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한국 부자 21위, 여성 1위
16억 달러 상당 재산 보유
총재산 중 96% 주식

‘재벌’은 ‘출생의 비밀’과 함께 한국 드라마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시청자들은 재벌들의 생활, 특히 그들이 사는 집이나 타는 차, 몸에 걸치는 옷과 장신구 등에 대한 호기심을 드라마를 통해 간접적으로 해소하기도 하죠. 가끔은 도저히 재벌의 취향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조악한 드라마 속 세트와 소품도 있지만, 또 때로는 너무 호화로워 ‘얼마나 돈이 많아야 저렇게 사는 걸까’하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은 국내 최대 재벌가인 삼성가 이부진 씨의 재산에 대해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호텔 신라의 대표이사 사장이자 삼성 이건희 회장의 딸인 그는 대체 어느 정도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을까요?

◎ 포브스 ‘한국의 50대 부자’ 21위

최근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2019년 한국의 50대 부자’ 리스트에 따르면, 한국 최고의 부자는 예상대로 168억 달러(약 19조 8천500억 원)의 재산을 보유한 이건희 삼성 회장입니다. 지난해 206억 달러였던 재산이 18.4%나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00억 달러 이상을 가진 국내 유일의 인물로서 1위 자리를 지켰죠.

여성 중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은 이건희 회장의 딸, 이부진 신라 호텔 사장입니다. 16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된 이부진 사장은 전체 21위, 여성 1위에 이름을 올렸죠. 여성 2위에는 역시 이건희 회장의 딸이자 이부진 사장의 동생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올랐는데요. 총 14억 8천만 달러의 재산을 기록해 한국 전체 순위 24위에 랭크되었습니다.

◎ 주식이 96%, 채권 271억 원, 부동산 195억 원

이부진 씨가 보유했다는 16억 달러는 한화로 1조 9천억 원을 넘어서는 돈입니다. 이부진 씨의 대략적인 재산은 이전에도 집계된 적이 있었는데요. 바로 전 남편인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과의 이혼 소송 중의 일이었죠. <뉴스 타파>에 따르면 이부진 씨는 재판부에 1조 7천46억 2천만 9백만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럼 이부진 씨는 이 큰 재산을 모두 어떤 형태로 보유하고 있을까요? 역시 이부진 사장이 소송을 위해 준비한 서면에 따르면, 재산의 대부분인 약 1조 6천780억 7천만 원이 주식 형태였습니다. 그 외 채권이 271억 원, 부동산이 195억 원, 회원권과 보험이 각각 4억 4천만 원과 4억 3천만 원이었죠. 예금으로는 192억 원을 가지고 있었으며, 차량은 3억 2천만 원 상당, 보석은 4억 5천만 원, 가방은 5천2백만 원 상당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편법 증여 인정하게 한 재산분할 소송

평범한 직장인으로서는 상상조차 잘 가지 않는 규모의 재산인데요. 이 사장이 자신의 재산 내역을 서면으로 낱낱이 준비했던 건, 이 사장 측에서 먼저 제기한 이혼 소송 외에 전 남편인 임우재 씨가 1조 2천억 원대의 재산 분할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임우재 씨 측은 재산 분할을 위해 재판부에 이부진 사장의 재산 내역 조회를 요청했고, 이에 이 사장이 응한 것이죠.

이 과정에서 재미있는 일 몇 가지가 벌어집니다. 이부진 사장은 “아버지로부터 주식 살 돈을 받았다”고 평소라면 결코 하지 않았을 주장을 펼쳤고, 임우재 씨는 이혼소송 1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심에서 오히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삼성가 재산 증식에 기여했다”는 입장을 내세웠죠.

이건희 회장이 준 돈으로 주식을 취득해 이 부진 사장의 기여도가 없다면, 그와 혼인 상태였던 임우재 씨의 해당 재산에 대한 기여도 역시 전혀 인정되지 않아 분할 대상 재산에서 제외되기 때문입니다. 이부진 사장은 “원고 부가 회사의 도움을 받아 대주주 주식 공동관리 차원에서 상당 기간 동안 실무적인 주식관리도 하였다”고 밝혀 주식 취득 이후 상승분에 대해서도 자신의 기여가 없음을 강조했다네요.

◎ 86억 원으로 마무리된 재산 분할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은 서울 가정법원으로 이송되었고, 해당 법원은 2017년 7월 20일 이부진 사장이 임우재 씨에게 86억 1031만 원의 재산분할을 하며, 친권은 이부진 사장이 갖되 임우재 씨의 매월 1회 자녀 면접 교섭권을 인정하는 요지의 판결을 내립니다. 판결 내용을 보면 ‘본인이나 임우재 씨의 기여 없이 아버지가 준 돈으로 주식을 구입했다”는 이부진 사장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여겨지는데요. 해당 주식 재산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임우재 씨와 공동 형성한 것으로 보고, 약 10%의 재산 형성 기여도를 임우재 씨에게 인정해준 겁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86억 원은 인생을 바꿀 만한 돈이지만 이부진 씨에게는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임우재 씨에게 그렇게 큰돈을 떼어주고도 2조 원에 가까운 재산을 보유한 데다, 대한민국 여성 1위 부자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니 말이죠. 내년쯤에는 이부진 씨의 재산이 얼마나 불어있을지도 궁금해지는데요. 재산 총액이야 앞으로도 종종 집계되겠지만, 세세한 내역과 취득 방법이 다시 공개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