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비싼 휴게소 음식
시중 1.5~2배 차이 나기도
높은 가격,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방송에 등장한 메뉴들은 실제 휴게소에서도 판매 중이다. / instagram@sbsnow_insta

매년 설날 연휴가 찾아오면 고속도로는 고향을 찾는 차들로 붐빕니다. 긴 이동 시간에 지친 귀성객들은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곤 하죠. 최근에는 백종원 더본 코리아 대표가 진행하는 방송 <맛남의 광장>의 영향으로 휴게소가 하나의 맛집 명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유난히 휴게소에서 먹는 음식은 맛있게 느껴지지만 가격 면에서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데요. 실제로 휴게소에서 판매되고 있는 음식들은 시중보다 가격이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 2,000원짜리 핫도그, 휴게소에선 2배?

출출함을 달래주는 간식 핫도그 역시 휴게소에선 높은 가격대를 자랑합니다. 평균적으로 3,500~4,000원 대인데요. 가격 비교를 위해 핫도그 프랜차이즈와 지역 시장, 편의점과의 가격을 비교해보았습니다. 프랜차이즈에선 평균 1,500~2,000원, 시장에선 1,000원에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휴게소와 마찬가지로 핫도그를 튀겨 바로 먹을 수 있는 곳들이죠. 이외에 따로 조리가 필요한 편의점 핫도그는 1,600~2,400원까지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전국 고속도로 위의 휴게 시설은 휴게소가 유일하다.

◎ 가격 비교 불가능, 독점 체재

시중에선 저렴하게 사 먹을 수 있는 핫도그가 휴게소에서 이렇게 비싸게 팔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바로 휴게소의 입지입니다. 대부분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고객을 독점할 수 있도록 위치해있습니다. 고속도로 위에선 휴게소 이외의 편의 시설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고 선택지는 다음 휴게소 밖에 없다는 것이죠.

고속도로 휴게소 수수료율 / global economic

◎ 백화점보다도 높은 수수료율

휴게소 음식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건 바로 높은 수수료율입니다.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까지 수수료를 내고 있었는데요. 고속도로 휴게소 1천7백여 개 입점 업체 중 특히 식음료 매장의 평균 수수료는 4~50%로 매우 높았습니다.

이는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대형 백화점, 쇼핑센터보다도 높은 수수료율입니다. 상인들 입장에선 높은 가격에 음식을 팔더라도 수수료로 절반가량이 되는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죠. 한국도로공사 측에선 수수료율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개입할 순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도로공사 직영으로 운영되는 휴게소는 하남 드림(만남의 광장), 문막, 문경 휴게소다.

◎ 국유 사업? 직영 휴게소 3곳뿐

수수료율이 상, 하한 없이 조절될 수 있는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선 휴게소 운영 방식에 주목해야 합니다. 전국의 휴게소 부지는 국가가 소유하지만 운영방식이 제각각인데요. 수수료율 역시 휴게소마다 달라 같은 음식을 팔더라도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보통 휴게소 사업을 국유 사업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도로공사에서 직접 지어 운영하는 직영 휴게소는 전국에 단 3곳뿐이죠.

코오롱 건설이 개발, 운영한 덕평 자연 휴게소는 굳건히 휴게소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다. / newdaily

이외에 도로공사가 직접 짓고 운영은 개별 기업이 맡는 임대 휴게소, 민간이 짓고 운영하다 일정 기간 뒤 국가에 반납하는 민자 휴게소가 있습니다. 임대 휴게소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죠. 도로공사에서 입찰을 통해 민간 기업에 운영권을 주는 대신 임대료를 받는 구조입니다. 전체 매출액의 평균 14.7% 정도를 임대료로 받고 있죠.

기업 측에선 운영권을 확보하면 휴게소 내 입점 업체를 모집하거나 직접 매장을 운영하는데요. 최근 소폭 하락한 수수료율은 기업 측에서 직영 매장 비율을 늘린 결과라고 합니다. 하지만 직영 매장으로 전환하는 비율이 높아질수록 소상공인이 설자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풀무원은 10년간 운영해온 가평 휴게소 재계약권을 따내지 못했다.

◎ CJ, SPC… 대기업도 노리는 휴게소 사업

기존 중소업체에서 주로 운영을 맡았던 이 사업은 CJ, 풀무원 등 대기업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높은 마진율은 물론 식품 업체 입장에선 자사 브랜드를 입점시켜 운영할 수 있어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작년 풀무원이 쥐고 있던 전국 매출 2위 가평 휴게소의 운영권을 SPC 삼립이 가져가 화제였습니다.

SPC 삼립은 가평 휴게소 내에 자사 브랜드를 입점시켜 함께 운영하고 있다.

SPC 삼립에선 전주, 김천 등 총 5개의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운영 경험을 살려 베스킨 라빈스, 파스쿠찌 등 자사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고 편의시설을 리모델링하며 4년 내 매출 1,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죠. 지역 특산품을 살리는 방향이 아닌 프랜차이즈 매장으로 획일화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음식의 높은 가격과 위생 문제 등은 정치권에서도 지적이 되었던 점입니다. 휴게소 운영 방식과 수수료율 책정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지만 공사 측에선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한편에선 휴게소 운영을 모두 공사 직영으로 바꾸는 것이 관리에 있어 정답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죠. 앞으로도 휴게소 운영권을 둔 논쟁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