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달’ 채시라 동생 역으로 눈도장
터프가이 이미지로 빠르게 스타급 반열 올라
피트니스 사업 실패로 10억 빚져
방송, 행사 가리지 않고 일하며 빚 청산 노력

“월급으로는 큰돈 못 번다.”, “부자가 되려면 투자와 사업이 필수다.” 이런 말, 자주 들어보셨을 겁니다. 물론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이야기지만, 큰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일에는 반드시 큰 리스크가 따라붙게 마련이죠. 사업을 하다 차곡차곡 모아온 저축을 잃고 빚까지 지게 되는 경우도 적지는 않습니다.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도 예외는 아닙니다. ‘터프가이 의리남’ 이미지로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배우 이훈 씨도 야심 차게 시작한 헬스장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몇십억 대 빚을 지게 되었는데요. 과연 그를 이렇게 힘들게 만든 사업 아이템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훈 씨는 그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94년 ‘청년 내각’으로 데뷔 후 터프가이 이미지로 인기

이훈 씨는 1994년 MBC 특채 탤런트로 들어와 시사 코미디 ‘청년 내각’으로 데뷔합니다. 이후 드라마 ‘서울의 달’에서 영숙(채시라 분)의 동생 인근 역할로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찍은 그는 종합병원, 꿈의 궁전, 서울 탱고 등 다수의 드라마에 연달아 출연하며 큰 부침 없이 주연배우급으로 성장했죠.

서울의 달 시절에는 풋풋하고 어린 이미지였던 이훈 씨지만, 시간이 갈수록 의리를 중시하는 터프가이 느낌이 강해졌는데요.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쉽게 서운해하는 ‘삐돌이’로서의 면모도 보여주어 시청자들을 웃기곤 했습니다.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오면 환영회를 해주겠다’고 약속했던 유재석, 정준하 씨가 정작 휴가를 나오자 자기들끼리 놀기 바쁜 모습을 보고 마음이 상해 다시는 무한도전을 보지 않았다는 일화를 풀어놓기도 했죠.

◎ 편의점 같은 피트니스클럽 꿈꿨지만…

명실 상부한 스타로 성장한 그가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5년의 일입니다. ‘서울의 달’에서 무술감독을 맡은 인연으로 돈독한 친분을 쌓아온 정두홍 씨와 동업을 시작한 것이죠. 두 사람은 도산 대로에 체육관 겸 피트니스센터 ‘더블 에이치’를 오픈했는데요. 3 년 뒤인 2008년 이훈 씨는 독립해서 혼자만의 사업체를 꾸리게 됩니다. 편의점처럼 동네마다 있으면서도, 본사 차원의 확실한 관리가 보장되는 피트니스클럽을 꿈꾸며 내린 결정이었죠.

그러나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았습니다. 모든 곳을 쏟아부어 키우려 했던 헬스클럽은 결국 실패로 돌아가 2012년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죠. 과거 ‘현장 토크쇼 택시’에 출연한 이훈 씨는 “600평 규모의 센터를 임차해 운영 중이었는데 건물주가 센터를 쪼개서 다른 사업을 하려고 한 모양이다. 계약기간이 남아 있었는데도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는데요. 이어 “결국 소송으로 번졌고 벽보가 붙자 회원이 줄기 시작했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빚 원금만 10억 원, 아버지 병원비도 못 낼 지경까지

이훈 씨는 “8년 동안 피트니스클럽을 운영하면서 들어간 월세는 100억 원, 인건비는 90억 원”이라고 밝혔습니다. 결혼반지까지 팔아가며 피트니스클럽에 사활을 걸었지만 결국 실패해 이훈 씨가 진 빚은 원금만 10억 원 이상. 사업을 정리한 이후 1년 동안은 그 좋아하던 운동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아령만 쳐다봐도 토할 정도였죠.

암 투병 중이었던 아버지의 병원비, 수술비를 감당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가 수술 후 퇴원을 하셔야 하는데, 병원비가 한 푼도 남아있지 않았던 것이죠. 평소 친분이 있던 형에게 겨우 병원비를 빌렸지만 실수로 압류가 잡혀있는 통장 계좌번호를 잘못 알려주는 바람에, 돈은 들어오자마자 빠져나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하자 처음에는 이훈 씨의 말을 믿지 않던 형은 곧 병원에 찾아와 사실을 확인하고 병원비를 내주었다네요.

◎ 회생 절차로 탕감 받고 10년 계획으로 빚 청산 중

한동안 방황했지만, 이훈 씨는 곧 정신을 차리고 빚을 갚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합니다. 돌잔치, 결혼식 가리지 않고 불러주는 곳만 있으면 사회를 봤고, 방송에서도 다시 자리를 잡기 위해 노력했죠. ‘정글의 법칙’출연 제의를 받고 외국 서바이벌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고 부싯돌로 불을 피워보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한 번 출연이 무산되어 상처를 받기도 했죠. 다행히 곧 재섭외가 와 정글에서 특유의 적응력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또 이훈 씨는 특유의 건강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닭 가슴살 가공품을 파는 브랜드의 모델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0억의 빚은 빠른 속도로 불어나, 어느새 30억에 다다릅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한 이훈 씨는 개인 회생 절차를 밟기로 결심하고, 채권자들을 수십 차례 찾아가 사정을 설명한 뒤 동의를 얻어냈죠. 회생 절차는 채무자의 재기를 돕기 위한 절차로, 채권자 70% 이상의 동의하에 빚 일부를 탕감해 주고 장기간 차차 갚아나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데요. 이훈 씨는 회생 계획을 수행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인정되어 5개월 만에 법원의 감독 절차를 종료하고 23억 원을 탕감받았으며 10년에 걸쳐 9억원의빚을 나누어 갚는 중입니다.

최근에는 일일드라마 ‘우아한 모녀’에 차예련 씨의 친 아버지로 출연하며 매일 저녁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방송 일로나, 개인적으로나 밝고 건강한 이훈 씨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