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할 때 나가는 관부가세 ‘억울’
부가세 고려 안하면 납부기간에 낭패
높은 상속·증여세율로 이민 선택 하기도

세금은 국방·의료·교육·저소득층 지원 등에 쓰이는, 없어서는 안 될 국가의 재원입니다. 세금으로 마련된 제도와 혜택을 누릴 때는 좋은데 막상 내려고 하면 생돈 빼앗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죠. 세금이 가장 아까워지는 순간은 뭐니 뭐니 해도 정치인·공무원들이 나랏돈으로 부정을 저지를 때겠지만, 단지 내는 것만으로도 자꾸 “왜?”라는 의문이 드는 속 쓰린 세금들도 있는데요. 오늘은 종종 억울한 기분이 들게 하는 세금 순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직구하는 것도 피곤한데… 4위 관·부가세

한국에서만 유달리 비싼 가격에 팔리는 물건들이 있습니다. 다이슨 같은 유명 가전이나 샤넬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대표적인 예죠. 외국 브랜드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차량 스펙은 해외 출시 용이, 가격은 국내 출시 용이 더 높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죠. 뿐만 아니라 삼성, LG에서 출시하는 UHD TV, 노트북 등도 해외 가격이 현저하게 저렴하다는데요. 이런 이유로 최근 국내 매장 대신 해외 직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하지만 직구를 하더라도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만큼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살 수는 없습니다. 배송료가 드는 것은 물론이고, 일정 금액 이상의 상품일 경우 관세까지 붙기 때문이죠. 일반 의류의 관세율은 8%, 부가세율은 10%입니다. 만일 200만 원 이상의 제품이라면 고급 사치품으로 분류되어 개별소비세 20%, 교육세 30%까지 부과되죠. 와인 또한 한국에서 유난히 비싼 품목 중 하나인데요. 주류인 와인에는 관세 15%, 주세 30%, 교육세 10%, 부가세 10%가 붙죠. 이에 직구족들은 “국내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 오랜 배송기간과 파손 위험을 감수하며 직구하는데 세금까지 이렇게 많이 내야 하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 다 내 돈인 줄 알았지, 3위 부가가치세

부가가치세는 재화나 용역의 거래 단계별로 부가된 가치에 매기는 세금입니다. 한국에서는 재화 및 용역의 최종 가격에 10%의 부가가치세를 붙이고 있죠. 부가가치세는 담세자와 납세자가 다른 대표적인 간접세입니다. 부가가치세를 부담하는 담세자는 제품의 소비자이지만, 이를 가지고 있다가 신고하고 납부하는 것은 판매자이죠. 즉 우리가 가게에 가서 사는 물건의 가격에는 10%의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어 있다는 말인데요. 판매자는 일반과세자냐 간이과세자냐에 따라 일 년에 한 번 혹은 두 번 부가세를 신고하고 납부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영세한 자영업자들에게 부가가치세 신고 기간은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메뉴판에 적힌 가격, 손님들의 결제 내역으로 매출을 계산하고 향후 예산을 잡았다면 낭패 보기 쉽죠. 최성민 세무사는 <비즈니스 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들과 달리 음식값에 부가가치세를 포함해서 표기하도록 하고 있어서 부가가치세도 본인 매출이라고 착각하는 사업주들이 많다. 손님에게서 부가가치세를 포함해서 음식값을 받았고, 그에 따라 부가가치세를 신고하고 내야 한다는 인식을 꼭 가져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내야 한다는 것도, 애초부터 내 돈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막상 부가세를 납부할 시기가 돌아오면 생돈 나가는 것처럼 아까운 기분이 든다는 자영업자들이 많습니다. 지난 1월, 고깃집 창업자들이 모이는 한 온라인 카페에는 “하루 종일 부가세 맞추느라 멘붕중”이라며 “우리도 외국처럼 택스 따로 받고 싶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 내 돈 주고 집 샀는데 대체 왜… 2위 취득세

납세자들이 내기 싫어하는 대표적인 세금 중 하나는 바로 ‘취득세·등록세’입니다. 취득세는 토지나 건축물, 차량, 회원권 등의 자산을 취득했을 때 취득 대상이 소재한 시·도에서 취득자에게 부과하는 세금인데요. 취득세, 등록세, 농어촌 특별세 등을 합쳐 취득 대상의 가격·면적에 따라 1.1%~4.6% 사이의 세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과세 건물을 취득한 사람은 취득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세액을 신고하고 납부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가산세나 중가산세가 징수될 수 있죠.


일부 납세자들은 “내가 뼈빠지게 벌어서 자산을 매입한 건데 왜 국가가 돈을 가져가는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부동산 구입을 위해 모아둔 돈을 전부 쓰거나 대출까지 받았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세금의 지출이 더욱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하죠.

◎ 세율이 높아도 너무 높아, 1위 상속세·증여세

사망에 의해 무상으로 이전되는 재산에 대하여 부과되는 조세가 ‘상속세’, 사망이 아닌 증영에 의하여 재산이 무상으로 이전되는 경우에 부과되는 조세가 ‘증여세’입니다. 재산을 상속·증여받는 사람이 세금을 납부하도록 되어 있으며 그 최고 세율은 50%로 굉장히 높은 편인데요. 이는 OECD 국가들 중 일본(55%)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세율로, 프랑스, 영국, 미국 등 선진국보다도 5~10% 높은 수준이죠.

배우자나 자식에게 일찌감치 재산을 물려주려는 사람들, 갑작스러운 부모님의 사망으로 상속세를 감당할 수 없어 상속을 포기하거나 재산을 처분해야 하는 상속인들은 상속·증여세율이 이렇게까지 높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소득세, 취득세, 재산세 모두 납부하며 재산을 모아왔는데 가족에게 넘긴다고 해서 왜 또 세금을 내야 하느냐”는 것이 이들의 불만인데요. 이 때문에 상속세, 증여세가 아예 없거나 면제 한도가 높은 싱가포르, 미국, 캐나다, 호주 등지로의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라네요.

지금까지 납세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세금, 내기 억울하다고 느끼는 세금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낼 때마다 속이 쓰린 건 어쩔 수 없지만, 법은 법이니 가산세를 물거나 탈세 혐의를 받지 않으려면 제때제때 납부하는 수밖에는 없겠죠. 그러나 탈세는 불법이지만, 절세는 불법이 아닙니다. 국세청에서 제공하는 ‘세금 절약 가이드’에는 다양한 절세 방안이 안내되어 있는데요. 부가가치세 감면, 생애 첫 주택 취득세 감면 등 각종 제도를 똑똑하게 이용하면 의미 없이 새어나가는 세금을 줄일 수 있다는 것,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