고 볼 수만은 없는데요. 다만, 이를 계기로 추납제도가 대중에게 보다 널리 알려지는 효과는 거둘 수 있었습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자 역시 올해 8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은 장기보험이다 보니 가입 기간이 길수록 연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구조”라며 “추납제도를 활용해 가입 기간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는데요. 그간 국민연금 최소 가입 기간을 채우지 못해 걱정하셨던 분들이라면 이번 기회에 추납제도를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