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고시 합격자 발표 후
화제 된 최연소 합격자들
남다른 길 걸어왔던 그들의 근황은?

최연소 합격자는 물론 국가 고시 응시자들의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취업난이 이어지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과거 대입을 목표로 공부했던 고등학생들은 공무원 시험, 자격증 시험에 도전해 일찌감치 취업 준비를 시작하고 있죠. 남들처럼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응시자들의 연령대 자체가 낮아지고 있는데요.

올해 5급 공채 최연소 합격자들. 모두 97년생이다. / 법률저널

공무원 시험을 비롯한 국가고시에 합격하는 최연소 합격자들 역시 20대 초반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어린 나이에 이른 합격증을 거머쥔 이들에게는 관심이 집중되는데요. 발표 당시 모두를 놀라게 했던 최연소 합격자들의 근황은 어떤지 알아보았습니다.

18세, CPA 합격 당시 국내 정상급 회계 법인 두 곳에서 그에게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 최연소 공인회계사 → 최연소 대위 임관
초등학교를 4년 만에 졸업하고 검정고시와 독학사로 중, 고등학교, 대학 과정을 이수한 조만석 씨. 그는 18세에 최연소 공인회계사(CPA)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어려서부터 수학을 좋아했던 그는 15세까지 경영, 회계 관련 자격증만 17개를 취득했다고 알려졌는데요. 원하던 대학 진학에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노력의 결과, 최연소 공인회계사로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제27기 전문사관 임관식. /육군학생군사학교

합격 소식을 알린 3년 후 얼마 전 그는 또다시 ‘최연소’ 타이틀을 거머쥐었는데요. 지난달 29일, 전문 사관 과정을 통해 육군 최연소 대위로 임관했습니다. 전문 사관은 특별한 자격 요건이 있는 인력을 선발해 7주간의 교육 후 중위~대위로 임관시키는 장교 특별 채용 제도를 의미합니다. 재정 분야 전문 사관에 지원한 조만석 씨를 비롯한 이날 임관한 신임 장교들은 각 군 병과 별 보수교육 과정을 거쳐 일선 부대로 배치될 예정입니다.

최연소 의사 타이틀을 거머쥔 그녀는 현재 인턴 생활 중이다.

◎ 을지대 병원 인턴 생활 중인 최연소 의사
2012년 만 15세의 나이로 을지대 의예과에 입학한 최예진 씨는 96년생으로 현재 24세입니다. 중학교 중퇴 후 고입,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한 그녀는 작년 제82회 의사 국가고시에서 최연소 합격자로 이름을 올렸는데요. 어렸을 때 찾던 의원에서 만난 의사의 영향으로 의학도를 결심해 “환자와 소통하는 의사”를 꿈꾼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인턴과 전공의 과정을 통해 다양한 분야 경험 후 진로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혔는데요. 작년 3월부터 을지대 병원에서 인턴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사법고시 합격자들의 평균 수험 기간은 4년 9개월, 박지원 씨는 단 1년 4개월 만에 이뤄냈다. / 김앤장 법률 사무소

◎ 김앤장으로 향한 최연소 사시 합격자들
현재는 폐지된 사법 고시의 최연소 합격자들 중 유난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두 사람이 있습니다. 박지원 씨와 최규원 씨인데요.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 중 박지원 씨는 ‘벤츠 여검사 사건’을 보며 청렴을 지키는 법조인을 꿈꾸며 사법 고시 준비를 위해 휴학을 선택합니다. 신림 고시촌에서 독학으로 시험을 준비한 그녀는 당당히 2012년, 만 20세의 나이에 사법 고시에 합격했습니다. 사법 연수원 1년 유예를 선택해 학업에 전념해 2015년 서울대 경영학과 학사 학위를 취득했죠. 제45기 사법연수원 수료 후 현재는 김앤장 법률 사무소에서 조세 및 관세, 통상 분야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시 합격자 중 레전드로 불리는 최규원 씨 / 김앤장 법률 사무소

2년 만에 중학교 졸업 후 한국 과학 영재학교를 졸업한 최규원 씨. 그는 서울대 전기컴퓨터 공학부에서 한 학기 공부하다 자퇴했고 컬럼비아 대학 수학과에 입학했습니다. 다양한 전공을 공부하며 법학과의 연계성을 발견한 그는 법을 몰라 피해 보는 이들을 돕기 위해 귀국해 사법 고시에 도전하게 됩니다. 이후 공익 근무와 학업을 병행해 약 1년 만에 최연소 합격자에 이름을 올렸죠. 당시 21세라는 어린 나이와 함께 비전공자의 사시 합격 소식은 모두에게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는 제44기 사법연수원 수료 후 현재 김앤장 법률 사무소에서 기업 법무와 소송을 맡고 있습니다.

한 유튜브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instagram@gyuuunim

◎ “아직 준비 중..” 학교생활, 군 생활로 바쁜 이들
합격 소식을 전한 이후 평범하게 남은 학교생활과 군 생활로 바쁜 이들도 있습니다. 2019년 서울시 7급 공채 일반 행정직에 만 20세의 나이로 합격한 김규현 씨는 행정과는 거리가 먼 학과에 재학 중인데요. 그녀는 9급 공채 탈락 후 약 1년 5개월 만에 7급 공채에 합격했습니다. 경희대학교 연극 영화과에 재학 중인 그녀는 배우 못지않은 미모로 화제가 되기도 했죠. 김규현 씨는 합격 이후 학업, 여행 등과 함께 알찬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당시 행정직, 기술직 최연소 합격자가 모두 이공계 출신이었다. / newsis, 법률 저널

2018년 5급 공채 행정직 최연소 합격자 신재훈 씨는 이공계 출신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대구일과학고 졸업 후 행정 고시를 위해 카이스트, 포항공대를 포기했는데요. 막연한 동경과 성적만으로 과학고에 진학했다는 그는 연구자의 길이 적성과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고 이후 행정고시 준비를 위해 고려대를 선택했습니다. 합격 이후 한 인터뷰에서 그는 “행정안전부나 국세청에서 일하고 싶다”라는 뜻을 밝혔는데요. 작년 육군 제50사단 훈련소 입소 후 현재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녀의 꿈은 외교관이었다. / 법률 저널, 연세대학교

2018년 외교관 후보자 선발 시험의 최연소 합격자는 96년생 송은지 씨입니다. 당시 민족 사관 고등학교 졸 업 후 연세대 국제대학(UIC) 국제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었는데요.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외교관 준비를 위해 외교관 후보자 선발 시험을 치르기 위한 조건을 갖추는데 주력했습니다. 중국어는 물론 한국사 자격증까지 취득했고 신림에서 자취하며 수험 생활을 이어갔죠. 꾸준히 공부하는 외교관을 꿈꿨던 그녀는 합격 후 현재 국립외교원에서 실무를 위한 교육을 받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각자의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청년들 / hankyung

최연소 타이틀을 거머쥔 합격자들의 근황을 살펴보았는데요. 각자의 분야는 물론, 관심 있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활약하고 있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대학 진학, 취업 등 남들이 가지 않는 루트를 선택하는 데에 큰 용기를 낸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반면,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들이 단순히 취업을 위해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요즘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많은데요. 개개인이 가진 역량과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