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공기청정기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데요. LG, 코웨이 등 공기청정기 렌털 사업을 벌이는 기업들은 올 들어 역대급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필수 가전제품 자리를 꿰찰 테세인 공기청정기는 저렴하게는 10만 원대부터 비싸게는 몇백만 원대의 제품까지 등장했는데요. ‘싼 게 비지떡’이라는 옛말에서도 드러나듯 소비자들은 비싼 제품일수록 기능도 더 좋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공기청정기 한 대당 600만 원을 웃돌아 온라인에서 ‘청담동 공기청정기’로 불렸던 모 회사의 공기청정기의 경우 이러한 소비자들의 믿음에 배반하는 행보를 보였다고 하죠. 과연 어떻게 된 일인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지드래곤을 비롯해 유명 인플루언서가 사용하고 고급 호텔에도 설치돼 화제를 모은 공기청정기가 있습니다바로 680만 원대의 ‘나노 드론’인데요. 해당 제품은 정전기 방식을 활용해 먼지를 정전기로 흡착한 다음 아예 태워버리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점이 시중에 나와있는 일반 필터 공기청정기와 다른 점입니다해당 제품은 주문이 들어온 이후 50% 이상이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주문 제작 방식으로 생산되는데요스피커를 닮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 나노 드론은 고급 빌라와 호텔 등에서 많이 쓰이며외관 디자인으로 화가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워낙 고가인 터라 일반 소비자 사이에선 인지도가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는데요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진원지라고 알려진 중국 우한시에 위치한 폐 질환을 중점으로 하는 병원에서 나노 드론 20대가 공급돼 있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지도를 급격히 넓혔습니다이 시기 가격대가 부담돼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를 위해 업체 측은 아예 월 17만 원, 36개월 결제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는데요.

이뿐만 아니라 업체 측은 나노 드론 TV, SNS 가릴 것 없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습니다나노 드론은 유명 유튜버의 내돈내산(자신이 직접 돈 주고 산 물건 추천 콘텐츠)’ 콘텐츠에 등장하는가 하면, 한 쇼핑몰과 손잡고 공구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그러나 이 모든 행위는 한 가지 사실이 밝혀지게 되면서 업체가 소비자를 기만했다라는 비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나노 드론은 애초 제품 판매 시 유럽 친 알레르기 인증 ‘ECARF’을 받았다고 홍보했는데요그러나 인증 기간이 지난 2017년 이미 만료됐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다이에 실제 제품을 받아본 소비자들이 이미 인증 기간이 지난 것 아니냐라며 항의했지만 업체는 인증기간이 종료된 것은 맞지만 인증받았을 때와 동일한 제품이기에 성능에는 문제가 없다라는 입장을 고수했는데요.

이 같은 업체의 반응에 네티즌들은 신분증도 만료된 지 하루만 지나도 법적 효력 잃는데 갱신 안됐으면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면 안 되는 거 아니냐”, “그런 논리라면 운전면허 취소당한 사람도 예전에 한 번 땄으니 재시험 안 봐도 되는 거냐”, “재인증 안 받은 거냐 못 받은 거냐”등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는데요지난해 6월경 나노 드론을 제돈 주고 샀다고 영상에서 홍보했던 유튜버가 사실은 제품을 협찬받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논란이 된 유튜버는 “나노 드론 대표와 개인적 친분을 갖고 있었고광고 표기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한 점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는데요이 밖에 같은해 2월 나노 드론 공구를 진행했던 한 온라인 패션 쇼핑몰은 인증서 만료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채 공구를 진행했다 소비자들이 거센 역풍을 맞아야 했습니다결국 쇼핑몰 대표는 인스타그램에 눈물의 사죄 영상을 올리며 공식 사과문을 게재해야 했는데요.

해당 사안과 관련해 공정위 관계자는 “SNS 등 변화된 소비 환경을 반영하고 광고주와 인플루언서 사이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명확히 공개해 기만 광고로 인한 소비자의 피해를 막고자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논란의 중심이 된 ECARF 인증서는 알레르기 관련 연구를 주로 하는 비영리 유럽 제단에서 발급하고 있는데요국내에선 오전 발생량 기준을 0.03ppm으로 두고 있다면 ECARF는 자체 기준을 0.007ppm으로 두고 있어 공기 청정기의 기능을 홍보하기 위해 해당 인증서를 발급하고자 하는 제조업체들이 많습니다.

인증서 관련 논란이 일어난 직후 나노 드론 공식 홈페이지에선 해당 인증이 만료됐음을 표기하는 문구가 새로이 등장했었는데요논란이 일어난 지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현재 나노 드론 측은 ECARF 인증을 재발급 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만료됐음을 알리는 문구는 사라지고 대신 알레르기 환자에게 적합한 제품이라는 문구가 다시금 등장했기 때문인데요실제로 업체 측은 현재 나노 드론에 대해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독일 튜브 노드(TÜV NORD), 유럽 알레르기협회(ECARF) 두 기관의 인증을 모두 획득한 공기청정기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한편인증서가 만료됐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고 제품을 판매하는 등 기업의 허위광고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관련 매출액의 2%를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과징금을 추징하고 있는데요나노 드론의 경우 인플루언서를 믿고 구매했다 피해를 본 이들이 속출한 사례에 속하는 만큼 업계 전문가들은 SNS에서 정보를 얻어 제품을 구매하려 할 시 판매자가 자격요건을 갖춘 판매자인지 필수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