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크고 날씨가 건조해지는 계절이 오면 신체 부위 중 가장 괴로운 곳은 피부입니다. 일반인들은 건조한 대기로 인해 피부에서 수분이 빠져나가 나타나는 증상인 피부 건조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아토피 환자들은 가려워지는 피부에 밤잠을 설치죠. 사람들은 이러한 증상때문에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수분 크림을 사용합니다. 오늘은 촉촉한 수분크림으로 유명한 화장품 업체를 소개해 드릴 텐데요. 약국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이 됐다고 합니다. 흰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화장품을 골라주는 것이 전통이라는 이 회사는 어딜까요?

키엘의 탄생


오늘 소개해드릴 기업은 국내에서 수분 크림으로 유명한 ‘키엘’입니다. 키엘은 1851년, 콜롬비아 약대를 졸업한 존 키엘이 뉴욕 맨해튼 3번 대로에 약국을 차린 것에서 그 역사가 시작되죠. 그는 흰 가운을 입고 약대에서 축적한 지식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연고, 의약용 토너, 진정제 등 다양한 제품을 직접 만들어 판매했습니다.

키엘은 고객 개개인에게 세심한 배려를 기울여, 사용하는 제품들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진짜 약사가 가운을 입고 제공하는 서비스에 감동받은 손님들에 의해 신뢰가 생기고 입소문이 나며 가게가 번창합니다. 이때 만들어진 ‘하얀 가운’ 서비스는 키엘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모습이 됐죠.

키엘의 후계자


1921년 존 키엘은 회사에서 물러나는데요. 이때 ‘키엘’을 인수한 사람은 1910년 존 키엘의 제자로 들어간 어빙 모스였습니다. 천연 허브를 공부한 그는 키엘을 발전시켰는데요. 그는 1920년, 소비자들이 제품 구입에 앞서 자신의 피부 타입과 잘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샘플링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키엘의 경영철학 중 하나인 ‘사용한 뒤 구매하세요(Try before you buy)’는 이때 만들어진 것으로 제품의 신뢰도를 증가시켰고,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죠.

그는 뒤이어 ‘정보 제공 패키징’을 시작하는데요. 고객들은 제품의 설명과 사용된 성분을 자세히 표기한 라벨을 붙여 놓은 것을 보며 쉽게 자신에게 맞는 화장품을 고를 수 있었죠. 샘플링 서비스와 정보 제공 패키징으로 명성을 쌓아나간 키엘은 어느새 뉴욕의 대표적인 뷰티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됩니다.

미스터 본의 탄생


1961년에는 어빙 모스가 물러나고 아들인 아론 모스가 그 뒤를 잇습니다. 콜롬비아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그는 최초의 페니실린 제조업체이자 단독 공급업체인 제약회사 ‘모스 연구소’를 창설해 제약 분야에 업적을 남긴 인물입니다. 아버지로부터 전문지식, 전통, 경영철학 등을 물려받은 아론은 기존의 뷰티 제품에 자연 성분을 사용한 핸드메이드 상품을 추가적으로 개발하고 판매하기 시작했죠. 이 외에도 방사선 노출로 인한 화상환자 치료 목적의 특수 알로에 베라 크림, 최초의 불소 치료제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아론은 제품 개발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키엘을 발전시켰는데요. 그는 치료제들이 어떻게 건강을 개선하는지 고객에게 설명하기 위해 ‘미스터 본’이라는 해골 모형을 매장에 전시합니다. ‘미스터 본’은 매장에 들어온 고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키엘의 마스코트로 자리 잡게 되죠. ‘미스터 본’이 유명해지며 키엘은 더 많은 손님에게 물건을 팔 수 있었습니다.

뒤이어 키엘의 약국 이미지를 살려 기존의 샘플링 서비스를 발전시킨 ‘시그니처 샘플링 프로그램’을 만듭니다. 약사가 약을 만들듯, 매장 뒤편에서 여러 가지 제품을 즉석으로 혼합하여 조그마한 병에 넣어 시험 화장품을 주는 방식으로 많은 고객에게 사랑받죠.

또한 아론은 화장품을 여성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남성들도 이용할 수 있음을 알렸습니다. 그는 경주용 스포츠카와 바이크를 운전하는 취미가 있었는데요. 어느 날, 매장에 자신의 컬렉션을 진열하여 남성 고객을 끌어모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생각을 실행에 옮긴 아론은 람보르기니와 바이크 컬렉션을 매장에 진열했죠. 여성들의 선물을 사기 위해 키엘을 방문한 남성 손님들이 컬렉션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아론은 그들을 공략하며 큰 성공을 거둡니다. 그는 화장품 산업계 최초로 남성 고객의 피부와 헤어 케어 필요성을 이해하고 접목시키며 키엘을 발전시켰죠.

이처럼 화장품 기업인 ‘키엘’은 존 키엘에 의해 만들어지고 모스 가족에 의해 발전하고 성장했습니다. ‘시그니처 샘플링 프로그램’, ‘정보 제공 패키지’ 등으로 고객의 신뢰를 얻고, 최소한의 방부제만을 사용하여 건강한 화장품을 만들어 사랑받고 있는데요. 이뿐만이 아니라 제품 용기에 투자하지 않고, 단순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만을 사용하거나, 공병 수거 행사를 하는 등의 여러가지 캠페인을 진행하는 친환경 기업이죠.

국내에서는 1999년 신세계 이명희 회장이 판권을 사서 키엘을 처음 선보였으나, 미국보다 2배 높은 비싼 가격정책으로 외면받았습니다. 하지만 2000년에 1억여 달러에 로레알이 키엘을 인수하면서, 국내 가격을 미국 수준으로 낮추고 백화점 중심으로 영업을 하며 1~2위를 다투는 브랜드로 성장하죠. 대표 상품인 울트라 훼이셜 크림으로 9년 연속 수분 크림 판매량 1위를 지키며 국민 화장품 타이틀을 얻은 키엘이 다음에는 어떤 상품으로 소비자를 만족시켜 줄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