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올리는 키즈 유튜버들
4개월 유예기간 후 개인 맞춤광고 불가
아동학대, 아동 개인 정보 수집 문제 영향

얼마 전 키즈 유튜버 보람이의 가족이 강남의 95억 원 건물을 사들이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6 살 보람이가 이렇게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는 사실에 놀라고 부러워하면서도 어린이 영상 콘텐츠 속 위험하거나 자극적인 내용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이제 제2의 보람이는 나오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유튜브에서 아동 대상 유튜브 채널에 대한 새로운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죠. 과연 유튜브의 새 정책은 무엇인지, 이 정책을 발표한 속내는 무엇인지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상상이상의 고수익 올리던 키즈 채널

소위 ‘잘나가는’ 유튜브 키즈 채널이 보람 튜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유튜브 채널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소셜 블레이드’의 지난해 연말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광고 수입을 올리고 있는 채널 10개 중 9개가 어린이 대상, 혹은 어린이가 출연하는 키즈 채널인 것으로 드러났죠.

해당 리스트에서는 장난감 후기를 집중적으로 업로드하는 ‘보람 튜브 토이 리뷰’가 월 최고 약 18억 9천만 원의 수익으로 1위에 올랐고, 보람이의 일상을 공유하는 ‘보람 튜브 브이로그’가 17억 7천만 원으로 그 뒤를 이었는데요.

‘토이 푸딩 주식회사’의 ‘토이 푸딩’ 채널이 약 11억 4천1백만 원으로 3위에, 키네틱 샌드나 슬라임을 가지고 노는 ‘토이 톡톡’이 9억 6천8백만 원으로 4위에 올랐습니다. 5위는 댄스 채널인 ‘원 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에게 돌아갔지만, 6위 ‘라임 튜브’부터는 다시 어린이가 출연하거나 장난감을 소개하는 채널들이 차지했죠.

◎ 어린이 대상 채널 개인 맞춤광고 불가

그런데 이런 채널들은 더 이상 유튜브로 수익을 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유튜브 측에서 지난달 초 전 세계 키즈 유튜버들에게 안내문을 돌려 ‘어린이가 등장하거나 아동용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튜브 방송에는 앞으로 개인 맞춤광고를 게재할 수 없다’고 알렸기 때문인데요.

유튜브는 우선 4개월의 ‘자진 신고’ 기간을 주었습니다. 이 기간 안에 자발적으로 어린이가 출연하는, 혹은 아동 대상의 채널임을 유튜브 측에 고지하면 채널은 유지할 수 있지만 개인 광고 게재가 중단될 뿐 아니라 댓글 등의 기능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죠. 유튜브는 안내문에서 키즈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신고하지 않는다면 머신 러닝을 이용해 모두 적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한 해 600억 원 수익 포기하는 이유는

유튜브가 키즈 채널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은 연간 5억~7억 5천 달러 수준입니다. 한화로 약 5,900억 원에서 8,3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죠. 이 중에서 개인 맞춤형 광고 수수료가 가져다주는 수익은 5천만 달러 (약 598억 원) 선인데요. 이를 포기하면서까지 유튜브가 이런 정책을 시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키즈 유튜브 채널의 자극적인 콘텐츠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왔습니다. 한국의 보람 튜브 역시 아이에게 위험하거나 충격을 줄 수 있는 장면을 촬영해 흥밋거리로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았죠. 영상을 조회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수익도 늘어나는 구조 때문에 어린이에게 적합하지 않은 자극적인 콘텐츠가 양산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치의 보다 직접적인 원인은 영상에 출연하는 어린이가 아닌 영상을 시청하는 어린이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한 아동 권리 감시 단체는 미연방 통상위원회에 개입을 요청했는데요. 유명 키즈 채널인 ‘라이언 토이즈 리뷰(Ryan toysRivew)’가 유료 광고 영상 표기를 충분히 하지 않는다는 것이 불만의 내용이었습니다. 이 영상을 시청하는 어린이들은 무엇이 광고고 그렇지 않은지 판단하지 못한 채 지속적으로 광고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죠.

유튜브는 어린이와 광고에 대한 이러한 지적을 ‘유튜브 키즈’앱의 존재를 내세우며 피해왔습니다. 유튜브는 13세 이상을 위한 플랫폼이며, 그 나이가 되지 않은 어린이들은 키즈 전용 앱을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관련 단체들은 대부분의 어린이 대상 대형 채널들이 키즈 앱이 아닌 일반 유튜브에 포진하고 있으므로 키즈 앱은 있으나 마나 하다고 주장했습니다.

◎ 2천억 원 벌금 맞은 구글

미연방 통상위원회는 지난 9월 4일, 아동의 개인 정보를 부모 동의 없이 불법적으로 수집한 책임을 물어 1억 7천만 달러(약 2,034억 원)의 벌금을 구글에 부과합니다. 조사 결과 구글이 인터넷을 통해 이용자 행동을 추적할 수 있는 쿠키를 이용해 어린이 채널 시청자들의 개인 정보를 수집한 점이 인정되어 아동 온라인 사생활 보호법에 따라 이 같은 벌금이 매겨진 것이죠.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손실은 있겠지만 각종 규제 기관에서 앞으로 부과할 벌금이나 규제를 처리하는 것보다는 키즈 채널 광고 차단이 훨씬 저렴한 해결책일 것’이라 보도한 바 있습니다.

어디까지를 ‘아동 대상’ 채널로 볼 것인지, 머신 러닝을 통한 아동 채널 적발은 얼마나 정확할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어린이 채널 운영사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도는데요. 보람 튜브 역시 매입한 건물 대금 95억 원 중에서 75억 원이 대출이라고 밝힌 바 있어 ‘보람 튜브가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