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6월과 9 ~ 10월은 취준생들이 가장 고생하는 시기인 채용 시즌입니다. 이 시기에는 여러 기업들이 채용공고를 내죠.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 CJ, 기아, 삼성전자 등이 있는데요. 그중에서 우리나라 No.1 기업인 삼성은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이죠. 삼성의 인적성시험인 SSAT는 전문 강의까지 있을 정도로 그 위상이 높습니다. 그러나 고생해서 삼성에 취직된다 하더라도 승진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은데요. 그런데 이 사람은 지방대를 나와 삼성에 일반 사원으로 입사해 현재는 계열사의 사장으로 있습니다. 어떻게 일반 사원에서 삼성 계열사 사장까지 올라갈 수 있었을까요?

지방대 출신의 삼성맨


김태한은 1957년 11월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났습니다. 1975년에는 대구 계성고등학교, 1979년에는 경북대학교 고분자공학과를 졸업했죠. 김태한은 1979년 졸업과 동시에 당시 삼성그룹이 설립한 최초의 소재산업 기업인 ‘제일 합섬’에 입사해 1992년까지 근무합니다. 이후에는 삼성그룹 비서실 부장으로 근무하다 1995년에는 삼성종합화학 부장으로 옮긴 뒤 2003년에는 상무 이사로 승진합니다.

그의 승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데요. 2006년에는 삼성토탈 전무이사로 승진하고 2010년에는 삼성전자 부사장을 지냈죠. 그리고 마침내 2011년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출범과 동시에 사장으로 승진하며 지방대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삼성 사장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김태한은 지방대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삼성에 입사했지만 사장 자리에 오르면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는데요. 삼성그룹에서 화학 분야 전문 인력으로 인정받으며 신사업을 추진한 그는, 신사업 추진팀의 원년 멤버로서 바이오사업의 뿌리를 다졌습니다. 2007년에 이미 삼성그룹의 신수종사업 전담 태스크포스팀(TF)을 만들 때 최지훈 ‘삼성물산’ 사장과 함께 바이오사업 임원으로 뽑혀 기획을 맡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은 상태였죠. 현재까지도 그는 삼성그룹의 ‘새로운 70년’을 준비하는 전략가로서 높은 기대를 받는 사람인데요.

놀라운 추진력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는 2010년 이건희 회장이 ‘스마트폰과 LCD만으로는 따라잡힐 수 있으니 새로운 상품을 준비해야’한다는 발언에 만들어진 제약회사입니다. 2011년에 만들어진 신생기업이다 보니 직원의 평균 나이가 28.4세일 정도로 굉장히 젊은데요. 이 때문에 ‘엄청난 자본과 노하우가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제약시장에서 IT기업인 삼성이 아무것도 모르는 젊은 사람들을 대리고 얼마나 성공할 수 있겠냐’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넘쳐났죠.

삼바의 사장이 된 김태한은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곧바로 일을 시작합니다. 출범 직후인 2011년 4월에 인천시와 바이오제약 투자협약을 체결하여 제조공장과 연구개발센터를 인천에 두었는데요. 또한 김태한은 몇 년을 두고 스위스 로쉬그룹과 미국 BMS등 글로벌 대형 제약회사를 파트너로 끌어들이죠. 이러한 노력으로 삼바 설립 1개월 만에 생산능력 3만 리터 규모의 1공장을 착공하고 2013년 6월에 가동을 시작합니다. 삼성 CMO(바이오의약품 생산대행 전문 업체) 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죠.

2013년 7월에는 미국 BMS, 10월에는 스위스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와 장기 계약을 체결하였고 9월에는 15만 리터 규모의 2공장을 착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죠. 김태한 사장은 2년 만에 공장을 설립하고 장기 수주 계약을 체결하는 등 놀라운 사업 추진력을 보여줍니다.

삼바 분식회계 사건


김태한 사장의 계속된 투자유치와 공장 설립으로 2017년 드디어 삼바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설립 이후 첫 영업이익 흑자를 냈는데요. 그동안은 공장 유지 보수와 기타 다른 이유로 이익을 내지 못했죠. 하지만 2017년대 들어 1공장이 100% 가동되며 생산성이 크게 향상했고, 2공장도 40% 수준으로 상승해 그해 3분기에 매출 1275억 원, 영업이익 205억 원을 내며 흑자를 냅니다. 이후 4분기에도 매출 1614억 원 영업이익 476억 원을 기록하며 그동안 김태한 사장의 결정이 옳은 것임을 증명했죠. 그리고 2017년 12월 단일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중 세계 최대 규모의 3공장을 준공하며 총 36만 리터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CMO 업체가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로 삼바 분식회계 사건이 일어난 것인데요. 이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삼성이 왜 하필 제약사업을 시작한 것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제약 사업이 기업의 가치를 부풀리기가 너무 좋기 때문이었습니다. 제약업은 현재가 아닌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가치를 부풀려서 말해도 누군가 그것을 거짓이라고 주장하기가 힘든데요.

그렇다면 왜 대한민국 1등 기업이 막 시작한 제약사업의 가치를 부풀리려고 했을까요? 그 이유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해서’라는 것이 꼽히고 있습니다. 삼성에서는 돈 한 푼 사용하지 않고 이재용을 회장으로 임명하기 위해서 ‘제일 모직’과 ‘삼성물산’을 합쳐서 삼성전자 주식을 몰아줘야 했는데요. 그러기 위해서 삼성 바이오로직의 가치를 부풀려 ‘삼성물산’과 합병을 시켜야 했죠.

그리고 제일 중요한 삼성의 비밀계약이 드러나는데요. 삼성이 2011년에 삼바를 만들 때 제약기술이 없으니 미국의 제약회사에 ‘주식 50%를 줄 테니 우리를 이끌어 달라’라고 계약했다고 합니다. 이것만 보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이 사실을 계속 숨기고 있다가 나중에 합병하고 나서 발표했죠. 또한 2015년 합병 시기에 미국 회사에 50% 넘겨주고 남는 금액 즉, 1조 9천억 원 남은 것을 이득으로 내면서 4년간 적자 보던 회사가 한순간에 엄청난 흑자를 남긴 기업이 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고의 분식회계가 인정되며 대표이사 해임권고와 함께 상장폐지 당할뻔했으나 한국거래소가 상장유지를 결정하며 거래를 재개합니다. 분식회계를 해서 상장 폐지당한 경남제약과는 다른 결과를 보여줘 또 한 번 ‘삼성 공화국’이라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었죠. 이 사건으로 김태한 사장이 노력해 일군 결과가 모두 거짓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어났는데요.

김태한 사장은 미국의 바이오젠과 공동경영으로 2241억의 순이익을 만들며 의혹을 잠재움과 동시에 자신의 능력을 또 한 번 입증해 보였죠. 비록 김태한 사장이 분식회계 논란에 휘말리면서 해임을 당할뻔했지만, 지금까지의 놀라운 결과물은 거짓이 아니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분식회계의 후폭풍을 견뎌내고 삼성 바이오로직을 키워낼 수 있을까요? 앞으로 그의 행보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