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살려야 한다” 이건희가 유독 신경 쓰며 치료하고자 했던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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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백남준 치료 지원
홍라희 주선으로 인연
‘다다익선’ 삼성 후원 제작

출처 : 삼성전자
출처 : 백남준 아트센터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살리겠다고 다짐한 사람이 있다고 한다. 이야기만 들어서는 그의 가족으로 추정되지만, 놀랍게도 생판 남이었다고 하는데. 이 회장이 극도로 보살핀 이 사람은 누구였을까?

1996년 4월, 한국이 낳은 가장 유명한 예술가 백남준이 뉴욕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이 소식을 접한 이건희 회장은 “어떻게든 백남준을 살려내야 한다”며 치료제를 미국으로 보내 즉시 치료에 들어가게 했다.

삼성 뉴욕지사 직원들을 백남준이 입원한 병원으로 보내 병원 측에 “지금부터 백남준의 모든 치료는 삼성이 책임질 테니 어떻게든, 반드시 백남준을 살려내야 한다”면서 “매일 직원이 2명씩 상주하며 모든 것을 돕겠다”고 말을 전달할 정도였다.

출처 : 삼성전자

두 사람의 인연은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1984년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던 화가 김창열의 집에서 박명자 현대화랑 회장의 소개로 백남준과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인사를 나눴다. 3년 뒤 홍 전 관장의 주선으로 신라호텔에서 이 회장과 백남준이 처음 만났다.

당시 백남준은 헐렁한 흰 셔츠에 멜빵, 중국제 찍찍이 신발 차림이었는데, 이 회장과 인사 후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다더니 화려한 넥타이를 매고 돌아와 “우리나라 경제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라 넥타이를 매지 않을 수 없다”면서 호탕하게 웃었다고 한다. 그러자 이 회장이 “그러면 우리 모두 넥타이를 풀자”고 응수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만남 이후 정식 후원 계약이 성사돼 백남준은 작품에 사용해오던 일본 제품 ‘소니’ 대신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1988년 브라운관 TV 1,003대로 제작된 백남준의 대표작 ‘다다익선’도 삼성전자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다다익선’은 백남준이 남긴 작품 중 가장 큰 규모로,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소장돼 복원 중이다. 2000년 백남준이 아시아인으로서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 첫 개인전을 열었을 때도 그는 소니의 TV 300대 무상 지원을 마다하고 삼성전자 TV를 사용했다.

출처 : 백남준 아트센터
출처 : 연합뉴스

이렇게 ‘동양에서 온 테러리스트’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기발하고 탁월한 표현을 통해 유럽 전위예술계의 총아가 된 백남준은 미술애호가 이건희 회장의 열렬한 지지와 후원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한 것이다.

백남준도 이에 보답하듯 1997년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에 선보인 클래식 자동차 32대로 이뤄진 설치 작품 ‘20세기를 위한 자동차’를 삼성으로 보냈다. 이는 현재 용인 삼성교통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한편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 전 관장은 미술후원자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과시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세계적 미술전문지 아트뉴스가 매년 선정, 발표하는 ‘세계 200대 컬렉터’에는 이들 부부가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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