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 조직이나 기업 내에서 일정 직급 이상으로 오르지 못하는 장벽을 표현한 말인데요. 이 유리장벽을 실력으로 부수고 올라간 여성이 있습니다. 배우 윤여정의 친동생이자 LG그룹 최초의 여성 임원인 윤여순입니다. 그녀는 어떻게 대기업 임원까지 올라갈 수 있었을까요?


윤여순은 이화여고, 연세대학교,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에서 교육공학 박사 학위를 딴 엘리트입니다. 남편의 학업을 위해 미국행에 오르며 그녀의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공부를 시작하자 ‘유학생 아내’였던 윤여순은 지루한 일상을 보내야 했습니다.


윤여순은 우연히 대학 소개 책자를 읽다 특별한 제도를 알게 됐습니다. 미국 주립대학교에는 장학금을 받는 대학원생의 배우자에게 무료로 9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제도가 있었는데요. 남편이 장학금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윤여순도 무료로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영어 공부나 해보자”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공부는 석사를 넘어 교육공학 박사까지 이어졌습니다.


주변에서는 그녀의 박사 학위를 만류했습니다. 학위를 마치면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이유였는데요. 그 충고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윤여순은 시간강사로 일하며 기회를 찾아야 했습니다. 어느 날 그녀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모토로라 대학교에서 6개월짜리 프로젝트를 수행할 박사를 구하고 있었던 것이죠.


윤여순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맡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내게 되죠. 그리고 윤여순의 프로젝트 결과를 지켜본 LG인화원(LG그룹 교육기관) 임원이 그녀를 찾아옵니다. 1995년, 41살이었던 윤여순은 LG인화원에 부장으로 입사하게 됩니다.


당시는 여성이 부장은커녕 과장이 되기도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윤여순은 당시를 회상하며 “달갑지 않은 외계인, 그것도 여자 외계인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적을 내야 했는데요. 윤여순은 업계 최초로 직원 대상 온라인 교육 인프라인 ‘사이버 아카데미’를 개발하게 됩니다.


그 일을 계기로 윤여순은 2000년 상무로 진급, 2010년 전무를 거쳐 2011년에는 아트센터 대표까지 오르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가 회사에서 오래 버티지 못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보란 듯이 20년을 이겨내며 대표까지 오르게 되죠.


윤여순은 임원까지 올랐음에도 부당한 차별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룹 최고 경영진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진행하던 중 여자가 아침부터 큰 목소리를 낸다며 혼나기도 했고, 한 임원은 그녀에게 골프공을 가져오라는 무례한 요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윤여순은 여성 후배들에게 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한 번 더 생각하고 숨을 골랐다고 하는데요. 그녀는 “여성의 감정은 매우 유용한 자원이지만, 여성의 감정은 때로 매우 위험하다”라고 말했습니다.

2014년 회사를 떠난 윤여순은 현재 비즈니스 코칭을 하고 있습니다. 윤여순은 자신과 같은 고민을 하는 여성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는데요. 유리천장을 실력으로 부순 그녀의 새로운 삶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