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베트남, 국내 기업 몰려
‘젊은 베트남’의 청년들 사이에서
꿈의 직장으로 소문난 이 기업은?

최근 중국이 아닌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추세를 보이는 기업들. / asiatoday

최근 많은 기업, 사업가들이 ‘기회의 땅’이라 부르며 너도나도 진출하는 국가가 있습니다. 고령화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35세 미만의 젊은 청년들인 베트남인데요. 과거 기업들의 생산기지 정도에 머물렀던 베트남은 거대한 내수시장 덕분에 매력적인 소비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죠. 이렇게 글로벌 기업들이 눈여겨보고 있는 베트남 청년들 사이에서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국내 기업, 삼성전기 베트남 법인입니다.

삼성전기 베트남 법인 / etnews

◎ 삼성전기가 베트남에서 ‘꿈의 직장’인 이유

삼성전기 베트남 법인은 2013년 설립된 삼성전기의 유일한 복합 법인입니다. 일반적으로 본사에선 개발을, 해외 법인에서는 제조를 맡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에선 베트남 엔지니어가 초기 단계부터 개발에 참여해 두 분야의 간극을 줄여 전략적으로 운영하고 있죠. 카메라 모듈과 인쇄회로 기판(PCB)을 생산하는 삼성전기 베트남 법인(이하 SEMV) 이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이유는 다양한 복리 후생과 높은 급여 때문입니다.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SEMV의 대졸 초임은 현지 기업보다 10~15%가량 많은 1,100만 동, 한화로 약 55만 원이라고 합니다.

기숙사(좌)와 시간대별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도 제공된다.
기숙사 내에 구비된 다양한 시설들 / 삼성전기 blog

삼성전기 측에서 공개한 베트남 법인의 복리 후생은 다양했습니다. 하노이 시내에서 1시간가량의 거리에 위치한 기숙사가 그 첫 번째였는데요. 과일까지 판매하고 있는 편의점은 물론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노래방, PC 방, 피트니스센터까지 기숙사 내에 모두 구비되어 있습니다. 공장동 입구에 위치한 복지동 역시 사내 병원, 탁구장, 편의점 등의 각종 시설이 갖춰져 있었죠.

삼성전기에서 공개한 베트남 법인의 구내식당 / 삼성전기 blog

화려한 구내 식단으로 유명한 삼성답게 이곳 식당에서는 아침, 점심, 저녁 매끼 6개의 메뉴가 제공됩니다. 베트남 전통 메뉴 5가지와 라면 등을 포함한 한식으로 한국인, 베트남 직원 모두가 만족하며 식사를 할 수 있죠. 이외에도 식사에 다양한 소스를 곁들이는 베트남의 식문화를 반영해 피시소스, 칠리소스 등 다양한 소스가 갖춰져 있습니다. 물론 한국인을 위한 고추장도 있다고 해요. 식사 이후에도 생과일, 젤리, 과일 주스 등 다양한 디저트를 즐길 수 있습니다.

임산부 휴식을 위한 마미 룸, 수유실 및 유축실도 구비되어 있다고 한다, / 삼성전기 blog

베트남은 전통적으로 모성보호 제도가 잘 되어 있는 국가입니다. SEMV의 여성 직원 중 임신을 했다면 마미 룸에서 간단히 휴식과 다과로 체력 보충을 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 노동 신문의 보도에서 실제 SEMV 직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그녀는 임신 이후 건강을 고려해 업무를 조정할 수 있었고 일주일에 두 번 특별식이 제공되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출산 두 달 전부터 휴가를 사용했고 그동안 월급의 70%가 지급되었다고 했죠.

GSAT 응시를 위해 줄 서있는 응시자들

◎ 삼성이 유일, 대규모 신입 공개 채용

삼성전기의 높은 연봉과 복지 혜택이 알려지며 베트남 청년들 사이에선 GSAT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작년 4월, 삼성전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에는 1만 5천여 명의 지원자들이 지원, 그중 서류 통과한 3,000여 명이 GSAT에 응시했죠. 한국과 비슷하게 수리 논리, 추리 논리, 시각적 사고 3개 평가 영역으로 구성되는데요. 삼성 그룹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에서 현지, 외국 기업을 통틀어 이런 대규모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 시험은 삼성 GSAT이 유일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중국에서 인도, 베트남 등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있는 삼성은 지역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삼성은 베트남 GDP의 28%를 차지하며 놀라운 저력을 보였습니다. 베트남의 응우옌 쑤언 푹 총리는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개별 면담을 가졌는데요. 베트남에 삼성의 신기술이 다수 적용되는 반도체 생산 공장을 설립해달라고 요청하며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트남 총리실 측에서 삼성에 먼저 만남을 요청했다는 사실 역시 화제가 되었죠. 이 부회장 역시 투자한 여러 국가들 중 베트남처럼 기업의 제안을 청취해주는 나라가 많지 않다며 베트남에 대한 장기적 투자를 예고했습니다.

삼성 2인자로 알려진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부사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 일부 노동자 “무노조, 근무환경 개선 필요”

삼성은 국내에서도 높은 기술력과 생산성을 자랑하며 청년들 사이에서 ‘입사하고 싶은 기업’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일부는 삼성의 고속 성장 이면에는 노조 억압,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다고 지적했는데요. 얼마 전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을 포함한 삼성 그룹의 전, 현직원 26명이 조직적 노조 와해 및 고사에 가담해 유죄 판결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에 재계에선 삼성의 초대 회장인 고 이병철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노조는 안된다”라고 공언했던 일화를 언급하며 80년 넘게 이어진 삼성의 무노조 경영도 막을 내릴 것으로 예측했죠.

bbc, mk

BBC에선 일부 환경단체 및 시민단체가 베트남 삼성전자 공장 여성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과 인권 실태를 지적하며 작성한 보고서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보고서에선 국내에서도 문제로 제기됐었던 화학 물질에 대한 노출 가능성이 언급됐죠. 이에 삼성 측에선 임산부 근로자들의 부적절한 대우는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화학 물질로부터 안전하다고 덧붙였죠.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조사에 착수한 베트남 정부 측에서도 “문제 될 것이 없다”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노사 와해 문제로 사과문을 발표한 삼성, 노사정책에 변화가 생길까.

베트남뿐 아니라 국내 경제 성장에 삼성이 기여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수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꿈의 직장이라 부르며 삼성 입사 자체로 그들에게 ‘인생에서 이뤄낸 목표들 중 하나’로 여겨지는 현상이 그 근거죠. 글로벌한 기업으로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발표한 입장처럼 ‘건강한 노사 문화 정립’을 위해 노력하는 삼성을 기대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