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상권 공실률 최저 기록
다른 대학가 상권과 다른 점은?
이대, 연대 앞 신촌 상권 찬바람 불어

스타벅스의 첫 선택을 받은 이대 앞, 요즘은 빈 가게만 눈에 띈다.

유동 인구, 소비 수준까지 파악해 높은 매출을 달성하기로 유명한 스타벅스. 그런 스타벅스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처음으로 선택한 지역은 바로 이화여대 앞이었습니다. 한때 핵심 상권으로 꼽혔던 이화여대 앞거리는 현재 폐업, 임대 문의를 붙인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대와 반대로, 활발한 상권을 자랑하며 올해 2분기 중대형 상가 공실률 1위를 차지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회기역 부근의 경희대학교 인근 상권인데요. 오늘은 공실률 최저를 기록한 경희대 인근 상권의 비밀을 알아보았습니다.

경희대-회기동 상권

◎ 상가 공실률 최저, 경희대 상권
경희대 상권은 회기역 1번 출구에서 경희대 정문까지 이어집니다. 경희대 정문 앞을 메인으로 벽화가 그려진 골목상권까지 이어지는 비교적 작은 규모인데요. 올해 2분기에 중대형 규모는 2%, 소규모는 3.2%로 상가 공실률이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경희대 상권의 모습

경희대 상권의 경우 외식업, 도·소매 업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패스트푸드 점은 물론 다른 대학가 상권들과 비교했을 때 꾸준히 자리를 지키는 점포들 역시 많은데요. 그 결과 화려한 대학가의 모습과 함께 어느 정도 노후화된 시설들이 눈에 띄죠.

회기역은 트리플 역세권으로 높은 유동인구를 자랑한다.

◎ 트리플 역세권, 안정적인 유동인구
경희대 상권의 시작점에 있는 회기역은 1호선, 경의·중앙선, 경원선이 지나는 트리플 역세권입니다. 게다가 경희대학교를 포함한 카이스트 서울 캠퍼스, 서울 시립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위치해 있어 낮 시간 동안 안정적인 수입을 기대할 수 있죠. 실제로 상가정보연구소가 SK텔레콤 빅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지오비전 통계를 통해 분석한 경희대 상권의 유동인구는 12만 9,806명으로 이대역 상권의 7만 6,997명보다 월등히 높았습니다

학생들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다양한 고객층

일반적인 대학가 상권의 경우 저녁 시간대와 방학 기간 동안 주요 고객층인 학생들이 줄어들어 매출을 걱정하는데요. 하지만 경희대 상권은 주변 주거지역은 물론, 경희의료원을 찾는 환자들, 국립산림과학원, 한국국방연구원 등의 소속 직원 등 다양한 인구 유입이 가능합니다. 상권의 규모는 작지만 고정된 수요층과 많은 유동인구가 특징입니다.

◎ 저렴한 점포 임대료?
경희대 상권의 점포 임대료는 타 대학가 상권에 비해 저렴한 편입니다. 그 결과 임차인이나 업종이 잘 변경되지 않아 공실률이 낮은 편이죠. 하지만 경희대 상권 내에서도 점포 시세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메인인 경희대 정문 쪽 상권의 경우 권리금 1~2억 선에 형성되어 있지만 비교적 외진 골목 쪽은 5,000만 원~1억 사이에 형성되어 있는데요. 좁은 골목 상권의 경우 적은 금액으로 안정적인 유동인구를 보장받을 수 있지만 최근엔 점포 수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높은 유동인구를 자랑하지만 실제 매출은 높지 않다.

◎ 활발한 상권, 그렇지 못한 매출
경희대 상권의 낮은 공실률의 비결은 탄탄한 수요층과 저렴한 임대료였습니다. 하지만 활발한 상권에 비해 매출은 그렇지 못했는데요. 낮은 공실률의 비결이었던 유동 인구와 수요층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경희대 상권의 유동인구는 서울시 전체 평균보다 높지만 20~30대가 40%를 차지합니다. 즉, 고객의 대부분이 젊은 층이기 때문에 소비자 1인당 소비하는 금액이 크지 않아 매출을 크게 올릴 수 없는 것입니다.

이대 앞 상권 모습, 다양한 개선 방법들이 추진되고 있다. / ER

◎ 찬 바람 부는 이화여대 상권
스타벅스는 물론, 미스터 피자, 미샤 등의 1호점이 위치해있던 이화여대 일대는 과거 패션과 뷰티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는데요. 하지만 현재 이대 인근 상권은 학생들과 일부 관광객들로 크게 붐비지 않으며 ‘임대 문의’를 붙인 가게들이 눈에 띕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대형 쇼핑몰 APM의 실패와 외국인 관광객 위주로 변한 주변 상권, 교내 ECC 복합단지의 완공 등이 이대 상권이 무너진 주요 이유로 꼽히는데요.

ECC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시설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 이대학보

이대 상권 메인에 들어선 대규모 쇼핑몰이 온라인 쇼핑몰의 활성화로 실패 후 방치되면서 상권의 이미지가 급락했습니다. 또, 이대 상권에는 가장 중요한 이대생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한 학생은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변화한 주변 상권에서 굳이 소비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했는데요. 게다가 교내에 들어선 ECC(이화 캠퍼스 센터)의 편의점, 안경점, 꽃집 등의 시설에선 재학생 할인 우대까지 적용되기 때문에 이대 상권은 점점 활기를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등장한 회기동 벽화 골목

◎ 백종원의 골목식당, 영향 있을까?
경희대 벽화 골목은 올해 초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았습니다. 일부는 해당 방송이 상권의 활성화와 공실률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는데요.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방송으로 인한 일시적인 효과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실제로 방송 이후 회기동에선 음식업 점포 수가 19개 늘어났으며 평균 월 매출액 역시 530만 원 정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방송 전부터 이미 활발한 경희대 상권이 솔루션 대상으로 선택된 사실에 비난받기도 했지만 모든 점포들이 장사가 잘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방송을 통해 드러났죠.

이화여대 삼거리 꽃길 역시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았다.

이화여대 앞 상권 역시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은 지역입니다. KB 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방송에 등장한 ‘이화여대 삼거리 꽃길’이 위치한 대현동 일대는 시장 규모가 줄었으나 음식업종 규모는 성장했다고 하는데요. 음식업 점포 수는 방송 전과 비교했을 때 11개 증가했고 월 매출액 역시 240만 원 증가했습니다. 방송을 통해 상권이 완벽히 살아나진 못했으나 실제로 음식업을 문의하는 수요는 늘었다고 알려졌습니다.

경희대 상권, 이대 상권은 어떻게 변화할까. /gwa 과잠팩토리

이렇게 같은 대학가 상권이지만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는 이대 앞 상권과 경희대 앞 상권을 알아보았습니다. 낮은 공실률을 자랑하는 경희대 상권이지만 일부 임차인들은 낮은 매출에 비해 상당히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적당한 기준의 임대료와 권리금, 꾸준히 고객들을 끌어오는 상인들의 노력 등이 상권 유지 및 활성화를 위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