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이 문장은 올여름 지친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해 준 도쿄 올림픽을 두고 떠올릴 수 있는 문장인데요. 코로나19 탓에 개최하느냐 마느냐를 놓고도 많은 말들이 오가는 등 여러 우여곡절 끝에 개최된 도쿄 올림픽에 대한 여론은 처음엔 좋지 못했던 게 사실이었는데요.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매 경기가 언론을 뜨겁게 달구며 수많은 신생 스포츠 스타들을 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현대차의 양궁 지원 등 선수들이 오롯이 운동해만 집중할 수 있게끔 든든한 뒷배 역할이 돼준 기업의 역할이 새삼 주목받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이러한 관심과 지원은 인기 종목에 철저히 치우쳐 저 있다는 함정이 있죠. 일부 종목 선수들의 경우 열악한 운동 환경 탓에 운동할 시간을 줄여 생업 전선에 뛰어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내 비인기 종목의 실태와 기업의 지원이 스포츠 선수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대중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운동이 있죠. 바로 정상을 향해 암벽을 오르는 ‘클라이밍’인데요. 피겨계에 김연아가 있다면, 스포츠클라이밍에선 간판급 스포츠 스타로 꼽히는 김자인은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클라이밍 선수들은 운동만으론 생계유지가 힘들어 부업이 필수라는 비화를 털어놨습니다.

티캐스트 E채널의 예능 ‘노는 언니’에 출연한 김자인은 “클라이밍에도 실업팀이 있는가?”를 묻는 MC들의 질문에 “클라이밍 하나만으론 먹고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는 답변을 내놨는데요. 스포츠 실업팀은 스포츠 각 분야의 선수들이 운동만 하는 것이 아닌 각자 직장을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운동을 하는 스포츠 단체를 말합니다.

김자인은 “클라이밍은 보통 유럽에 대회가 많은데 우승 상금이 한화로 약 5백만 원 정도라 비행기 푯값과 방값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라며 “1세대 클라이밍 선수 선배들 경우 외벽 청소를 많이 했다”라고 전했는데요.

운동을 하기 위해 생업을 반드시 병행해야 하는 경우는 클라이밍 선수들뿐만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혹시 ‘카바디라는 스포츠 종목을 들어보셨나요? 카바디는 격투기, 레슬링, 럭비가 혼합된 종합 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데요. 카바디 국가대표 이장군은 JTBC ‘뭉쳐야 찬다2’에 출연해 국내 비인기 종목 스포츠 선수로서의 고충을 밝혔습니다.

이장군은 카바디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국내에선 연봉 300만 원에 불과하지만, 인도에선 억대 연봉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인도에선 밖을 다니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무리의 팬을 몰고 다니는 그는 최근 코로나19로 인도를 갈 수 없는 상황이 되자, 한국에선 훈련이 없을 때 헬스장에서 트레이너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카바디 국가대표 선수들은 그간 이렇다 할 외부 지원을 받지 못했음에도 지난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는데요. 이장군에 따르면, 아시안 게임 당시 팀 단복조차 사비로 마련해야 했던 선수들은 처음엔 단복조차 갖지 못하다, 메달을 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자마자 시상식에 오르기 위해 선수들이 사비로 단복을 마련했다는 일화를 전해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스포츠 선수들이 매 경기에서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기 위해선 선수 각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기업 등의 든든한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인데요. 코치 선임비, 훈련장 대여비를 비롯해 기구 및 장비가 필요한 종목일 경우 그에 따른 비용 전반을 한 선수 개인이 부담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이기 때문입니다.

인기 체조선수였던 손연재 역시 예능에 출연해 돈 때문에 리듬체조를 그만 둘뻔한 사연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손연재는 많은 대중들에게 욕을 먹는 걸 알면서도 CF를 찍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한 번 경기를 나갈 때마다 천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였다고 토로한 바 있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기업에서는 비인기 종목을 지원함으로써 스포츠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동시에 기업 이미지 향상을 도모하는 식의 홍보효과를 노리기도 하는데요.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두드러졌던 양궁과 현대차의 관계에서도 드러나듯 기업의 후원이 선수들의 경기력으로 성과를 냈을 경우 기업의 인지도 상승, 이미지 개선, 브랜드 노출 등의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 스포츠 빅데이터 업체의 설문 조사의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올림픽 성적이 후원 기업의 이미지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했는데요.

예컨대 이번 도쿄 올림픽에선 그간 비인기 종목으로 꼽혀온 체조가 금메달 하나, 동메달 하나를 획득해 역대급 성적을 내면서 한결같이 지원해온 포스코가 새삼 주목받았습니다. 포스코그룹은 1985년 대한체조협회 회장사를 맡은 이후 지금껏 총 210억여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지원금 규모를 늘려온 포스코사는 이번 도쿄 올림픽의 포상금으로 당초 금메달 1억 원, 은메달 5천만 원, 동메달 2천만 원을 내걸었으나, 최정우 회장의 제안으로 금액을 2배 이상 상향 조정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남자 도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신재환 선수는 2억 원을, 여자 도마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여서정 선수는 7천만 원을 받을 예정인데요.

신재환 선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체조는 장비가 관건인데 그간 포스코의 지속적인 지원과 코치진의 노력 덕분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라며 “비인기 종목일수록 기업의 지원 필요성은 선수들에게 뼈로 느껴진다”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지금껏 생계 유지를 위해 운동과 생업을 병행해야하는 비인기 종목 선수들의 실태와 이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기업의 지원 외 선수들이 오롯이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 위해선 여러분들은 어떠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