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일상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여행으로 풀었던 분들이라면 코로나19의 존재가 누구보다 미웠을 텐데요. 최근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률이 점차 늘면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2주간의 자가격리기간을 감수해야 하는 해외여행보단 국내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많은데요.

‘해외여행 갈 돈으로 국내를 한 번 돌아보자’라는 들뜬 분위기 속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열차가 있다고 합니다. 웬만한 고급호텔 가격과 맞먹는 기차표라니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국내에서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기차의 정체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미니바, 노래방 기계, 샤워실, 마사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차가 있습니다. 바로 코레일관광개발에서 운영 중인 기차 ‘해랑’인데요. ‘달리는 특급호텔’, ‘레일크루즈’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해랑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호텔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관광열차입니다. 객실마다 제대로 갖춰진 침대, TV, 샤워실은 웬만한 호텔 시설과 비교해도 절대 뒤처지지 않는데요.

올해로 13주년을 맞이한 해랑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열릴 당시 남북 공동응원단을 태우고 경의선을 달리려는 목적으로 제작됐는데요. 북측의 비협조로 계획이 틀어지면서 같은 해 11월 호텔식 관광전용 열차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이후 2014년 열차 내부와 외부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는데요.
해랑은 현재 단 2대가 국내에서 운행 중입니다. 해랑의 객차는 총 8칸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여러 칸 중에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자주 오가는 곳은 단연 식당 겸 카페 공간인 ‘선라이즈’일텐데요. 선라이즈에서는 승객을 위한 빵, 음료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차역이 있는 지역의 특산물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섬세함도 엿보이는데요

해랑열차 코스는 크게 동부권, 서부권, 전국 일주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동부권 코스의 경우 서울에서 출발해 단양,경주,울산을 거쳐 다시 서울로 돌아옵니다. 서부권은 서울에서 출발해 장성,정읍,서천,군산을 돌아보는 구성인데요. 마지막으로 2박 3일 일정의 전국 일주 코스는 서울에서 출발해 서천,군산,부산,정동진,동해,태백을 거쳐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코스로 구성돼 있습니다.

해랑열차는 기차 푯값에 단순히 열차 승차 값만 포함된 것이 아닌데요. 각 정차역에 들릴 때마다 해량 이용객들은 전용 버스를 타고 관광지로 이동하게 되며, 문화해설사가 일정에 동행해 주변 여행지에 대해 설명을 해줍니다.

동부권 코스로 해량열차를 타본 경험이 있는 A 씨는 “여행일정 짜는 것조차 짐스럽게 느껴지는 사람에게 해랑은 안성맞춤”이라며 “사실 열차 타기 전 가장 걱정스러웠던 게 욕실이었는데 막상 타고 보니 따뜻한 물도 잘 나오고 욕실 손잡이도 곳곳에 있어서 기차가 덜컹거려도 다칠 위험이 덜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해랑 열차를 이용해본 사람들은 대부분 만족을 표하는데요. 승객들은 객실마다 비치된 전화로 필요하거나 불편한 부분이 있을 시 24시간 언제든 승무원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습니다. 해랑 열차에 탑승하는 승무원은 총 6명인데요.

이들은 KTX 승무원 중에서도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외국어를 골고루 할 수 있는 등 특별한 선발과정을 거쳐 선발된 소수정예 인원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해랑의 승무원들은 기본 열차 승하차 안내 업무뿐만 아니라 가야금, 난타공연, 마술쇼 등 승객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요.

재작년 효도 목적으로 부모님께 해랑 티켓을 선물했다는 직장인 박모 씨는 “아무래도 기차 안에 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 부모님께서 지루해하시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승무원들이 난타공연도 해주고, 노래방 기계도 있어서 재밌으셨다고 하셨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각 객실마다 있는 널찍한 창을 통해 바라보는 달리는 기차 위 풍경은 바다뷰, 시티뷰 못지않게 오로지 해랑 열차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일종의 특권인데요.

이처럼 서비스, 내부시설, 이용객 만족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해랑열차지만 단 한 가지 가격 부분에서는 ‘너무 비싸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실제로 해랑열차에 대한 정보를 전하는 콘텐츠 댓글 창엔 ‘차라리 해랑열차 탈값으로 해외를 가겠다’, ‘이 돈이면 동남아를 가겠다’라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해랑열차의 2박 3일 전국일주 코스 요금은 2인 기준 스위트룸 290만원, 디럭스룸은 244만원에 값이 책정돼 있는데요. 1박 2일 구성인 동·서부권 코스 역시 2인 기준 스위트룸 193만원, 디럭스룸 160만원으로 다소 높은 가격이라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요금에 열차운임비용, 숙박비용, 관광지 입장료 및 체험 비용 모두가 포함돼 산정돼 있다는 측면에선 꽤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는데요.


다음 달 해랑열차 서부권 코스를 둘러볼 계획인 직장인 김모 씨는 “해랑열차는 돈만 내면 내가 선택하고 결정해야 할 일이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라며 “준비된 걸 알차게 즐기기만 하면 돼서 좋다”라고 말했습니다.

가격 이슈를 차치하더라도 해랑열차는 코로나19 확산 분위기에도 연일 매진행렬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문화관광연구 관계자는 “해랑은 일단 안전하면서도 프라이빗한 분위기가 보장된다는 이미지가 있다 보니 가격을 따지지 않는 여행족들이 몰리고 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지금까지 국내 최초 호텔식 관광열차 해랑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국내여행을 어떻게 하면 색다르게 즐길 수 있을까 고민 중이었다면 해랑열차에 탑승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