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종 대형 면허 불필요
월수입 1500만 원
졸음운전 많이 발생해
쉼터 부족한 현실

이른 새벽이나 밤늦게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차량이 있습니다. 지나가기만 해도 차량이 흔들리는 등 위압감이 엄청난 트레일러들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도로에서 트레일러를 만나면 어쩐지 모르게 무서워 옆 차선에서 운전하는 것을 기피하게 되고, 시야 확보에 방해가 되어 뒤따라가지도 않게 되죠.

이렇듯 어마어마한 차체를 자랑하는 트레일러를 직접 운전하는 기사들은 그 이른 시간부터 혹은 밤늦게까지 일하며 한 달에 무려 1500만 원 정도의 수입을 얻습니다. 그렇지만 실상을 파헤쳐 보면 이 금액이 높다고는 할 수 없는데요. 어떤 이유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트레일러 기사

트레일러 기사는 트레일러를 몰고 전국구를 다니며 물건들을 배송하는 이들입니다. 일반 자가용과는 다른 차종인 트레일러를 운전하기 위해서는 1종 대형 면허가 아닌 대형 견인 면허가 필요한데요. 개인 운행용이 아닌 영업용 운행을 목적으로 하는 기사로 일하기 위해서는 화물 운송종사자 자격증도 따야 합니다.

현재 전국의 화물차는 40여만 대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 중 트레일러 기사들은 대게 운송 회사 소속으로 근무하는데요. 일감을 운송 회사에서 입찰 경쟁을 통해 수주해 오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그날 그날의 운송 물품과 지역, 거리 등을 결정하는 배차 역시 회사에서 지정해주는 방식을 취합니다.

◎ 실수입 400만 원도 많은 편

트레일러 기사들의 월수입은 약 1500만 원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실수익을 보면 60% 이상이 소모 비용으로 빠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기름값, 톨게이트비, 차량 보험료, 차량 소모품 교체 비용, 수리 비용 등이 모두 개인 부담이기 때문이죠. 기본적으로 기름값에서만 한 달에 약 400만 원, 도로비가 100-150만 원 정도로 월별 500-550만 원의 지출이 발생합니다.

요소수 주입 중인 화물차

이외에도 차량 보험료, 요소수, 부품 교체 등에서도 각종 비용이 발생하게 되며, 접촉 사고 등의 교통사고 발생 시 차량 수리비로 기본 100만 원부터 수천만 원까지 이르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죠. 또한 2억 원 정도인 차량의 할부금도 지출 중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러한 비용들을 모두 공제할 시 수중에 남는 돈은 보통 한 달에 300-350만 원 정도입니다.

졸음운전은 음주운전과 위험도가 같음

◎ 차량에서 하루 평균 15시간 보내

그들의 근무 환경을 열악하기로 유명합니다. 밤낮없이 하루 종일 계속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하루 평균 15시간 이상, 긴 경우 20시간 이상을 차량에서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루 종일 차량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하기에 직업병으로 우울증이 있을 정도인데요. 제대로 된 휴식 시간도 제공되지 않아 인권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죠.

휴게 시간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고 하루의 60% 이상을 차량에서 보내다 보니 몸에 피로가 쌓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화물차 운전자 5명 중 1명은 졸음운전으로 직결되는 수면 무호흡증 장애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실제로 2017년 기준 5년간 화물차 관련 사고 중 운전 사망자가 무려 212명으로 전체 졸음운전 사고의 51.2%를 차지했죠. 그런데 승용차보다 졸음운전 치사율이 2배 이상 높은 화물차의 이러한 사고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염려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화물차 휴게소 내부 모습

◎ 휴식 공간 부족해

이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도로교통공사에서는 고속도로에 화물차 휴게소를 설치하고, 계속해서 쉼터의 수를 증가하는 중입니다. 화물차 휴게소는 수면시설, 샤워시설, 세탁 시설 등을 운영하는 휴게소로, 24시간 전면 무료 개방하며, 4개 지점에서는 이발소도 운영 중인데요. 2018년 기준 30곳에서 운영 중이었으며, 이외에도 위 시설들을 갖춘 일반 휴게소는 30여 곳, 주유소는 92개 정도로 점차 수를 늘릴 계획이라 발표했죠.

좌측 화물차 전용 쉼터 화물차 라운지 1호점

그렇지만 실제 운전자들은 그들을 위한 쉼터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 수가 적어 찾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쉼터가 있더라도 일반 차량의 출입이 가능해 정작 기사들은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죠. 이에 쉼터의 수를 더 늘리고, 입장 조건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하는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이 졸음운전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도록 그들을 위한 휴게 시간 및 공간이 충분히 확보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선진국의 경우 12시간 운전 시 12시간 휴식을 취하게 하도록 법으로 강제되어 있는 반면 국내의 경우 기본적인 근로 시간도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듯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밤낮없이 일해 한 달에 버는 돈 3-400만 원. 그들의 노동에 비해 너무나 적은 금액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