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경쟁은 치열합니다. 매년 1000:1을 훌쩍 넘는 경쟁률을 뚫고 신입 아나운서들이 선발되죠. 이렇게 얻기 힘든 자리지만, 정년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고 퇴사를 결정하는 아나운서들도 적지 않은데요. 전현무 씨처럼 프리랜서 선언을 하고 스타 방송인이 되는 경우, 김소영 씨처럼 책방을 차리는 등 아예 다른 진로를 선택하는 경우, 별다른 활동 없이 소식이 뜸한 경우 등 그 이후의 삶도 가지각색이죠. 오늘은 전직 KBS 아나운서들이 퇴사 후 선택한 길은 무엇인지, 그 근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유튜버가 된 축구 여신, 차다혜

2009년 35기 공채 아나운서로 KBS에 입사한 차다혜 씨는 ‘KBS 뉴스 타임’, ‘영화가 좋다’ 등 뉴스와 교양 프로그램을 두루 맡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K리그의 일주일간 소식을 전하는 ‘비바! K리그’ 진행을 맡으면서는 ‘축구 여신’, ‘K리그의 꽃’ 등의 별명을 얻으며 남성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죠.

한창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던 차다혜 씨는 2012년 리조트 씨스포빌 총괄이사인 박상무 씨와 결혼에 골인합니다. 첫째아이 출산 이후에도 복귀해 방송활동을 이어갔던 그는 둘째를 임신 사실을 알게 되자 ‘가정과 육아에 전념하고 싶다’며 퇴사를 결정했죠.

한동안 소식이 뜸했던 차다혜 아나운서는 2015년 11월 첫 영상을 올리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청자들 곁으로 돌아옵니다. 메이크업, 아이들과 떠나는 여행, 일상 브이로그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는 ‘차차 튜브’는 현재 2만 8천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죠. 특히 두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담은 ‘엄마의 브이로그’는 구독자들의 큰 지지를 받았는데요. 최근 차다혜 씨는 영상을 통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더 이상 출연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 SBS로 이직, 배성재 아나운서

배성재 아나운서는 현재 SBS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그의 아나운서 커리어 시작은 KBS였습니다. 2005년 KBS 공채 31기로 입사한 배성주 아나운서는 한동안 광주방송총국에서 근무하다 스포츠 캐스터가 되기 위해 2006년 SBS로 자리를 옮겼죠. 배성재 아나운서는 알고 보면 그 어렵다는 ‘지상파 방송사 3관왕’을 달성한 인재입니다. MBC에서도 합격 연락을 받았지만, 이미 SBS로 가기로 마음을 굳힌 뒤라 거절했다고 하죠.

이직 이후 ‘한밤의 TV 연예’를 비롯해 몇몇 프로그램에 출연했지만 그다지 이름을 알리지는 못했습니다. ‘배성재’라는 이름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기 시작한 것은 그의 소원대로 스포츠 중계를 담당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인데요. 박문성, 장지현, 차범근 등 쟁쟁한 해설 위원들과 호흡을 맞추며 스포츠 팬들의 사랑을 받았죠.

2012년에는 SBS 8시 뉴스의 스포츠 뉴스 메인 앵커를 맡은 바 있고, 2015년 11월부터는 라디오 DJ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에 박지성, 차두리 선수와 사적인 만남을 가진 사진을 업로드하면서 축구팬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죠.

◎ 재벌가로 간 아나운서, 노현정

각 방송사의 간판 여성 아나운서들은 종종 재벌가 자제나 재력가와 결혼해 화제를 모으기도 합니다. 2003년 공채 29기로 KBS에 입사한 노현정 씨가 그 대표적인 예죠. 그는 2005년 상상플러스 MC를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는데요. 단아한 목소리로 외치던 “XXX 씨, 틀렸습니다. 공부하세요!”는 유행어가 되었고, 엄격한 모습을 유지하려다 패널들의 장난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무너지는 인간적인 모습이 사랑을 받았죠.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는 2006년 돌연 은퇴를 선언합니다. 현대가 3세인 정대선 현대 비에스앤씨 사장 (당시 비앤지스틸 이사)와의 결혼을 위해서였죠. 이후 노현정 씨는 별다른 활동 없이 내조와 육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가끔 고운 한복 차림으로 현대가 행사에 참석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곤 하죠.

◎ 배우로 제2의 인생, 오영실과 최송현

KBS를 나와 배우로 활동하는 전직 아나운서들도 있습니다. 87년 공채 15기로 KBS에 입사한 오영실 씨는 9시 뉴스 주말 앵커로도 활약했는데요. 1997년 퇴사한 후에는 ‘아내의 유혹’, ‘내 딸 꽃님이’ 등 다양한 드라에 출연하며 찰진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죠.

KBS 공채 32기 출신의 최송현 씨도 배우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노현정, 백승주 아나운서에 이어 ‘상상 플러스’ 안방마님 자리를 맡기도 했던 최송현 씨는 2년 남짓의 아나운서 생활을 정리하고 2008년 퇴사를 결심합니다. 이후 ‘식객’, ‘로맨스가 필요해’, ‘공항 가는 길’, ‘시카고 타자기’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재능을 보여주었죠.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까지 개설해 화제가 되었는데요. 뷰티, 패션 팁을 알려주거나 일상 브이로그가 중심인 다른 연예인들과 달리 스쿠버다이빙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업로드하고 있어 신선하다는 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