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맨 강성범, 수많은 사업 실패 딛고 안정적 생활 꾸려
서울, 제천 오가며 조용한 일상 즐기는 김다래
안어벙 안상태, 단편영화 제작, 강연, 등 다양한 활동

지금은 화제성도, 시청률도 예전 같지 않지만, 2000년대 중반까지 ‘개그콘서트’는 새로운 스타 희극인의 산실이었습니다. 눈 깜짝할 새 지나가는 주말을 마무리하는 루틴으로 개콘 시청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았고, 출연 개그맨들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수많은 유행어를 만들어냈죠. 이들 중 몇몇은 여전히 활발한 방송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더 이상 소식을 알기 어려워 아쉬운 경우도 있는데요. 오늘은 그때 그 개콘 주역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근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지하철 노선이 전부 머릿속에, 수다맨 강성범

가슴에 S자 대신 큰 입이 그려진 슈퍼맨 복장으로 등장해 속사포처럼 지하철 노선을 외던 ‘수다맨’, 다들 기억하시나요? 2001년 4월부터 2002년 9월까지 약 1년 반 동안 진행된 이 코너는 곤란한 상황에 놓인 김지혜 씨가 “도와줘요 수다맨!”하고 외치면 강성범 씨가 나타나 해결책을 읊어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수다맨 강성범 씨의 랩처럼 빠른 대사가 늘 화제가 되었죠. 각종 잡다한 정보를 외워 줄줄 읊는 능력 때문에 암기 비법을 묻는 수험생, 학부모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을 정도였죠.

강성범 씨는 수다맨뿐 아니라 ‘봉숭아 학당’ 속 연변총각 캐릭터로도 사랑을 받았지만 소속사와 KBS 간 마찰로 개그 콘서트를 떠납니다. 이후 SBS의 ‘웃음을 찾는 사람들’로 돌아와 ‘형님 뉴스’ 코너에서 시원한 사회 풍자로 다시금 주목을 받았죠. 그러나 웃찾사를 비롯한 개그 프로그램 전반의 인기 하락과 함께 강성범 씨에 대한 관심도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지난해 강성범 씨는 ‘아침마당’에 출연해 자신의 근황을 전했습니다. “사업을 많이 했고 또 많이 말아먹었다”는 그는 순댓국 사업, 청담동 포장마차 사업, 개그바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의 쓴맛을 봤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근 차린 보드게임방은 잘 되고 있고, 여유도 꽤 생긴 편이라고요. 또 ‘두시 탈출 컬투쇼’에 출연한 지상렬 씨는 “강성범 씨가 자동차에 기름 5천 원 넣고 다니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70평 아파트에 살 정도로 아주 잘 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하기도 했죠.

한편 강성범 씨는 올 5월 개그 콘서트 1000회 특집에 특별출연했는데요. 송병철 씨가 지하철 9호선 노선을 불러달라고 요청하자 “17년 전에는 9호선이 없었다. 나이 들어 이제 외우기도 힘들다”고 답해 방청객들을 폭소케 했습니다.

◎ 나 이뻐? 내 거야! 사랑해! 우비 소녀 김다래

박준형, 권진영, 김다래 씨가 노란 우비를 입고 등장해 특정 물건을 가지고 말장난을 하며 웃음을 유도했던 ‘우비 삼 남매’는 귀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우리의 이름은~ 우비 삼 남매. 우와~”, “우리의 개그는 죽도록 맞는 개그” 등 다양한 대사가 유행어로 등극했죠. 특히 김다래 씨는 노란 우비가 잘 어울리는 작은 체구, 동글동글한 이목구비로 모두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는데요. “나 이뻐?” “내 거야!” ” 사랑해!” 하는 애교스러운 대사도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연기자들 본인은 ‘우비 삼 남매’를 하며 갈등과 고충이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권진영, 김다래 씨가 토크쇼에 출연해 이야기한 바에 따르면 리더 격인 박준형 씨가 김다래 씨를 편애하는 바람에 권진영, 김다래 씨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데요. 박준형 씨와 김다래 씨가 라디오 진행을 함께 맡으면서 더욱 친해지자 박준형 씨의 부인, 당시에는 연인이었던 김지혜 씨가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인간관계에서의 고충 때문인지, ‘우비 삼 남매’가 막을 내린 후 김다래 씨는 일본으로 떠납니다. 여행과 공부 목적이었지만 우연한 길거리 캐스팅으로 잠시 방송 활동을 하기도 했죠. 일이 잘 풀리려나 하는 기대도 잠시, 학생비자로 경제활동을 하는 바람에 불법 체류자가 되어 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못 잘 정도로 우울감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귀국한 뒤 트로트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던 김다래 씨는 현재 서울과 제천을 오가며 지내고 있는데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시골 부모님 댁에서 토마토 따고, 딸기 따고, 봉숭아 물 들이며 조용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 빠져~봅시다! 안어벙 안상태

촌스러운 헤어스타일, 오묘한 표정과 어눌한 말투의 ‘안어벙’ 캐릭터 역시 개콘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깜빡 홈쇼핑(이후 마데 홈쇼핑으로 코너명 변경)’에서 어벙한 매력의 쇼 호스트로 열연한 안상태 씨는 “빠져~ 봅시다!”라는 유행으로 스타가 되었죠. 상품에 적힌 원산지 표시 ‘메이드 인’을 ‘마데 인’이라고 읽는 것도 웃음 포인트였습니다.

깜빡 홈쇼핑 이후 ‘내 이름은 안상순’, ‘굳세어라 안사장’, ‘수출용 개그’, ‘어색 극단’ 등의 코너에 출연한 그는 2008년 ‘뜬금 뉴스’에 안상태 특파원으로 등장하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습니다. 중계를 하다 갑자기 변을 당하고는 “나안 ~할 뿐이고!” 하며 불안하고 겁에 질린 마음을 드러내는 패턴이 재미있다는 반응을 이끌어냈죠. 뜬금 뉴스가 막을 내린 후에는 ‘봉숭아 학당’에서 겁쟁이 기자 역을 이어갔습니다.

안상태 씨는 최근 단편영화 제작, 공연, 강연 등을 하며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다수의 단편영화를 제작해 유튜브 채널 ‘안상태의 안톰비트’에 올리고 있고, 소프트웨어 저작권 교육 프로그램 전속 강사로 12년째 활동 중이죠. “재밌게 할 수 있는 것을 계속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즐겁다”는 안상태 씨, 어쩐지 안어벙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보다 더 행복해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