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원 장비에 먼지만 쌓인다” 정부 외면으로 위기 직면했다는 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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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는 지방 거점 국립 대학
뛰어난 연구 성과 내는데도…
심각한 상황 살펴보니

출처: BRIC
출처: 한국일보

계속해서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이 잘 이뤄지지 않아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대학 연구실들이 있다. 물론 현재 인구난으로 인해 여러 교육 기관과 대학 자체가 위기를 맞이한 상황이긴 하지만, 이곳들은 학문의 근간이 되는 연구비 지원조차 받기 어려워 운영이 중단될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라 문제는 더 심각하다.

기본적인 연구비 지원도 중단되어, 존립의 위태로움을 경험하는 곳. 바로 지방 거점 국립대와 지방 사립대다. 위기에 직면한 지방 거점 국립대의 대표적인 예는 바로 ‘전북대’다. 전북대는 1947년 호남 지역에 최초로 설립된 거점 국립대로, 반도체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지만, 현재 재정 지원이 중단돼 가동이 중단 위기에 처했다.

현재 전북대와 같은 지방 거점 국립대들이 위기를 맞이한 까닭은, 열악한 정부 지원으로 인한 재정 위기 때문이다. 이공대 대학 연구에서 연구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기자재의 품질이지만, 현재 연구실 내 기계들은 모두 낡거나 고장이 나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출처: CEITEC

재정난을 겪고 있다는 전북대의 한 ‘반도체물성연구소’를 살펴봤다. 연구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바로, 고장이나 방치된 채 먼지가 쌓여가는 MOCVD(유기금속화학기상증착, Meatal Organic Chemical Vapor Deposition) 장비였다.

이 장비는 반도체 연구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장비로 청정한 환경 속에서 관리되어야 하지만 고장으로 인해 연구실 한구석에 방치되고 있었다. 이 장비의 가격은 무려 9억 8,000만 원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전북대의 한 관계자는 MOCVD 장비가 고장이나, 약 8~9년 정도 사용하지 못한 채 방치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채도 개조 작업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가동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출처: 한국일보

이렇게 연구의 핵심 고가 장치가 고장남에 따라, MOCVD 연구실 가동은 중단된 상황이다. 연구실이 사실상 중단된 까닭은 연구 성과가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실제적인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 열악한 정부 지원으로 인한 재정난 때문이다.

MOCVD 연구실 가동을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기계를 유지·보수하는데 거의 억 단위의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MOCVD 장비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전기, 냉각수, 필터 등의 비용이 요구되는데 이를 합산하면 연간 유지비가 최소 1억 원이 달한다.

이렇게 연구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장비 유지에 많은 비용이 들지만, 정부 연구실 지원은 턱없이 적은 상황이라 혹여라도 기계가 고장나기라도 한다면 사실상 연구실 자체가 중단되는 상태다. 이러한 열악한 상황 때문에 기계의 잔고장이 발생한 경우에는 학생들이 직접 기계를 수리하기도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출처: 한국일보
출처: 전북대학교

전북대의 다른 연구실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기계가 모두 노후화돼 연구의 질이 낮아지거나 연구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전북대의 나노구조제작실 연구실의 경우, 핵심 연구 장비들이 모두 25년 전에 들여온 것으로 상당히 노후화된 상태다.

연구진은 기계의 노후화로 인해 원하는 연구 수준을 얻기 어려운 열악한 상황이라는 것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에 따라 결국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연구를 진행해, 만족할만한 연구를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연구실의 현미경도 20년이 돼 최근의 현미경보다 퀄리티가 매우 낮은 상황이었다.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 대해, 연구진은 정확한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5억 원이 필요하다며, 하버드나 예일대 수준의 연구를 위해서는 정부가 장비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뛰어난 연구진을 바탕으로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금 부족으로 인해 연구가 중단되는 상황은 국가 기술·과학적 측면에서 거대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은 노벨 과학상 수상자 24명 중 17명이 지방대 출신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지방 거점 대학의 경우 지원이 열악해 대학원생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교수들은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지방 대학을 떠나지 않게끔 획기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또한 과학·기술 인재 배출을 위해, 지방 거점 랩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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