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불매운동 날이 갈수록 격화
SVF 투자받은 쿠팡, 일본계 기업이란 주장 제기
쿠팡 측 ‘한국에서 설립하고 운영하는 한국기업’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일본 브랜드의 상품이 팔리지 않는 것은 물론, 여행객들의 발길마저 뚝 끊겨 관광지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죠. 온라인에서는 일본 브랜드명을 정리한 불매 리스트가 떠돌고, 꾸준히 붐비던 유니클로 매장은 텅 비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일본 브랜드뿐만이 아닙니다. E-커머스 기업 쿠팡 역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사실상 최대 주주이므로 불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는데요. 이 주장은 사실인지, 이에 대해 쿠팡은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에 없이 한산한 유니클로 매장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곳은 바로 유니클로입니다. 저렴한 가격과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남녀노소 불문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유니클로지만, 인지도가 높은 만큼 불매운동에서도 가장 우선시되었죠. 상황이 이런데도 유니클로의 CFO인 오카자키 다케시는 “매출에 일정 부분 영향이 있지만 그 영향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발표해 한국 소비자들의 분노를 자극했는데요. 이후 매장 앞 1인 시위나 택배 노조의 유니클로 배송 거부 등 유니클로 불매운동은 점점 더 그 열기를 띠고 있습니다.


100% 일본 기업들만 눈치를 보는 게 아닙니다. 일본계 자본이 대거 투입되어 있으면 역시 일본 기업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이 늘어, 롯데나 다이소 등의 기업들도 몸을 사리는 중이죠. 특히 롯데는 계열사 롯데 쇼핑이 유니클로의 지분 49%를 쥐고 있어 이래저래 곤란한 상황입니다.

◎쿠팡도 일본계 기업이라고?

최근에는 ‘쿠팡도 사실상 일본계 기업으로 봐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쿠팡의 실질적 최대주주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라는 것이 그 근거였죠.

2010년 8월 김범석 대표가 선보인 쿠팡은 소셜커머스에서 시작해 빠른 배송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오픈마켓으로 성장했는데요. 한국 사람이, 한국에 설립한 회사지만 손정의 회장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손 회장이 만든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는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거쳐 30억 달러를 쿠팡에 투자했죠. 쿠팡은 비상장 기업이므로 이 비전 펀드의 실질적인 지분율은 비공개로 되어있지만, 업계에서는 30~40%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사업 운영 99% 한국서” 쿠팡 측 입장문

일본 기업·일본계 기업들이 줄줄이 불매운동의 철퇴를 맞는 상황에서 이런 소문이 퍼지자, 쿠팡은 급히 입장 표명에 들어갑니다. 지난 17일 쿠팡 홈페이지에는 “쿠팡에 대한 거짓 소문에 대해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이 올라왔죠. 쿠팡은 한국에서 설립돼 성장했으며 사업의 99% 이상을 한국 내에서 운영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쿠팡은, 2만 5천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연간 1조 원의 인건비를 한국 직원들에게 쓰고 있음을 밝혔는데요.

또한 삼성전자와 네이버 등 다른 기업의 해외 지분율도 60%에 달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해외 자본의 투자유치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면이 많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 주주배당 없었다 vs 외국인 임원에 더 많은 투자

쿠팡에 투자한 비전 펀드는 글로벌 펀드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의 지분(48%)이 가장 높습니다. 소프트뱅크는 30%의 지분을 보유해 그 뒤를 잇고 있죠. 또한 쿠팡은 계속된 적자로 주주들에게 배당을 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쿠팡 불매를 외치는 소비자들의 기세는 쉽게 꺾일 것 같지 않습니다. 연간 1조 원의 인건비를 우리 국민에게 지급한다고 해명했지만, 해외 투자유치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 외국인 임원을 영업하는 데 들어가는 돈이 훨씬 많다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죠. 또 “한국에서 운영하면서 한국 사람 뽑아 월급 주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그럼 한국 도요타도 100% 국내에서 운영하고 대리점 만들고 한국인 딜러를 뽑으니 한국 기업이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네티즌도 있었습니다.

◎ ‘쿠팡 이츠’ 출시 초읽기, 위기 극복 가능할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24일에는 모든 업체의 모든 상품이 ‘품절’ 상태가 되면서 고객들이 물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발생합니다. 쿠팡은 ‘재고 데이터베이스와 관련된 기술적 문제가 있었다’고 밝히고 고객들에게 사과하며 상황을 정리하고자 했지만, 복구 과정에서 판매자들 각자에게 재고수량을 입력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데이터 백업 시스템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상황이죠.

이렇게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쿠팡은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 이츠’ 론칭을 앞두고 있습니다. 30분 내 로켓 배달, 첫 주문 20% 할인, 배달비 무료 등 파격적인 혜택을 선보일 예정이죠. 또한 점주들로부터 광고비 없이 수수료만 받고, 별점이 높은 음식점 순대로 상단에 노출해줄 계획입니다. 배달 어플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쿠팡의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죠.

하지만 쿠팡 이츠는 출시되기도 전에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배달의 민족’ 우아한 형제들과의 갈등에 휘말린 것이죠. 우아한 형제들은 ‘쿠팡이 배민 라이더스의 매출 최상위 50대 음식점 명단과 매출 정보를 확보해 영업 활동에 이용했다’며 영업 비밀 침해 및 불공정거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입니다. 이에 쿠팡은 ‘점유율 60% 이상의 사업자가 신규진입자를 비난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는데요. 과연 쿠팡은 ‘쿠팡 이츠’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배민과의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고 배달 서비스 업계에 안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입니다.