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가 곧 돈으로 직결되는 유튜브에서 몇몇 유튜버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자 혐오와 폭력적인 요소가 다분한 콘텐츠를 올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최근엔 자극적인 것 대신 시청할수록 편안한 마음이 드는 무해한 콘텐츠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콘텐츠로 살림이 꼽히는데요. 어느 누구나 청소와 빨래는 일상 속에서 당연한 듯 실천하고 있죠. 그럼에도 국내 살림 유튜버들은 어떤 특별함을 가졌기에 한국을 넘어 전 세계 구독자들이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요? 이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이 영상이 올라가 있는 하미마미 채널에는 그녀가 요리하거나 주방과 욕실을 청소하는 과정을 담은 집안 정리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82만명에 달하는 사람이 그녀가 살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요. 유튜브 빅데이터 분석 사이트 IMR에 따르면 하미마미 채널의 구독자 수는 최근 1년 사이에 55만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라디오 진행자는 “아이가 정말 비싼 과자를 사 먹을 수 있게 됐네요”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죠. 유튜버들의 인기 순위와 예상 수익 등을 분석하는 사이트인 녹스인플루언서에 따르면, 하미마미의 유튜브 월 수익은 최소 900만원 안팎으로 점쳐집니다.








서울 소재 대학의 한 심리학과 교수는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것”이라며 “청소를 통해 코로나블루를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이 늘면서 자연스레 살림 콘텐츠들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외 한 대중문화평론가는 “살림과 같은 일상 소재는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재라 어필할 수 있는 구독자층이 폭넓은 측면이 있다”라고 밝혔는데요. 실제로 대부분의 국내 살림 유튜버들은 다양한 외국어 자막을 제공하고 있으며, 댓글 창에선 한국어를 포함해 영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 각국의 언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해외 언론에서도 국내 살림 유튜버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대해 비중 있게 다뤘는데요. 지난 2월 뉴욕타임스는 ‘집 순이의 지혜’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는데요. 해당 기사는 한국의 살림유튜버에 대해 언급하며 “한국 유튜버들이 집 안을 청소하고 가꾸면서 느끼는 자연스러운 기쁨을 주제로 영상을 올리고 있다”라며 “코로나 19 이후 이들은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청소 콘텐츠에 관한 다른 기사에서도 “그간 집 안 청소가 지루하고 힘든 일로 조롱받아왔었다면, 살림 관련 인플루언서는 그간 가정주부가 줄곧 해온 일을 존경받을 만한 숙련된 노동으로 재구성한다”고 추켜세운 바 있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짚은대로 살림 콘텐츠는 이를 제작하는 유튜버 본인에게도 집안일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효과도 있는데요. 25만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보유한 살림유튜버 꿀주부는 “살림에 관한 영상을 만들면서 나조차도 별거 아니라고 여겼던 청소하고 밥 차리는 일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보다 앞서 살림에 관한 콘텐츠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끈 인물도 있는데요. 미국 워싱턴 주에 거주하는 57세 유튜버 케니입니다. 그는 ‘아빠 이건 어떻게 해요’라는 유튜브를 운영 중인데요. 변기가 막혔을 때 대처법, 휴지걸이 교체법, 잔디 깎는 법 등 집안일 및 생활정보와 관련된 다양한 소재가 올라와 있습니다.

특별한 편집 기술이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전 세계 구독자들은 케니의 영상에 열띤 반응을 보입니다. 현재 케니가 운영하는 채널은 351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는데요. 구독자들은 “케니 덕분에 변기 시트를 교체할 수 있었다”, “정수기 필터를 혼자서도 교체할 수 있다니!”, “앞으로도 계속해서 영상 올려줬으면 좋겠다”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대리만족과 안정감을 불러일으켜 자극적 요소 하나 없이 인기를 끌고 있는 살림 유튜버들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잠들기 전 불안감에 시달리고 마음이 힘들다면, 오늘은 살림 유튜버들의 영상 한 편을 시청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