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모두가 외출을 삼갈 때 평소보다 더 발 빠르게, 먼 곳까지 움직인 이들이 있죠. 바로 요즘은 ‘라이더’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는 배달기사가 그러한데요. 배달 서비스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해 찾는 사람이 많은 만큼 배달대행업계도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입니다.

많은 배달대행사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배달대행사가 있다고 하는데요. 무려 5만명이 훌쩍 넘는 라이더가 소속된 이 회사의 CEO가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받은 월급은 고작 20만원 남짓이라고 합니다. 과연 그가 맨땅에서 어떻게 업계에서 손에 꼽을 만한 거대 기업을 세울 수 있었는지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겠습니다.

근거리 물류 IT플랫폼 기업 ‘바로고’를 세운 이태권 대표는 대학 졸업을 일찍이 포기해야 했습니다. 가정형편이 워낙 어려웠기 때문인데요. 친구들이 대학생으로서 학업을 이어나갈 때 그는 소위 ‘일한 만큼 받을 수 있는’ 영업 전선에 뛰어들게 됩니다. 지난 1996년 출판사에 입사에 발이 부르트도록 열심히 열띤 영업을 펼친 그에게 주어진 첫 월급은 고작 21만6000원 이었습니다. 박 대표는 자신이 받았던 첫 월급 액수를 절대 있지 못한다고 밝히는데요.이후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서 박 대표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섭니다. 여행과 레저가 유행이던 당시 분위기에 힌트를 얻어 프리미엄 복지 플랫폼 운영기업 지마이다스를 창업한 것이죠. 지마이다스는 숙박서비스를 중심으로 레포츠, 골프 등을 한데 묶어 저렴한 회원권으로 회원들에게 제공했습니다. 타 업체의 10%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의 회원권 탓에 회원 수가 15만명에 이를 정도로 창업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이태권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또다시 도전에 나섭니다. 이번에는 본인의 프리랜서 시절 경험과 플랫폼 운영 노하우를 합쳐 배달대행업체 바로고를 창업한 것인데요. 그가 2014년 바로고를 창업할 당시만 해도 음식점이 직접 라이더를 고용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때 이태권 대표는 라이더 대부분이 업무 환경에 비해 낮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바로고를 통해 라이더들이 직업의식을 가질만한 환경을 제공하고 라이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게 그가 배달대행 전문 플랫폼을 세운 목표였죠.

현재 바로고는 배달업계 중에서도 가장 잘나가는 기업으로 손꼽히는 데요. 지난 5월만 하더라도 바로고의 주문 건수는 1650만건에 달합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월평균 주문 건수가 1년 새 50%나 늘어난 것이죠. 한 배달업계 종사자는 “코로나19 특수로 배달업계 전체가 호황을 맞이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바로고의 성장세는 단연 독보적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박 대표가 함박웃음을 지을만한 또 하나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바로고는 이번 달 800억원의 규모의 자본을 유치했다고 밝혔는데요. 전략적 투자자로 나선 11번가는 바로고에 250억원을 투자했으며, CJ의 경우 지금껏 바로고에 투자한 액수만 10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로써 2018년 요기요를 운영하는 알지피코리아로부터 받은 130억원의 첫 투자를 시작으로 지금껏 바로고가 받은 누적 투자금액은 1000억원을 훌쩍 넘어서게 됐습니다.

이태권 대표는 바로고가 성장 궤도를 달리고 있음에도 여전히 사업의 포커싱은 오로지 라이더 중심이라고 밝히는데요. 그는 “어떻게 하면 라이더분들이 최대한 다치지 않고, 많은 돈을 벌어가실 수 있을까를 두고 늘 고민한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4월 라이더 전용 온라인 커뮤티니인 ‘바로고 플레이’를 개설해 라이더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배달 노하우를 공유하고, 배달 시 필요한 라이더 용품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해당 커뮤니티는 오픈 한 달 만에 1만5000명이 가입해 180만이 넘는 페이지뷰를 기록 중에 있습니다.박 대표가 철저히 라이더 중심의 경영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과거 그가 직접 배달 현장을 누빈 경험이 있어서 일 텐데요. 그는 지난 2016년경 주말마다 8시간씩 배달을 직접 해봄으로써 본인이 느낀 현장의 고충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고 합니다.

라이더와 배달대행사 간의 불화로 종종 일어나던 라이더들의 파업은 지금껏 바로고에는 해당되지 않았는데요. ‘라이더를 위한다’는 건강한 사업 철학을 바탕으로 이번에 대규모 유치까지 받은 바로고가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