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티콘 시장 연간 1천억 원 이상
까다로운 심사 거쳐야 등록되는 카톡 이모티콘
창작자가 가져가는 수익 35%가량

이모티콘 없는 카톡 대화, 상상할 수 있으신가요? 더 이상 할 말은 없지만 대화를 딱 끊기는 뭐 할 때, 굳이 말로 하려니 쑥스러운 감정을 표현할 때 등 이모티콘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합니다. 그림을 좀 그려본 분들이라면 ‘나만의 이모티콘’을 만들어 친구들과의 대화에 이용도 하고 돈도 벌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드실 텐데요. 하지만 그 과정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간단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모티콘 출시를 위해 얼마나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이모티콘 판매로 발생하는 수익은 어떻게 분배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달에 2,700만 명의 이용자가 이모티콘을 발송한다 ㅣ 출처 (좌) economy chosun, (우)1boon 트렌딩

◎ 10억 원 돌파한 카톡 이모티콘 50 개 이상

우리는 이모티콘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고 있을까요? 카카오톡에서는 매달 2700만 명의 이용자가 약 20억 개의 이모티콘 메시지를 발신합니다. 2018년 말 기준, 출시 후 누적 판매액 10억 원을 돌파한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50 개에 달하죠.

이모티콘을 카톡에서만 사용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라인 크리에이터 마켓에서 팔린 스티커의 개수는 600만 개, 이들 중 상위 작가 10 명의 누적 판매액은 50억 원을 훌쩍 넘어섰죠. 이모티콘 시장은 날로 성장해 1천억 원 규모에 도달했는데요. 각종 캐릭터 상품 등 연관 상품까지 합치면 그 규모가 3천억 원에 달합니다.

◎ 2 주의 심사 기간, 30: 1의 승인율

꼭 정성 들여 잘 그린 캐릭터들만 이모티콘으로 사랑받는 것은 아닙니다. 대충 그린 듯한 그림에 유머러스한 동작이나 문구가 곁들여진 B급 정서 이모티콘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죠. 그 때문인지 “이 정도는 나도 그리겠다”며 이모티콘 출시에 도전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사실 그 과정이 생각처럼 녹록지는 않습니다.

2017년 4월, 카카오는 누구나 이모티콘을 창작해 제안할 수 있는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를 엽니다. 나이도 직업도 국적도 상관없이 이모티콘을 잘 만들기만 한다면 카톡에 등록해 판매할 수 있는 길을 열린 것이죠. 하지만 제안한 이모티콘이 모두 카톡에 등록되는 것은 아닙니다. 카카오의 매뉴얼에 따라 2주간 심사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요. 10 개를 보냈는데 10 개 다 거절당했다는 제작자도 적지 않을 정도로 심사가 까다롭습니다. 매달 3천 건의 제안이 이루어지는데 심사를 통과한 이모티콘은 100 개 안팎에 그치죠.

물론 도전 횟수에는 제한이 없으니, 한 번 떨어졌다고 해서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카카오 측에서 떨어진 사유에 대해 짚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다음번에는 어떤 부분을 보강해야 할지 알기 어렵죠.

카카오톡의 경우 이모티콘의 규격과 가격 역시 완전히 고정되어 있어 제작자의 자유도가 라인이나 아이 메시지 등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네이버 블로그 포스팅에 사용되는 그라폴리오 스티커의 경우 메신저 이모티콘 등록보다는 통과하기가 수월한 편인데요. 스티커에 문제가 있더라도 완전 부적격 판정을 하는 대신 수정 사항을 알려줍니다.

◎ 제작자가 가져가는 수익 약 35%

무사히 승인을 받고 검수를 거쳐 등록까지 마쳤다고 해서 바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모티콘 시장은 생각보다 경쟁이 치열하고, 주목받지 못한 채 묻혀버리는 이모티콘도 적지 않죠. 판매를 통해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요즘 인기 많은 콘셉트가 무엇인지, 젊은 층에 어필하는 캐릭터들에는 무엇이 있는지 충분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카카오톡 이모티콘의 판매 가격은 200초코 (2,200 원)으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라인의 경우 1,100 원, 2,200 원, 3,300 원, 4,400 원, 5,500 원으로 보다 다양하죠. 네이버 그라폴리오는 1,000 원, 1,500 원, 2,000 원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아이폰 아이메시지의 스티커 가격은 무료에서 1099.99 달러 (약 130만 원)까지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모티콘 ‘옴팡이’로 인기를 얻은 정다슬 작가, 이모티콘 작업 중인 카카오 브랜드 IP팀 ㅣ 출처 (좌)Instagram @eaaaaso (우) JTBC 해볼라고

그렇다면 이모티콘 제작자는 판매 금액의 몇 퍼센트를 가져갈 수 있을까요? 이 역시 플랫폼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요. 네이버 그라폴리오는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인 구글(안드로이드)·애플(아이폰)의 개입이 없어 제작자가 70%를, 네이버가 30%를 가져갑니다. 라인은 애플이나 구글이 30%, 라인 측이 35%를 가져가고 제작자는 35%의 수익을 가져가죠. 수익금 중 10%는 세금으로 제합니다.

카카오톡의 이모티콘 제작자 수익률은 대외비지만, 모바일 플랫폼 수수료 30%를 뗀 나머지 70% 중 절반 정도를 크리에이터 수익으로 분배합니다. 다만 그 정확한 비율은 제작자마다 다르게 책정되는 것으로 알려졌죠.

◎ 커지는 시장과 함께 늘어나는 논란거리들

시장이 커지다 보니, 다양한 문제도 함께 터져 나옵니다. 최근 라인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하는 듯한 스티커가 판매되어 물의를 빚었는데요. ‘미스터 문의 도장’이라는 이름의 이 스티커는 문 대통령을 눈동자가 돌아간 채 콧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묘사하고, 최근 한일간 이슈에 대한 일본 극우 세력의 주장을 대변하는 문구들이 곁들였죠. 해당 이모티콘은 국내 이용자들의 신고를 받고 판매 한 시간 만에 삭제되었습니다.

하지만 라인의 부적절한 스티커 문제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는데요. 지난 9월 올라온 ‘양키 고양이’ 이모티콘에는 욱일기 문양이 배경으로 여러 번 사용되었죠. 이 이모티콘 역시 판매금지되었고, 라인 측은 두 이모티콘 모두 일본인 제작자가 만든 것임을 감안해 ‘거주국이 한국이 아닌 창작자의 스티커에 대해서는 판매 지역에서 한국을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웁니다.

위쪽이 유키 카나이 작가의 ‘슈퍼하이스피리츠캣’, 아래가 띵똥작가의 ‘즐거우나루’이다

표절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않습니다. 카카오톡 인기 이모티콘 ‘즐거우나루’는 일본 유키 카나이 작가의 ‘슈퍼 하이 스피리츠 캣’을 표절했다며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유키 카나이 작가가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 역시 판매 중지 조치 되었다니, 이모티콘 창작자에 도전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자신의 이모티콘 내용에 부적절한 부분은 없는지, 혹시 다른 작가의 이모티콘과 유사한 점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해 보는 것이 현명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