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로모’ 명품 분필
우여곡절 끝에 우리나라 생산
필기감과 색감까지 뛰어나

조선일보
사이언스타임즈

수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애장품이 화제다. 그는 아직 분필을 쓰고 있으며, 특히 하고로모 분필을 아끼고 있다고 밝혔다. 하고로모 분필은 분필계의 명품이라 불린다.

허준이 교수는 지난 1월 조선일보와 단독 인터뷰에서 한없는 ‘분필 사랑’을 드러내며 분필 애호가를 자처했다. 허 교수는 “수학자는 분필과 칠판을 사랑하는 최후의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고로모 분필을 보여주며 수학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분필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전 세계 수학자들이 분필을 사재기할 정도인데, 분필이 수학자들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매일신문, ETOOS

수학자들의 난제 해결을 돕고, 심지어는 ‘천사의 눈물로 만들어 오답을 쓸 수가 없다’는 말까지 이어졌다.

대부분의 교실이 전자칠판으로 바뀐 상황에서 분필이 주는 특유의 필기감이 창의적인 생각을 활발하게 한다고도 전했다.

이렇게 극찬한 하고로모 분필은 사실 일본에서 시작했지만, 이제 당당하게 ‘Made in Korea’를 달고 나가는 명품 분필이다.

중앙일보

학원에서 일하던 신형석 강사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일본에 답사를 떠나 우연히 형형색색의 분필을 발견한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3색에 불과했던 분필에 진부함을 느꼈던 그는 분필을 얻어 본인이 직접 사용해봤다고 한다.

부드러운 필기감에 잘 부러지지 않는 견고함과 함께 여러 색깔이 있어 아이들의 수업 집중도가 높아짐을 경험한다. 여기에 메가스터디 신승범 강사의 조언에 힘을 얻어 업체에 연락해 정식으로 수입을 건의한다.

마침내 2009년 세종몰을 창업한 신형석 씨는 나고야 공장에서 하고로모 분필을 직수입해온다. 당시는 인터넷 강의가 이제 막 붐을 일으키던 시기로, 소위 1타 강사 신승범 수학 강사와 설민석 한국사 강사의 극찬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2015년 일본에서 급한 호출을 받는다. 하고로모 와타나베 사장의 위암 증세가 위중해 더 이상 수입이 어려워진 상황에 이른 것이다.

그러자 그는 와타나베 사장에게 “기계를 한국에 가져가서 직접 생산하겠다”고 부탁한다.

Youtube@크랩 KLAB
뉴스1

하고로모의 명맥을 잇기 위해 이름 자체는 그대로 쓰는 것에 합의 후, 회사를 인수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컨테이너 16대 분량의 크고 낡은 기계를 완전히 해체하고 재조립해야 했는데, 기계가 사용하는 전압이 110V였기에 사실상 개조에 가까웠다.

심지어는 공장부지도 새로 정하고 사들여야 했는데, 이 모든 과정을 초기 사업 자본금 8억 원 내에 해결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 모든 난관을 헤치고 결국 2016년 포천에서 하고로모 분필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분필을 생산하는 일은 그야말로 장인정신이 필요했다. 반죽과 숙성, 건조와 코팅까지 손 가는 일 투성이었지만, 신 씨의 신념은 확고했다.

그는 “시대가 변하면서 불가항력으로 사라지는 것들이 있는데, 최상품이 가장 마지막에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진심은 결국 해외에서도 알아줄 만큼 유명해졌고, 미국과 유럽 등 수많은 대학에서 그의 분필을 사들이고 있다. 혹자는 “한국에 가면 가장 먼저 하고로모 분필을 사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한편 허준이 교수는 지난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기초과학 분야 강화’를 위해 신설한 삼성호암상 ‘물리·수학’상의 최초 수상자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3
+1
5
+1
3
+1
1

랭킹 뉴스

실시간 급상승 뉴스 베스트 클릭

6 전체 댓글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