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잘 하는 것이 있습니다. 운이 좋은 이들은 재능을 일찍 발견해 갈고닦으며 자신의 길을 개척하죠. 단순히 재능이 있는 정도를 넘어서는 ‘어나더 레벨’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지능과 지적 탐구심, 학습 센스가 남달라 어린 시절부터 눈에 띄는 일명 ‘천재 아동’들이 그 주인공인데요. 한때 천재소년으로 불리며 미디어와 대중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던 아이들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 여섯 살에 정보처리 기능사 취득, 열 살에 대학 입학한 송유근

‘천재소년’ 하면 많은 분들은 가장 먼저 ‘송유근’이라는 이름을 떠올릴 겁니다. 1997년생인 송유근 씨는 2004년 만 여섯 살의 나이로 대학 수준 미적분을 풀고 정보처리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을 뿐 아니라 초등학교 과정을 6개월 만에 마치고 중·고교 졸업 검정고시를 1년 만에 통과했죠.

2005년 인하대학교 2학기 수시 특이 경력 분야로 자연과학대학 자연계열에 지원하여 합격한 그는 3년 동안 물리학과에서 53학점을, 학점은행제에서 115학점을 취득한 뒤 인하대를 떠나 과학기술연합대학원 대학교(UST) 천문우주과학 전공 석사과정에 입학합니다. “초끈 이론이나 빅뱅이론 같은 것을 연구하고 싶은데 학부에서는 할 수가 없다”는 것이 당시 송유근 씨가 내놓은 인하대 자퇴의 이유였습니다.

◎ 논문 표절, 지도교수 해임과 UST 제적

2008년 12월 12세의 나이로 UST 입학 허가를 받은 데다 국내 각 대학에서 양자장론, 핵물리학, 위상수학 등 평소 관심 있었던 분야를 공부할 수 있게 되었으니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송유근 씨 앞에 놓인 길은 결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죠. 2015년 하반기에 SCI 급 저널 APJ에 게재했던 논문이 표절로 판명되면서 등재가 취소된 겁니다.

이 사건에 대한 송유근 씨 본인의 징계는 2주간 근신과 반성문 제출로 마무리되었지만, 그의 지도 교수는 해임됩니다. UST 석박사 통합과정인 8년 이내에 박사 학위를 취득하려면 다시 SCI 급 저널에 논문을 게재해야 할 뿐 아니라 박사학위 청구 논문까지 준비해야 하는데, 이미 연구 주제와 내용이 상당 부분 정해진 상황에서 새 논문 지도교수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죠. 결국 UST는 지난해 9월, 재학 연한 안에 박사학위를 취득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송유근 씨를 제적 처리합니다.

송유근 씨는 지도 교수가 해임되어 적절한 지도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UST에서 실제 교육받은 기간은 7년에 불과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올 7월 법원은 “논문 표절 논란은 송 씨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으며 대학의 자율성, 학칙 내용 등을 보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해외에서 연구 지속, 현재는 군인 신분

지난해 가을, ‘SBS 스페셜’은 송유근 씨의 근황을 취재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는 일본의 오카모토 명예교수와 함께 새로운 분야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었는데요. 20살의 나이로 권위 있는 천문학회지인 영국 왕립천문학회지(MNRAS)에 제1저자로 논문을 게재했다는 기쁜 소식도 전해 주었죠. 송유근 씨는 지난 12월 입대해 현재 군 복무 중입니다.

◎ 열두 살에 나사 선임연구원, 세계 10대 천재 김웅용

송유근 씨에 앞서 ‘천재소년’ 타이틀을 달고 주목을 받았던 이가 있습니다. 1980년부터 10년 동안 세계에서 IQ가 가장 높은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던 김웅용 씨가 그 주인공인데요. 다섯 살에 이미 4개 국어를 깨우치고 한양대에서 물리학 수업을 들었으며 여덟 살에 콜로라도 주립대에서 수학하고 열두 살에 나사 선임연구원이 된 그는 미국의 비영리단체 ‘Superscholar’에서 선정한 ‘세계 10대 천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죠.

하지만 또래들과 평범한 사교활동을 할 수 없는 환경은 김웅용 씨를 깊은 우울에 빠지게 합니다. 결국 미국으로 떠난 지 10년 만에, “평범하게 살고 싶다”며 한국으로 돌아오죠. 충북대에 입학해 공부보다는 동아리 활동에 매진하며 그야말로 평범한 대학생활을 이어간 그는 종종 ‘실패한 천재’라는 타이틀뿐 아니라 ‘바보가 되어 돌아왔다’는 소문에도 시달려야 했습니다. IQ가 210이라는데, 동사무소 일을 보거나 등록금을 내는 등 일상생활에서 어설픈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는데요. 경험이 없어 서툰 것뿐인데, 천재라는 기대에 못 미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죠.

졸업 후 군 복무를 마치고 충북대 대학원에서 토목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웅용 씨는 모교의 시간강사를 거쳐 카이스트 대우교수, 국토 환경연구소 연구위원으로 근무합니다. 2006년 7월에는 충북개발공사에 입사해 기획홍보부 부장, 사업처 처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4년에는 신한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취임했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천재라는 말을 잊은 지 오래이며, 또 잊어주길 바란다”고 밝힌 김웅용 씨는 현재 대학시절 봉사 동아리에서 만난 부인과의 사이에 아들 둘을 두고 학자이자 아버지로서의 평범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론적으로 더 높은 IQ 불가능, 절대음감 천재 백강현

아직 그 미래의 가능성이 무한한 어린 천재도 있습니다. 2016년 SBS ‘영재발굴단’에 출연한 4세 백강현 군이 그 주인공인데요. 중학교 수학 문제를 척척 풀고, 중학교 3학년 형, 누나들과의 수학 대결에서도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강현 군은 음악에서도 남다른 가능성을 내비쳤는데요. 모든 음을 정확하게 알아맞히는 절대음감인 데다, 20분 만에 즉석에서 곡 하나를 완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현직 경희대 작곡과 교수를 놀라게 했죠.

방송 출연 당시 강현 군의 웩슬러 기준 아이큐는 164, 멘사 기준 아이큐는 204인 것으로 측정되었습니다. 정신건강 의학 전문의의 말에 따르면 웩슬러 기준 IQ 164는 이론적으로나 가능한 수치로, 상위 0.0001%에 해당하죠.

3년이 흐른 지금, 백강현 군의 근황은 어떨까요? 그는 KBS ‘생생정보’의 권유로 최근 다시 지능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웩슬러 아동 지능검사의 모든 영역에서 만점을 받아, 더 높은 점수는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소식입니다. 심지어 3년 점 만점을 받지 못했던 ‘작업기억 능력’ 부분에서도 만점을 기록했죠. 검사를 맡았던 최정금 심리학습클리닉 소장은 “지능 검사를 하며 울컥했다”며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음악적인 소질도 꾸준히 개발 중입니다. 강현군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직접 작곡한 곡을 공유하고 있죠.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백 군은 5학년으로 조기 진급할 예정이라는데요. 남다른 천재성을 충분히 개발하면서도 행복하고 원활한 학교생활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