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수교과, 올 A의 독보적 수재
철저한 교과서 위주의 수업방식
모든 수능 문제 풀이는 세 줄 이내로

‘수포자’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수학은 포기하는 학생이 많은 과목입니다. 원리를 이해하는 이해력, 공식을 외우는 암기력, 원리와 공식을 문제에 적용하는 응용력이 모두 요구되는 데다, 기초가 탄탄하지 않으면 단번에 따라잡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죠. 독학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목이라 그런지 스타 강사도 타 과목에 비해 많은 편입니다. 인터넷 강의 시대가 열린 이래로 신승범, 한석원, 우형철, 현우진 등 쟁쟁한 1타 강사들이 여럿 배출되었죠. ‘천재’ 혹은 ‘수학의 신’이라 불린 강사도 있습니다. 수학교육의 엘리트 코스를 밟은 박승동 강사가 그 주인공인데요. 철저한 교과서 위주의 개념 수업과 명쾌한 문제 해설로 90년대 중반부터 2천 년대 초반까지 수학 간의 계를 주름잡았다는 그의 경력과 명성, 근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서울대 수교과 출신의 엘리트 강사

박승동 강사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를 수석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를 취득한 뒤 박사 과정을 수료한 말 그대로 ‘엘리트 수학 강사’입니다. 경복고등학교, 서울 과학 고등학교를 거치며 고등학교 교사로 시작한 그는 EBS 수리영역 대표 강사와 강남 대성학원을 거쳐 메가스터디로 자리를 옮기죠. 학원 강사로 진로를 변경한 이유에 대해서는 “공교육의 붕괴를 더 이상 지켜보기 싫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박승동 강사의 전성기는 EBS와 강남 대성 시절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당시 서울 과학고 교사였던 그를 영입한 것이 큰 화제가 되었을뿐더러, 대성 학원이 현재의 명성을 얻는 데 가장 크게 공헌한 것이 박승동 강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메가스터디로 이적할 당시에도 다른 강사들을 모두 제치고 서초 메가스터디 원장으로 부임했죠,

◎ 교과서 위주의 개념, 세 줄로 끝내는 문제풀이

박승동 강사는 무엇보다 교과서 위주의 개념 정리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교육과정이 한 번 바뀔 때마다 모든 교과서를 사들이느라 꽤 큰돈을 쓴다는 소문도 자자했죠. 한국에서 출판되는 교과서뿐 아니라 외국 교과서까지 종종 참고한다는 그는, 학생들이 교과서에서 사용되지 않는 개념과 용어를 사용하면 크게 꾸짖기도 했다네요.

박승동 강사 수업만의 또 다른 특징은 “모든 수능 수학 문제는 세 줄 안에 풀리도록 출제된다”는 세 줄 풀이론입니다. 간혹 손가락 두개로 가려질 수 있을 정도의 지면만 사용하면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다는 말로 이를 대신하기도 했죠. 그는 실제로 문제를 단순화 시켜 간단한 풀이만으로 답이 나오도록 하는 기술을 가르쳤는데요. 7차 교육과정 초반 이후로는 연산과 문제 해결력이 강조되면서 박승동 강사의 방법이 통하기 어려워졌지만, 당시 학생들에게는 충격적일 정도의 효율적인 테크닉이었죠.

호리호리한 체격에 가느다란 목소리, 존댓말로 수업을 진행하는 박승동 강사는 “오호?”나 “아하!”같은 감탄사를 자주 사용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실수를 할 때면 “저저저저 가만가만…”하며 주의를 환기하기도 했죠. 듣다 보면 폭소가 터지는 일도 종종 있는 수업이었지만, 유머로 학생들을 사로잡는 것이 그의 전략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잘 가르치는 강사는 절대 개그맨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소신을 밝힌 적이 있는데요. 튀는 옷을 입고 칠판에 분필을 던지거나 배꼽 잡는 사투리로 강의해 얻는 것은 순간의 인기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죠.

◎ 명불허전 수학의 신

박승동 강사의 별명은 ‘갓승동’ 그리고 ‘수학의 신’입니다. 물론 얇은 목소리 때문에 ‘모기’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학생들도 있었지만요. 우선 그의 화려한 학력만 봐도 특별한 두뇌를 타고났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는데요. 한 인터넷 강의 수강생이 “선생님이 서울대 수학과 레전드였다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수학과는 아니고 수학교육과였다.”고 정정한 그는 “저는 교수님들을 다 모르지만 교수님들은 저를 다 아실 것.”, “모두 A+를 받은 것은 아니고 어쩌다가 A나 A-가 섞여 있었다”고 덧붙이며 자신의 탁월함을 은근히 자랑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런 자부심에는 근거가 있습니다. EBS 수학 1 문제집에 정말 어려운 문제가 하나 출제되었는데, 해설을 봐도 너무 복잡해 이해할 수 있는 학생이 드물었죠. 하지만 박승동 강사는 강의에서 이 문제를 굉장히 간단하게 풀어냅니다. 이 강의를 본 수험생 중 한 사람은 유사한 문제를 모두 해당 방식으로 풀 수 있게 되었다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게시판에 남기기도 했습니다.

현재 스카이에듀, 김영 편입학원 등에서 영어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희성 강사는 박승동 강사의 수업을 들었던 경험을 공유합니다. 그는 과학고에서 수많은 제자들을 국제 올림피아드에 입상시키고 대성을 현재의 대성으로 키운 경력도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박수가 나오는 것은 박승동 강사의 강의력임을 강조했죠. 복잡하고 귀찮기로 악명 높은 부분적분을 간단하게, 한 번에 풀어내는 방법을 박승동 강사가 선보였을 때 교실에서는 수많은 탄식, 탄성과 함께 우렁찬 박수가 터져 나왔다고 합니다.

◎ 하루 취침 세 시간, 스타 강사의 하루

이처럼 실력이 뛰어나다 보니 몸값에 대한 소문도 자자했습니다. 박승동 강사가 강남 대성에서 메가스터디로 자리를 옮길 때, 메가스터디 측에서 30억 원을 지불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박승동 강사 스스로 밝힌 금액이 아니기 때문에 진위 여부를 알 수는 없지만, 같은 시기에 활동한 다른 스타 강사들의 연봉에 견주었을 때 그 역시 적어도 수십억 원의 연 매출을 올렸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하루에 몇 시간이나 일하는 걸까요? 2006년 한 매체는 박승동 강사의 하루 일과를 보도하는데요. 이 기사에 따르면 6시에 기상해 7시 30분에 학원에 도착한다는 그는 8시부터 5시까지 종합반 수업을 진행합니다. 점심시간에는 동영상 강의를 녹화하고 틈새 시간에는 내내 강의 자료, 교재연구로 씨름하죠. 오후 5시부터 7시까지는 단과 강의에, 그 이후에는 다른 강사의 인터넷 강의 시청, 게시판에 올라온 180여 건의 질문에 응답하는 데 시간을 보내죠. 이렇게 치열한 그의 하루는 새벽 3시에나 마무리되었습니다.

◎ 유희열의 경복고 시절 선생님

화려한 강의 스킬과 명성 외에도 박승동 강사에게는 특이한 일화들이 몇 있습니다. 유명 작곡가 유희열 씨는 경복고 재직 시절 박승동 강사의 제자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박 강사는 국내 모든 대학, 모든 학과를 프리 패스할 수 있을 정도로 명석한 유희열 씨가 갑자기 작곡과에 진학하겠다고 해 깜짝 놀랐고, 이후 심야 음악 프로그램에서 유희열 씨를 보고는 다시 놀랐다고 합니다. 박승동 강사 본인 역시 TV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춘 적이 있습니다. KBS의 퀴즈 프로그램인 ‘1 대 100’ 1회에 출연해 전반 최후의 2인이 되면서 393만 원의 상금을 받아 갔죠.

소순영 강사, 신승범 강사 등 유달리 쟁쟁한 인기 강사들과 경쟁하느라 1위 자리에 올랐던 기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실력과 강의력만큼은 독보적이라 할 정도였던 박승동 강사는 현재 메가스터디에서 수학 강의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그의 수강평 게시판에는 여전히 ‘갓승동’, ‘명불허전’이라는 수강생들의 코멘트가 여전히 줄을 잇는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