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오른쪽 바뀌는 초상의 위치
최초의 지폐는 인물 초상이 어디에 있었을까
지폐의 인물 초상 위치가 바뀐 이유
대한민국 지폐의 대표 모델은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도 진화하고 있는데요. 과거 선사시대 물물교환에서부터 모바일 기기 결제 서비스까지 다양한 형태로 변화해 왔습니다. 과거 주조화폐가 널리 사용되는 시기, 다량으로 거래하는 상황이면 높은 생산 비용과 무게라는 당시 화폐의 단점이 문제 되었는데요. 이에 비해 종이 지폐는 가볍고 저렴하다는 장점으로 인해 주조화폐를 대체하고 전 세계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왔습니다.

1,000여 년 전에 송나라에서 첫 지폐가 사용된 이후부터 지폐는 그 재료와 형태가 꾸준히 변해왔습니다. 최초의 지폐는 동물 가죽을 건조하여 그 위에 작성하여 사용되었다고 하며, 이후 종이의 발명으로 등장한 다양한 형태의 지폐들이 세상에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지폐의 디자인 변화에 민심부터 미신까지 다양한 역사적 사실들이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가요? 지폐가 계속 바뀌어야 했던 흥미로운 사실들을 한번 알아보았습니다.

악수는 오른손으로만 하는 문화 (베한타임즈/tvn미생)

◎왼쪽…오른쪽… 바뀌는 초상의 위치

역사적으로 동ㆍ서양을 막론하고 왼쪽은 불길함을 대표하는 상징이었습니다. 서양에서는 왼손으로 악수하는 사람을 ‘뒤에 칼을 숨기고 있는 자’라고 표현했으며 극작에서 나오는 배신을 하는 캐릭터는 대부분 왼손을 사용했습니다. 동양에서는 좌천이라는 말의 해석을 통해 왼쪽이 부정적인 의미로 표현되어 온 것을 알 수 있으며 직급을 표현할 때에도 좌의정보다 우의정이 더 높은 직급을 가지는 체계를 만들었습니다.

우측에 위치한 인물초상

이러한 의식 때문인지, 지폐에 사용되는 인물 초상은 오른쪽에 배치된 것이 일반적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싱가포르, 인도 등 많은 나라의 지폐가 우측에 인물 초상을 배치해 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와 반대로 좌측, 중앙에 인물 초상이 위치한 국가들도 존재합니다. 미국의 경우 인물의 초상을 중앙에 위치하는 것이 달러 지폐의 특징입니다.

◎최초의 지폐는 인물 초상이 어디에 있었나

한국은행 창립 이후 발행된 우리나라 지폐의 인물 초상 위치에도 여러 번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최초로 한국은행에서 발행되었던 한국은행권인 천 원권은 초록색과 빨간색의 인장을 사용한 권위 있는 형태를 만들어 내었으며 이승만 대통령의 초상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 이후 1954년 처음으로 발행된 신 백환권까지 있었는데요.

이때 발행되었던 지폐들은 특이하게도 좌측에 이승만 대통령의 초상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이후 3년 동안 지폐 디자인은 확정되지 못한 채, 인물 초상의 위치는 지속해서 변경됩니다. 첫 지폐 발행 후, 불과 2년 뒤인 1956년 발행된 오백환권부터는 위치가 중앙으로 바뀌게 되었으며 1년 뒤인 1957년부터 발행된 모든 지폐의 인물 초상은 우측으로 이동하게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폐의 인물 초상 위치가 바뀐 이유는?

최초 발행되었던 지폐들은 이승만 대통령의 초상이 좌측에 배치된 채 사용되었는데요. 불과 2년 만에 좌측에서 중앙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 화폐 전문가들은 당시 냉전의 대립 구도 하에서 좌경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짐작하고 있으며 왼쪽에 대한 미신적인 부분 또한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폐를 훼손하는 행위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

중앙으로 위치가 변경된 오백환 지폐가 발행된 지 1년 뒤에 다시 인물초상이 우측으로 배치되는데요. 이렇게 중앙에서 우측으로 재배치된 배경에는 “지폐를 반으로 접을 경우, 이승만 대통령의 얼굴이 반으로 접히게 되는데 이러한 훼손은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이다”라고 의견을 표출한 일부의 문제 제기가 반영된 결과라고 합니다.

◎대한민국 지폐의 대표 모델은

초기 대한민국에서 사용되던 이승만 대통령 초상이 4ㆍ19혁명으로 시작되고 정권 붕괴로 마무리된 이승만 정권과 함께 사라지고 새로이 세종대왕의 인물 초상이 화폐 도안의 대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1960년부터 약 60년 가까이의 긴 시간을 6번의 수정을 통해 재탄생하여 대한민국 지폐의 대표 인물 초상으로 현재에는 만 원권 지폐에서 꾸준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세종대왕의 초상은 과거 세종대왕의 초상보다 하관의 턱수염이 가로로 넓어지고 눈꼬리를 조금 줄였으며, 시선을 정면 응시하는 모습으로 채택하여 과거 아래를 내려다보는 듯한 위압적이고 권위 있는 모습을 탈피하려 했으며 전체적으로 다듬어져 과거의 인물 초상보다 자연스러운 인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외에 지폐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는 더욱 다양한데요. 스위스의 지폐는 세로로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지폐를 주고받을 때 세로로 주고받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디자인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다른 국가 지폐에도 각자만의 개성이 담긴 스토리가 있는데요. 앞으로도 다양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게 될 지폐의 모습에서 이처럼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들을 계속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